Milan Skriniar Inter 2019-20Getty

'고집왕' 콘테가 건설 중인 인테르 실버 타운[칼치오위클리]

[골닷컴] 박문수 기자 =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인테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좋은 의미 아닌, 나쁜 의미다.

이탈리아 축구에 관심 있는 이라면, '노인정'이라는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를 지칭하는 팀은 10년 전 AC 밀란이었다. 선수의 폼과 상관없이, 이름값 있는 선수 영입에만 몰두했고 대체자 마련에 실패하며 흔들렸다.

그나마 팀의 중심축이었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치아구 시우바를 한꺼번에 PSG로 보내면서, '리즈 시절'에 버금가는? '밀란 시절' 주인공이 될 뻔했다. 아니 됐다.

아이러니하게 8년 전 팀을 떠난 공격수가, 복귀 후 하드 캐리중인 게 현 밀란의 주소다. 그나마 이 팀은 오랜 시련 덕분에? 젊은 선수들 위주로 새롭게 선수진을 꾸리고 있다. 옛 명성을 찾기는 어려워도 적어도 살아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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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인테르다. 얼핏 보면 나쁘진 않다. 승점 1점 차로 리그 2위를 기록했고, 22년 만에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리그 우승 확정 후 유벤투스는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여줬고, 사리 감독을 경질 시켰다. 1점 차라고, 같은 1점 차가 아니었다.

여기에 콘테의 인테르는 지난 시즌 유벤투스를 상대로 치른 두 번의 이탈리안 더비에서 모두 패했다. UEFA 유로파리그 우승 또한,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3위에 그친 탓에 타의?로 나간 대회였다.

비달 오피셜Inter
# '윈나우?' 점점 고령화되는 인테르 선수진

이제 한 시즌 끝났다. 여전히 우승 후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강하면 된다. 그러나 최근 인테르 영입 선수들을 살펴 보면, 물음표가 가득하다. 넷 스펜딩을 비롯한 구단 재정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들이 스쿼드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인테르가 데려온 노장 선수들은 34세 콜라로프 그리고 33세 비달이다. 31세 페리시치와 32세 나잉골란 또한 임대 복귀했다. 31세 산체스는 맨유에서 완전 이적했고, 34세 애슐리 영은 일찌감치 인테르로 합류한 상태였다. 최근에는 30세 수비수 스몰링이 장바구니에 들어왔다. 아직은 설이다. 토트넘 이적설이 도는 슈크리니아르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윈나우를 노리고 있지만, 조금은 물음표다. 쑤닝 그룹이 스팔레티에게 위약금까지 주면서 콘테를 데려온 건 우승을 위해서다. 물론 단기간이라도, 우승하면 일차 목표를 달성한다. 콘테가 데려온 노장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우승한다면 '신의 한 수'로 바뀔 것이다.

다만 콘테 감독 부임과 함께 인테르는 스쿼드 노쇠화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나이 든 선수를 펌하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되팔 수가 없다. 이적료는 적어도, 유지비가 크다. 선수진만 방만해졌다. 10년 전 밀란을 생각하자. 물론 인테르가 그럴 수도 있다지, 그럴 것이라는 건 아니다.

# 슈크리니아르마저 스리백 밖에 모르는 콘테의고집

2020/2021 인테르 예상 라인업박문수
유벤투스에서도,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그리고 첼시에서도, 콘테 감독 메인 포메이션은 스리백에서 시작된다.

2010년대 중반 스리백 신드롬을 일으킨 것도 콘테였다. 동시에 스리백의 한계점을 보여준 감독 또한 콘테다. 적절한 전술 변화도 있어야 했지만, 매 경기 비슷한 전술로 경기에 임한다. 플랜 A는 확고하지만, 플랜 B가 부족하다.

Milan Skriniar Inter 2019-20Getty
슈크리니아르도 마찬가지다. 이 선수 인테르 간판 수비수이자 팀의 현재 그리고 미래였다. 나이도 창창하다. 데 브리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인테르 후방을 책임졌다. 차기 주장으로 불릴 만큼 충성심도 남다르다.

콘테 부임 후에는 계륵이 됐다. 기본적으로 중앙에서는 잘 하지만, 슈크리니아르의 수비진 커버 범위는 넓지 않다. 콘테가 스리백을 세우는 만큼 기존 수비수들에게는 측면까지 커버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지만, 슈크리니아르는 이 과정에서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움직임 빠른 선수는 아닌 만큼, 콘테 축구에 녹아들지 못했다.

대체자로 거론되는 선수는 두 명이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밀렌코비치다. 전자는 아직 기대주다. 반면 슈크리니아르는 세리에A 내에서도 손꼽히는 수비수다. 심지어 콘테 부임 전에는 리그 베스트 수비수 중 하나였다.

또 한 명의 대체자는 스몰링이다. 30대 노장이다. 스몰링까지 가세하면, 콘테는 산체스와 영에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력 외 자원이 된 선수를 세 명이나 데려오게 된다. 물론 산체스와 영은 기대보단 잘 했지만. 언제 폼이 떨어져도 어색하지 않을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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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테 향한 쑤닝 그룹의 짝사랑, 새드 엔딩으로 가나

한 시즌 지났다. 원하는 것도 최대한 맞췄다. 그런데도, 구단에 대해 직접적으로 그것도 여러 차례나, 공개 석상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Steven Zhang Antonio Conte Inter
쑤닝 그룹 인수 후, 길고 긴 줄다리기 끝에 데려온 감독이 콘테지만 어찌 결말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짝사랑이 결실을 맺었지만, 해달라는 게 많다. 그것도 너무 많다. 해주면 또 해달라고 한다.

포스트 콘테 시대가 올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인테르는 콘테 입 맛에 맞는 선수들만 데려오고 있다. 그러다가 콘테라도 나간다면? 선수진 정리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피만 큰 스쿼드로 시즌을 계속해서 치러야 한다. 스리백이 포백으로 바뀐다면? 슈크리니아르 공백이 뼈아플 수도 있다. 여러모로 복잡한 인테르의 현 주소다.

나이라는 숫자만 빼고 보면,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보강은 고무적이다. 다만 수비진은 지난 시즌보다 한창 떨어진다는 평이다. 고딘과 슈크리니아르 그리고 데 브리, 여기에 신성 바스토니까지. 네임 밸류만 놓고 보면 리그 최강이었지만 인테르 수비진은 예상보다 헐거웠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마저도 힘들어 보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최악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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