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rates StadiumGetty

英 젊은층 55%, 비싸서 축구 보러 못 간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젊은층의 절반 이상이 입장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프로축구 경기 관람을 포기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매년 11월 발표하는 '축구의 가격(Price of Football)' 보고서를 올해도 어김없이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잉글랜드 1~4부 리그는 물론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프로 구단이 책정한 시즌 티켓과 경기당 입장권 가격, 그리고 이들이 치르는 경기를 찾는 팬들이 축구를 소비하는 방식을 분석해보고, 축구 산업의 흐름을 더 명확히 파악하자는 취지로 작성된다.


주요 뉴스  | "[영상] 부폰, 월드컵 탈락 속에 눈물의 은퇴"

올해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BBC'가 영국 16~24세 축구 팬 1,000명을 대상으로 따로 진행된 설문 조사다. 설문 대상 1,000명 중 무려 55%에 해당하는 젊은 축구 팬은 경기 입장료가 워낙 비싸 축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하며 특정 팀을 지지하는 응원 문화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조사 대상 중 가끔 경기장을 찾는다고 답한 젊은 축구 팬 중 82%는 더 많은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싶은 바람이 있지만, 비싼 입장료 탓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리미어 리그의 발표에 따르면 2017-18 시즌 티켓을 구입한 팬 중 16~24세 젊은층 팬은 단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축구장을 찾는 팬들의 노쇠화는 영국 축구계가 직면한 현실이다. 지난 2015년에도 'BBC'의 조사 결과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찾은 성인 관중의 평균나이는 41세로 높았다. 실제로 잉글랜드 1, 2부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스완지, 챔피언십에서는 카디프 시티가 연고로 하는 웨일스의 16~25세 축구 팬은 무려 90%가 비싼 입장료 탓에 축구장에 가는 게 꺼려진다고 답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이번 조사 결과에 우려를 나타내며 "경기장에서 관중이 서로 축구를 나누는 것보다 축구를 즐기는 데 더 특별한 경험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대 축구에서는 수많은 요인 탓에 사람들이 축구장으로 향하지 않고 있다. 일단 삶의 방식이 달라졌다. 운동을 직접 하는 사람보다는 컴퓨터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장 보안 문제도 중요하다. 게다가 나이가 어린 팬이 입장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팬들을 경기장으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에서 프로 신분을 얻은 구단은 총 190팀이다. 이 중 무려 135팀은 어린이(15세 이하)와 젊은층(16~24세)에 속하는 팬들에게 입장료 할인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아스널은 일반 성인 팬에게는 가격이 891파운드(129만 원)에 달하는 시즌 티켓을 16~19세 팬에게는 384파운드(55만 원)에 판매했다. 첼시는 47파운드(6만8천 원) 상당의 한 경기 일반석 입장권을 20세 이하 팬들에게 15.50파운드(2만2천 원)에 판매한다. 그러나 설문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18~24세 팬 중 매주 응원하는 팀 경기를 직접 관전한다고 밝힌 이의 비중은 남성 16%, 여성 7%에 불과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호주, 온두라스 꺾고 4회 연속 월드컵 진출"

게다가 설문조사 대상 1,000명 중 무려 56%는 프로 구단이 젊은층에 속하는 팬을 사로잡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젊은 팬이 축구를 소비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BBC'와 별개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잉글랜드 마케팅 업체 '콤레즈(ComRes)'는 젊은 축구 팬 중 응원하는 팀을 통해 축구를 소비하는 이들의 비중은 단 37%에 불과했다. 그러나 컴퓨터나 비디오 게임으로 즐기는 각종 게임으로 축구에 관심을 두는 팬은 무려 61%에 달했다. 또한, 축구 경기에 베팅을 하는 이들의 비중도 44%로 직접 축구를 하는 팬(37%)보다 더 많았다. 게다가 이 중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축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한다고 밝힌 팬의 비중은 단 26%가 전부였다.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