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ka Jovic vs Schalke

'뮌헨 차기 감독' 코바치, 운명의 장난에 직면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샬케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DFB 포칼(독일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프랑크푸르트 감독 니코 코바치는 결승전에서 이미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할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가 펠틴스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샬케와의 2017/18 시즌 포칼 준결승전에서 육탄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경기 속에서 종료 15분을 남기고 터져나온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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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였다. 지난 주 금요일, 프랑크푸르트는 비상에 걸렸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놓고 직접적으로 경쟁하던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3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바이에른 측에서 코바치 감독 선임을 발표하고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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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치는 바이에른 감독 부임 발표가 이루어지기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이와 관련한 루머에 대해 인터뷰에서 강하게 부인하면서 계약 기간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단 일주일 만에 이 발언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에 코바치는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할 정도로 모든 일이 다이나믹하게 전개됐다. 감독 발표가 나오기 하루 전, 바이에른 구단으로부터 감독직을 제의하는 전화를 받았고, 난 이를 수락했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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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코바치를 보는 시선을 곱지 못했다. 코바치만 믿고 있었던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바이에른의 전설 로타르 마테우스 역시 "바이에른과 코바치가 짧은 시간의 전화 통화로 이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소견을 전했다. 심지어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코바치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면서 "단지 전화 한 통에 바이에른 감독에 부임한다고? 어떤 경우든 기이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꼬았다.

바이에른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프레디 보비치 프랑크푸르트 단장은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는 시즌 도중에 이런 발표를 하는 건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바이에른 회장 울리 회네스는 물론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는 "우리가 이 건을 언론에 흘린 게 아니다. 우리는 프랑크푸르트 측과 발표 시점을 놓고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리 발표가 나온 게 프랑크푸르트에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새 감독을 구할 4주의 시간을 벌지 않았는가?"라며 반박에 나섰다.

GFX Niko Kovac Bayern MunichGetty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바이아레나로 원정을 떠난 프랑크푸르트는 레버쿠젠과에게 1-4 대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프랑크푸르트는 승점 49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패하면서 4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승점 5점 차 7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프랑크푸르트의 포칼 준결승 상대는 분데스리가 2위 샬케. 샬케는 주말 도르트문트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게다가 샬케는 홈 2연전을 치르는 데 반해 프랑크푸르트는 원정 2연전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래저래 샬케의 우세가 예상됐다.

경기도 혼전 그 자체였다. 양 팀 모두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전반 내내 이렇다할 득점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도리어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거친 플레이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 전반전 양 팀의 도합 슈팅 숫자는 5회(프랑크푸르트 3회, 샬케 2회)에 불과했던 데 반해 파울은 무려 19회(샬케 13회, 프랑크푸르트 6회)가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프랑크푸르트는 핵심 미드필더 케빈-프린스 보아텡이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부상을 당해 미야트 가치노비치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후반전 들어 홈팀 샬케가 공격적으로 나서며 프랑크푸르트의 골문을 위협했다. 프랑크푸르트는 루카스 흐라데키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쇼 덕에 간신히 실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미 전반전에도 31분경 샬케 공격수 구이도 부르그슈탈러의 골과 다름 없는 헤딩 슈팅을 손 끝으로 쳐냈던 그는 후반 21분경 다니엘 칼리지우리의 일대일 찬스 슈팅을 선방한 데 이어 다시 1분 뒤 예프헨 코노플리얀카의 슈팅마저 선방해냈다.

흐름 자체가 완전히 샬케 쪽으로 넘어갔지만 프랑크푸르트는 단 한 번의 득점 찬스를 골로 연결하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30분경 조나단 데 구즈만의 코너킥을 원톱 공격수 루카 요비치가 감각적인 백힐 킥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Luka Jovic vs Schalke

선제골을 넣자 코바치 감독은 후반 33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오마르 마스카렐을 빼고 겔손 페르난데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교체 투입되고 단 141초 만에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고 말았다.

이에 샬케는 수비수 나우두를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렸고, 후반 36분 수비수 틸로 케러 대신 공격수 세드릭 토이헤르트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43분경 공격형 미드필더 아민 아리트를 빼고 공격수 프랑코 디 산토를 투입하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은 육탄방어에 나서며 샬케의 공격을 온몸으로 저지해냈다.

무려 6분이라는 다소 긴 인저리 타임이 주어진 가운데 디 산토가 가슴 트래핑에 이은 왼발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었으나 심판은 핸드볼 반칙을 불었다. 이에 분노한 샬케 홈팬들은 이물질을 그라운드로 던졌다. 샬케 골키퍼 랄프 페어만까지 공격에 가세했으나 프랑크푸르트는 이를 현명하게 막아내면서 1-0 승리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와 함께 지난 시즌 포칼 결승전에서 도르트문트에게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프랑크푸르트는 1973/74 시즌과 1974/75 시즌 포칼 2연패를 달성한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2시즌 연속 포칼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2시즌 연속 포칼 결승 진출을 기념해 프랑크푸르트 구단은 '독수리의 귀환(Die Ruckkehr des Adler. 독수리는 프랑크푸르트의 상징이다)' 티셔츠를 제작했다.

최근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으나 다소 전력이 떨어지는 프랑크푸르트를 2시즌 연속 포칼 결승에 이끈 인물은 다름 아닌 코바치다. 어쩌면 가장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인물도 코바치였을 지 모른다. 

이에 그는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진정한 프랑크푸르트를 봤다. 구단 수뇌진은 물론 선수단과 팬들 모두 하나로 뭉쳤다. 정말 광란의 도가니였다. 전체 팀이 경이적인 정신력을 바탕으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우리는 이제 2시즌 연속 포칼 결승에 나간다. 이 팀이 이루어낸 성과는 노벨 문학상을 받기에 충분할 정도다"라며 감격을 표했다.

이제 프랑크푸르트는 30년 만에 포칼 우승에 도전한다. 프랑크푸르트는 1987/88 시즌 마지막으로 포칼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공교롭게도 프랑크푸르트의 포칼 결승 상대는 코바치가 다음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게 될 바이에른이다.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은 바이에른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 함께 유럽 축구 역사상 2번째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 이미 바이에른은 2012/13 시즌 독일 구단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에 도전하고 있다. 운명의 장난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의식해서였을까? 코바치는 "물론 우리 모두 베를린(포칼 결승전 장소)에서 상대할 팀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또 다시 포칼 준결승 원정에서 강팀에게 승리했다(지난 시즌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오늘 밤을 즐기고 싶다"라며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에른의 2017/18 시즌 포칼 결승전은 독일 현지 시간 5월 19일 저녁 8시,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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