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33·FC서울)가 한국 무대를 떠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서울과 계약이 만료된 그는 2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린가드와 이별을 알렸다. 린가드는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권역 리그 스테이지 6차전 멜버른 시티(호주)와 홈경기에서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서울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서울은 “린가드는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네임밸류 선수로서 지난 2년간 팀의 전력 상승은 물론,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크게 높이는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또한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팀을 넘어 K리그 전체를 상징하는 선수로 활약해왔다”고 활약상을 조명했다.
이어 “그동안 린가드와의 연장 계약 옵션에 따라 더 함께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린가드는 지난 2년간 시간에 깊이 만족하며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자신의 축구 여정의 다음 스테이지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린가드와 오랜 시간 깊은 대화를 이어가며 팀과 조금 더 함께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린가드의 의지가 분명했고, 무엇보다 지난 2년간 린가드가 보여준 팀에 대한 헌신과 주장을 역임하는 등 외국인 선수 신분 이상으로 팀을 상징했던 선수였기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담아 대승적으로 선수의 요청을 최종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끝으로 서울은 “K리그와 구단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팀을 위해 모든 것을 함께 해준 린가드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또한 긴 시간 고심했을 선수의 결정과 새로운 도전에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린가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울과 긍정적인 논의 끝에 이번 시즌 종료 후 떠나기로 상호 합의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했다. 축구, 경기장 분위기 그리고 팬들의 열정은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 2년간 팬분들이 제게 보여주신 사랑과 응원은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축구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으며, 저는 이 경험을 항상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며 “팀 동료들, 코칭 스태프 그리고 관계자 분들께 첫날부터 저를 믿어주시고 환영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서울은 항상 제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맨유 유스 출신으로 2011년 프로에 데뷔한 후 레스터 시티와 버밍엄 시티,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더비 카운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했다. 프로 통산 149경기 20골·도움을 기록한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에도 뽑혀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에 기여하는 등 A매치 통산 32경기 6골·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기량 저하로 커리어 내리막길을 걷던 린가드는 새 팀을 찾던 도중 지난해 2월 서울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무대에 입성했다. 예상치 못한 ‘슈퍼스타’ 등장에 K리그는 떠들썩했다. 이름값으로만 놓고 보면 린가드는 역대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고였다.
한동안 팀이 없어 경기를 뛰지 못했었던 데다, 처음 온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란 우려와 달리 린가드는 빠르게 녹아들었다. 지난 시즌 26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엔 34경기 동안 10골·4도움을 올렸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선수단 화합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린가드는 서울에서 우승하겠다는 약속은 아쉽게도 지키지 못했다. 그는 지난 시즌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도전할 수 있는 한국 무대에 매력을 느꼈다. 무언가를 이루고, 남기기 위해 서울로 이적을 결심했다”며 “서울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업적을 남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서울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