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선수들 평균 위치 vs 레스터OPTA

'강팀 킬러' 바디, 해트트릭으로 맨시티 접수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스터 시티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면서 강팀 킬러로서의 면모를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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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가 이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라운드에서 5-2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레스터는 3전 전승에 골득실 +8로 에버턴(3전 전승 골득실 +5)에 골득실에서 앞서며 시즌 극초반이라고는 하지만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전 대승의 주역은 다름 아닌 레스터가 자랑하는 공격수 바디였다. 레스터는 이 경기에서 수비적인 5-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그마저도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바디와 왼쪽 측면 미드필더 하비 반스를 제외하면 전원 대부분의 시간을 수비 진영에서 있었다. 이는 이 경기 레스터 선수들의 평균 위치를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단 그래프 참조). 왼쪽 측면에서 반스가 역습을 감행하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 티모시 카스타뉴가 간헐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서면서 측면 공격에 가세한 걸 제외하면 사실상 바디 개인의 역습에 크게 의존한 레스터였다.

레스터 선수들 평균 위치 vs 맨시티OPTA

결과와 별개로 선제골은 맨시티의 차지였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코너킥 장면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제임스 저스틴이 헤딩으로 걷어낸 걸 맨시티 오른쪽 측면 공격수 리야드 마레즈가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른 시간에 골을 넣은 맨시티는 패스를 뿌리면서 수비도 일정 부분 신경 쓰면서 여유있게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었다. 당연히 맨시티는 경기 시작하고 5회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레스터의 골문을 위협했다. 반면 이 경기에서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 마인드로 나선 레스터는 이른 시간 실점으로 인해 초기 계획이 무너진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레스터는 35분이 지나는 시점까지도 단 한 번의 슈팅조차 가져보지 못했을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레스터엔 바디가 있었다. 36분경, 반스의 전진 패스를 바디가 터닝 동작으로 부드럽게 받아내면서 골문 안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다급해진 맨시티 오른쪽 측면 수비수 카일 워커는 바디를 잡아당기는 파울을 저지르며 페널티 킥을 헌납하고 말았다. 바디는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1-1이 되자 이젠 더 급해진 건 홈팀 맨시티였다. 당연히 맨시티 선수들은 다소 위험할 정도로 라인을 올리면서 파상공세에 나섰다. 실제 이 경기에서 맨시티 선수들의 평균 위치는 중앙 수비수 에릭 가르시아 한 명을 제외하면 전원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 진영에 위치하고 있었다(하단 그래프 참조). 

맨시티 선수들 평균 위치 vs 레스터OPTA

반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레스터는 경기 시작할 때부터 준비했던 계획대로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전반전을 0-0으로 버텨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후반 8분경, 레스터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카스타뉴가 기습적으로 맨시티 수비 라인 뒷공간을 파고 들자 틸레망이 이에 맞춰서 스루 패스를 공급해주었다. 이를 카스타뉴가 지체없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가까운 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바디가 짤라먹는 형태의 센스 있는 힐킥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레스터는 곧바로 후반 12분경, 반스의 스루 패스를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든 바디가 받아내는 장면에서 맨시티 수비수 가르시아가 몸통 박치기 형태의 파울을 범하면서 또다시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바디는 다시 한 번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승기를 잡은 레스터는 후반 24분경, 미드필더 데니스 프라엣을 빼고 킥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을 투입했다. 매디슨은 후반 32분경,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다가 가르시아를 앞에 두고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맨시티는 후반 39분경 중앙 수비수 나단 아케가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바디가 후반 40분경, 켈레치 이헤아나초로 교체된 가운데 곧바로 1분 뒤, 매디슨이 틸레망의 스루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맨시티 왼쪽 측면 수비수 벤자맹 망디에게 파울을 당하면서 이 경기 3번째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이를 틸레망이 성공시키면서 5-2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안 그래도 바디는 이 경기 이전까지 EPL에서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상위 6개팀(Big Six)' 상대로 34골을 넣으며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바디가 특정팀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은 다름 아닌 아스널로 11경기 10골을 넣고 있었다. 그 뒤를 리버풀이 11경기 7골로 따르고 있었다. 맨시티는 이전까지 12경기 5골로 공동 7위였다. 그 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상대로 11경기 4골, 그리고 첼시 상대로 11경기 3골을 넣고 있었던 바디였다.

바디는 이번 경기 해트트릭에 힘입어 맨시티 상대로 13경기 8골을 넣으면서 아스널에 이어 특정 팀 최다 골 2위에 올라섰다. 당연히 상위 6개팀 득점은 37골로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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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가 강팀 상대로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골을 양산하는 이유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에 기인하고 있다. 바디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해 들어가 지체없이 슈팅을 가져가는 유형이다.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강팀 상대로 더 효과적인 형태의 공격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경기도 득점 패턴이 유사했다. 2번의 페널티 킥은 모두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얻어낸 것이었다. 유일한 필드 골은 카스타뉴의 기습적인 침투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힐킥으로 넣은 것이었다.

바디는 이 경기 해트트릭에 힘입어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장식한 첫 선수로 등극했다. 이는 현역 세계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조차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메시가 2016년 10월, 과르디올라의 맨시티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바 있으나 이는 캄프 누 홈에서였다).

게다가 과르디올라가 감독 경력을 통틀어 686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특정 경기에서 5실점을 허용한 건 이번 레스터전이 처음 있는 일이다. 과르디올라 개인에게 있어선 상당히 충격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바디 한 명을 중심으로 역습을 전개한다는 건 솔직히 쉬운 결정이 아니다. 고립되기 쉽상이다. 하지만 바디는 이 경기에서 9번 경합해 7번을 이기면서 77.8% 높은 경합 승률을 자랑했고, 심지어 공중볼에서도 5번 경합해 4번을 승리(공증볼 경합 승률 80%)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것이 레스터의 바디 원맨 역습이 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물론 맨시티 수비수들이 바디의 침투에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처한 부분도 있지만 그 이전에 바디의 능력을 칭찬해야 마땅한 경기였다. 이 경기는 바디가 접수했다.


# 바디, 특정팀 상대 EPL 최다 골 TOP 5

1위 아스널: 10골(11경기)
2위 맨시티: 8골(13경기)
3위 리버풀: 7골(11경기)
4위 웨스트 브롬: 6골(9경기)
4위 에버턴: 6골(10경기)
4위 본머스: 6골(10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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