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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한국, 독일에 2-0 승… 탈락했지만 잘 싸웠다

[골닷컴, 카잔(러시아)] 서호정 기자 = 한국 축구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투혼과 조직력을 발휘하며 세계 랭킹 1위 독일의 발목을 붙잡았다. 한국은 1승 2패 F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은 무려 조 최하위로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치욕을 맛봤다. 기성용 등 주축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한국 축구 특유의 저력을 발휘하며 8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경험했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영권, 손흥민의 결승골로 독일에 2-0으로 승리했다. 최종전 전까지 F조는 4개 팀 모두 16강 진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2패로 최하위였던 한국은 가장 낮은 가능성이었지만, 1%의 희망을 안고 도전했다. 1승 1패의 독일은 한국을 꺾고 16강 진출은 물론 내심 조 1위까지 차지하겠다는 각오로 다득점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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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반 8분 정우영이 높게 들어간 태클로 경고를 받아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템포를 늦추고 압박 지점을 내리면서 독일의 플레이를 방해했다. 최대한 공의 소유를 가져가 독일이 공격 일변도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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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3분 정우영이 우리 진영 깊숙한 곳에서 독일의 압박에 공을 뺏겼지만 김영권이 상대 크로스를 차단하며 위기를 조기 차단했다. 큰 위기 없이 전반 15분을 돌파한 한국에게 기회가 왔다. 전반 18분 골대로부터 26미터 지점에서 얻어 낸 프리킥을, 기회를 유도한 정우영이 직접 준비했다. 오른발 무회전 프리킥이 수비 벽을 통과했고, 노이어가 잡으려 했지만 골라인 앞에서 놓쳤다. 손흥민이 쇄도하며 슈팅 시도했으나 노이어가 2차 동작으로 먼저 쳐 냈다.

전반 24분에는 이용의 크로스를 구자철과 이재성이 침투하며 헤딩 시도했다. 독일 수비가 막았지만 손흥민이 쇄도하며 강력하게 슈팅을 날린 게 골대를 넘어 갔다. 독일도 전반 32분 로이스의 중거리 슛이 나왔지만, 윤영선이 육탄 방어로 막아냈다.

전반 38분 장현수의 트래핑 미스가 독일의 반격을 허용했다. 베르너가 파고 들어 슈팅했지만 김영권이 몸으로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훔멜스의 슛도 조현우에게 잡혔다. 전반 42분에는 베르너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그 전에 파울이 선언됐다.

한국은 전반 내내 적극적인 전방 압박 대신 하프라인 아래에서 수비 대형을 형성하며 움직이는 범위를 줄였다. 페널티박스에서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차분하게 대응했다. 독일은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다. 골대를 벗어난 손흥민의 슛과 함께 전반이 종료됐다.

후반에 한국은 정우영의 중거리 슛으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후반 2분 독일이 고레츠카가 크로스를 단독 찬스에서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3분 뒤 나온 베르너의 슛은 골대를 넘어갔다.

그 사이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며 상황은 복잡하게 흘러갔다. 한국은 승리해도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독일도 이대로 끝날 경우 16강에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그 시점부터 독일은 라인을 더 올려 공격에 나섰다. 

한국은 후반 11분 부상을 입은 구자철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독일도 후반 13분 미드필더인 케디라를 빼고 공격수 고메즈를 투입했다. 4분 뒤에는 고레츠카가 나가고 뮐러가 들어왔다. 골이 필요하면서 공격 숫자를 늘린 것이다.

한국은 후반 20분 문선민의 돌파와 이재성의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지만, 문선민이 문전에서 마지막 찬스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독일은 후반 22분 킴미히의 크로스를 고메즈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 정면에 걸렸다. 

한국의 두번째 교체 카드는 후반 23분이었다. 문선민이 나가고 주세종이 들어왔다. 전방 압박과 주세종의 슈팅 한방을 기대한 변화였다. 한국은 다리가 풀린 독일을 상대로 역습을 감행했다. 후반 32분에는 손흥민의 날카로운 중거리슛이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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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후반 41분 공격에 가담한 마츠 훔멜스의 단독 헤딩 슛 시도가 어깨를 맞고 실패했다. 후반 추가 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한국은 추가시간 중반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합 과정에서 크로스의 발을 맞고 슈얼레를 통과해 굴절된 공을 잡은 김영권이 침착하게 노이어를 제치고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두번째 골도 기다렸다. 다급해진 독일은 골키퍼 노이어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다. 주세종이 노이어의 공을 뺏아아 전방으로 보냈고 가장 먼저 달려간 손흥민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승리한 이래 8년 만에 승리를 챙겼다. 1승 2패의 독일은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멕시코는 스웨덴에 완패하고도 한국 덕에 16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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