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프만 Connor Chapman

[이웃집 K리거] 한국서 살 줄 몰랐던 채프만, “K리그 제 스타일이예요”

[골닷컴] 배가원 인턴기자 = 포항 영일대를 거닐면서 고향의 바다와 해변가를 떠올리는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채프만. 그는 고국 호주에서 즐기던 해변 라이프를 타지인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 다만 부둣가에서 회를 즐겨 먹지 않는 것은 인천에 있을 당시 산낙지를 먹고 다음 날 아팠던 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에서 먹고 다음날 탈이 났어요. 평소 먹던 음식이 아니라서 그랬나 봐요. 그런데, 또 먹어 보고 싶긴 해요!”

물회가 유명한 포항에 살지만 채프만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다름 아닌 삼겹살이다. 특히 삼겹살을 다 구워 먹은 후 볶아 먹는 볶음밥을 하이라이트로 뽑는 채프만은 그 위에 치즈까지 뿌리면 정말 맛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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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프만은 호주에서는 전통의 특별한 요리보다는 소소하게 바베큐를 해먹는게 더 크다면서 호주를 방문한다면 ‘고기 파이’를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파이 안에 고기를 넣은 음식으로, 미국의 핫도그, 한국의 떡볶이와 같이 주유소나 휴게소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국민 간식거리라고 그는 설명을 덧붙였다.

2017년 K리그로 이적한 채프만은 만 14세 때 나이키 캠프를 통해 한국에 온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 후 한국에서 살게 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그는 막연히 ‘기술이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어느덧 한국 생활 1년 반차가 되어가는 그는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며 활짝 웃었다.

“와서 보니 100% 사실이었어요. 세세한 기술들이 일상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어를 몰라 겪었던 황당한 일화를 나눴다. 평소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구단 외 한국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그는 택시 운전사들을 대화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았다.

“가끔 서울에서 택시를 타면 소통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서울에서 길 잃은 적도 많고, 한 번은 KTX역에 데려 달라고 했는데 공항에 데려다 준 적도 있어요.”

2017 K리그로 이적하기 전까지 호주 클럽에서만 뛰었던 그는 한국 축구가 더 빠른 템포와 좋은 기술과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원에서 볼을 더 돌리거나, 빌드업 과정에 시간을 더 쏟는 호주 축구에 비해 역습이 많은 한국 축구가 자신의 스타일과 더 맞는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K리그가 호주 리그보다 경기 수나 휴식기가 더 많은 탓인지,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고 털어놨다.

“얼마전 월드컵 휴식기를 가져서 두 달 만에 14경기나 소화해야 했어요… 경기 수가 많아서인지, 날씨가 더워서인지, 선수들이 지쳐 보일 때가 있어요. 그래서 경기력이 떨어질 때가 있죠.”

2012년 호주 1부 리그 소속 뉴캐슬 유나이티드 제츠 FC를 통해 프로 데뷔를 한 채프만은 사실 그전부터 17세 이하 국가대표로 뛰고 있었다. 2009년부터 2년 동안 17세 이하 대표팀을, 그 후에는 20세, 23세 이하 대표팀까지 경험했다.

매번 대표팀 선출이 된 채프만은 많은 순간들 중에서도 2011년 17세 이하 멕시코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뛰었던 순간을 최고로 뽑았다.

“고국의 주장이 된다고 생각해 봐요..! 가족들도 경기장에 왔었어요. 평생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죠.”

어린 나이에 주장완장을 달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은 채프만 또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축구선수들을 동경하며 자랐다.

“항상 해리 키웰을 동경했어요.”

해리 키웰은 호주 출신의 축구선수로 17세 이하 대표팀부터 시작해 2011 AFC 아시안컵 오스트레일리아 국가대표까지 총 18년간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그는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일곱 시즌 동안 181경기 45골을 넣으며 전성기를 맞았고, 국내에는 ‘오즈의 마법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제 방을 해리 키웰의 사진으로 도배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그가 리즈로 이적했을 때 리즈 유나이티드의 팬이 되었고, 그가 리버풀로 이적했을 땐 리버풀 팬이 되었죠.”

채프만의 해리 키웰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해리 키웰이 재학했던 스포츠 학교인 웨스트필즈 스포츠 하이스쿨에 (Westfields Sports High School)에 입학하는 게 어렸을 적 목표였다고 했다.

만 10세에 그 목표를 이루며 ‘성덕’ (성공한 덕후)이 된 채프만은 자신이 늘 동경해온 해리 키웰과 비슷하게 축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본인이 팬의 입장이었어서 그런 탓일까, 채프만은 자신을 아껴주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한다.

2017년 호주의 멜버른 시티 FC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그는 한 시즌만에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다.

비록 인천에 한 시즌 밖에 머무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자신에게 메세지를 보내며 응원해주는 인천 팬들이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포항에서는 매 경기 날 버스에서 내릴 때와 탈 때마다 자신에게 사진 요청을 하는 가족이 있다며, 이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엄마, 아빠, 딸 가족이에요. 포항 팬인데, 항상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시죠. 매번 그분들에게 시간을 내서라도 은혜를 갚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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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채프만의 목표는 호주 대표팀으로 선출되어 2019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올해 남은 시즌 동안 매 경기 출전해 골과 도움을 기록하면 호주에 뿐만 아니라 K리그와 포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채프만의 한국 생활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은 GOAL 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덟 번째 <이웃집 K리거> 주인공은 전남 드래곤즈의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유고비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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