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jeon Kim Ho 김호 대전 사장Kleague

대전 시티즌 팬 간담회를 둘러싼 엇박자와 파열음, 왜?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축구인 출신인 김호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대전 시티즌은 연일 시끄럽다. 시민구단의 운영과 행정에 대한 팬들의 불만과 의혹 제기에 김호 대표이사를 비롯한 대전 측은 소극적인 대응을 보였다. 

최근 김호 대표이사의 심판실 난입 사태와 그에 대한 징계 이후 여론이 한층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대전 구단은 반응을 보였다. 팬들과의 간담회를 수용한다고 26일 보도자료를 냈다. 오는 28일 토요일 오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열린다. 


주요 뉴스  | "​[영상] 떠나는 벵거 감독, "아스널 외의 팀을 맡긴 어려울 것""

그 동안 간담회를 요구해 온 주체는 서포터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전시티즌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다. 여러 의혹의 확인과 구단 운영의 계획을 듣기 위해 김호 대표이사와의 간담회를 시즌 개막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지난 14일 대전 구단과 '정추위' 양자가 처음 만났다. 대전은 사무국장과 각팀 팀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정추위’는 발언권 제한 없이 누구나 간담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의혹이 해명될 때까지 간담회를 진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필요하면 후속 간담회 개최도 원한다고 했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정추위'는 구단이 간담회 참가는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미리 질의 내용을 구단에 제출하고, 대표자에게 발언권을 부여해 간담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음성 녹취와 영상 녹화는 어렵다는 내용도 있었다. ‘정추위’는 팬들과 많은 시민 주주들이 알 필요가 있다면 인터넷 중계를 하겠다고 입장이었다.

대전 구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의 오해가 있다고 했다. "질문지를 사전에 제출하라는 것이 아니라 정추위와 구단이 함께 하는 TF팀의 회의에 참가하는 대표자들이 미리 의견을 정리해 효율적인 진행을 하자는 얘기였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얘기다. 녹취와 녹화도 간담회가 아닌 회의 중에 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대전은 간담회를 강행한다. '정추위'는 생업에 종사하는 대표자들이 간담회 준비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며 5월 개최를 원했지만 대전은 28일 진행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결국 지금까지 간담회 개최의 주체였던 '정추위'는 보이콧을 선언했다. 진정한 소통이 아닌 밀폐된 대화를 원했던 구단에서 갑자기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한 것은 그런 액션이 필요한 상황을 맞게 되서라는 것이 '정추위'의 입장이다. 본질적인 의혹 해소를 위한 형식에 최종 합의하지 않은 상황인만큼 ‘정추위’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반쪽짜리도 안 된 간담회다.

‘정추위’는 그 동안 많은 의혹에 문제 제기를 해 왔다. 시민구단임에도 불구하고 1,2부 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50명이 훌쩍 넘는 대규모 선수단을 꾸리는 것, 터키 안탈리아에서 진행된 동계 전지훈련 입찰 과정, 구단 고위층과 코칭스태프에 연관된 선수의 영입 사유 등이었다. 올 시즌 대전 K리그 시민구단 중 가장 많은 예산을 받았는데 그 집행 과정도 불투명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주요 뉴스  | "​​[영상] 나폴리 감독에게 손가락 욕을 한 유벤투스 팬들"

시즌 준비 과정부터 진행된 이 갈등에 대전의 수장인 김호 대표이사는 방관했다. 최근엔 팬들의 구호와 플래카드, 소지품을 구단이 제재하자 팬들은 응원 거부로 반발했다. 김호 대표이사의 심판실 난입 사건으로 대전의 상황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커졌다.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며 대전을 둘러싼 부정적 이슈에 시장 후보들이 한결 같이 대표이사 교체 등을 방안으로 제시하자 팬 간담회 수용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다.

열리되 형식뿐인 간담회로 가는 형국은 구시대적 행정과 판단 착오의 연속으로 보인다. 한때 시민구단의 희망이었던 대전 시티즌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