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2018/19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최종전에서 강등이 확정된 카디프 시티에게 0-2 완패를 당하면서 마지막 자존심마저 챙기지 못했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맨유의 최종전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다. 맨유가 시즌 막판 졸전을 반복하면서 맨유 팬들에게 시즌 최종전에서마저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상대는 이미 강등이 확정되어 목표를 상실한 카디프였다. 게다가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경기였다. 하지만 맨유는 0-2로 패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단순 결과만이 아니었다. 내용 면에서도 맨유는 졸전을 펼쳤다. 그나마 맨유 선수들 중에서 의욕적으로 뛰는 선수는 이 경기를 통해 EPL 선발 데뷔전을 치른 유스 출신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 밖에 없었다. 참고로 그린우드는 이제 만 17세 223일로 이는 맨유 구단 역대 최연소 EPL 선발 데뷔에 해당한다. 막내인 그린우드만이 활발하게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맨유 공격을 주도할 뿐이었다.
그린우드를 제외한 맨유 선수들은 의욕이라고는 없는 듯 그저 시즌이 이대로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인상이 짙었다. 이런 식의 플레이는 구장을 찾은 홈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담당해야 할 맨유 핵심 미드필더 폴 포그바는 이 경기에서 전력 질주 8회에 그치면서 맨유 선발 출전 선수들 중 전반전 종료와 동시에 교체된 중앙 수비수 필 존스(6회) 다음으로 적었다. 맨유에서 뛰려는 의지가 있는 지 심히 의심이 갈 정도였다.
반면 카디프는 좌우 측면 공격수 나다니엘 멘데스-라잉과 조쉬 머피를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맨유의 골문을 위협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카디프는 21분경, 멘데스-라잉이 측면에서 단독 돌파로 맨유 오른쪽 측면 수비수 디오구 달로트를 제치고 들어가면서 파울을 유도했고,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 막판 카디프는 추가 골을 넣을 수 있었으나 40분경 머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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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수 필 존스를 빼고 공격수 앙토니 마르시알을 교체 투입하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적어도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최종전에서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교체였다. 하지만 여전히 맨유 선수들은 개인 플레이를 남발할 뿐이었다. 게다가 제대로 뛰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맨유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바로 카디프의 2번째 골에서였다. 후반 8분경, 카디프 오른쪽 측면 수비수 리 펠티어가 롱스로인을 던지는 과정에서 맨유 선수들은 머뭇거리면서 머피의 침투를 저지하지 못했다. 특히 포그바는 머피 앞에 자리잡고 있었음에도 머피가 달려가는 걸 그저 뒷짐진 채 구경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하단 사진 참조). 결국 머피의 땅볼 크로스를 반대편 코너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멘데스-라잉이 골문 앞 논스톱 슈팅으로 가볍게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멘데스-라잉은 맨유전 이전까지 이번 시즌 단 2골에 불과했다. 하지만 맨유 상대로만 2골을 넣으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 마지막을 보냈다. 어떤 의미에서 맨유 선수들이 멘데스-라잉에게 선수 경력에 있어 하이라이트 하나를 선물한 셈이다.
이후 맨유의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실제 카디프의 2번째 골이 터질 때까지만 하더라도 양 팀의 슈팅 숫자는 12대12로 동률이었으나 이후 맨유가 슈팅 숫자에서 14대1로 압도했다. 하지만 맨유의 슈팅은 대부분 무모한 중거리 슈팅에 가까웠다. 그마저도 위협적인 슈팅들은 하나같이 닐 에더리지 카디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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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맨유가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자 올드 트래포드를 메운 홈팬들은 하나 둘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추가 시간 1분이 지난 시점에 맨유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중거리 슈팅이 관중석으로 넘어가자 이 공을 잡은 한 팬은 마치 짜증이 난다는 듯이 그라운드로 집어던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에드 우드워드 맨유 단장에게 "떠나라"는 구호가 구장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결국 맨유는 카디프에게 0-2 완패를 당하면서 최근 공식 대회 6경기 무승(2무 4패) 포함 12경기에서 2승 2무 8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최종전에서마저 실점을 허용하면서 이번 시즌 EPL 홈에서 단 2경기에서만 무실점을 거두는 게 그쳤다. 이는 이번 시즌 EPL 전체 팀들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자 구단 역대 EPL 한 시즌 최소 무실점 경기에 해당한다. EPL 이전 시대까지 포함하더라도 1962/63 시즌 이후 리그 홈 최소 무실점 경기다
더 큰 문제는 지난 주말 최하위 허더스필드 원정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진입에 실패한 데 이어 또 다른 강등팀 카디프(18위)에게 0-2로 패하면서 마지막까지 체면을 구겼다는 데에 있다. 어떤 의미에선 지금 시점에 시즌이 끝난 게 천만다행이라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제 맨유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19 시즌이 끝났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희망은 없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은 물론 팬들의 신뢰를 잃은 보드진 개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