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프로 데뷔한 이래로 처음으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공격형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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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열린 2019/20 시즌 리그 컵 준결승 1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엔 바로 깜짝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베르나르두가 있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정통파 공격수를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는 깜짝 4-2-4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베르나르두가 케빈 데 브라위너와 함께 동시에 최전방에 전진 배치된 가운데 라힘 스털링과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 측면에 포진했고, 로드리고와 일카이 귄도간이 중원을 구축했다. 카일 워커와 벤자맹 망디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페르난지뉴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선발 출전했다.

경기 극초반만 하더라도 맨유가 강한 압박에 더해 메이슨 그린우드와 마커스 래쉬포드의 빠른 스피드를 살린 공격으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이로 인해 맨시티는 15분경까지 이렇다할 공격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16분경 베르나르두가 선제골을 넣으며 밀리던 분위기를 거에 해소시켜주었다. 워커의 패스를 받은 베르나르두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베르나르두와 데 브라위너, 둘 다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페널티 박스 침투에 있어선 정통파 공격수들에 비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볼을 받는 횟수는 적었으나 아래로 내려오면서 수비진을 유인한 후 장기인 패스로 리야드 마레즈와 라힘 스털링에게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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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베르나르두의 슈팅은 2회에 불과했으나 키패스는 3회로 데 브라위너와 함께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 대신 슈팅에선 마레즈가 5회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았고, 스털링이 4회로 그 뒤를 따랐다.
이 과정에서 32분경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베르나르두가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센스 있는 스루 패스를 찔러주자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마레즈가 받아서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제치고 빈 골대에 가볍게 골을 넣은 것.
마지막으로 38분경엔 역습 과정에서 베르나르두의 전진 패스를 마레즈가 받는 과정에서 맨유 왼쪽 측면 수비수 브랜던 윌리엄스가 가로채기를 단행했으나 하필 윌리엄스 다리 맞고 흐른 볼이 데 브라위너 앞에 떨어졌고, 이를 받은 데 브라위너가 접는 동작으로 수비 제치고 때린 슈팅을 데 헤아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수비 커버를 들어온 맨유 중앙 미드필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다리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맨시티는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맨유가 공식 대회 홈 경기에서 전반에만 3실점을 허용한 건 1997년 5월 미들스브러와의 경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후반에도 맨시티가 전체적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맨시티는 후반 9분경 마레즈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비록 맨시티는 후반 25분경 마커스 래쉬포드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3-1 승리로 리그 컵 준결승 1차전을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2차전은 이티하드 스타디움 홈이기에 이래저래 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맨시티이다.
맨시티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가브리엘 제수스라는 뛰어난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구에로는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고 있는 현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최전방 공격수 중 한 명이고, 제수스는 잠재성이 뛰어난 공격수이다.
다만 고민거리라면 아구에로가 30대에 접어들면서 부상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제수스가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러하기에 이번 시즌 아구에로가 부상으로 결장한 EPL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로 다소 주춤했던 맨시티였다. 이러한 가운데 베르나르두와 데 브라위너 둘을 동시에 최전방으로 배치한 전술이 재미를 보았다는 건 앞으로 맨시티 공격에 있어 다양성을 가져다 주게 되는 셈이다.
그 동안 베르나르두는 벤피카 2군 시절에 아주 가끔 출전했던 걸 제외하면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최전방 역할을 수행한 적이 없다. 그러하기에 이번 한 경기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맨유전에서 보여준 활약상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다면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새로운 '가짜 9번(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가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리오넬 메시가 과르디올라 하에서 이 역할을 통해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다)'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