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트레이닝데이 파주NFCKFA

다시 치솟는 대표팀 인기, ‘마지막 기회’라는 책임감으로

[골닷컴, 파주NFC] 서호정 기자 = 8일 도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파주NFC)가 들썩거렸다. 이날 오전에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의 회복 훈련을 전면 공개하는 ‘파워에이드 오픈 트레이닝데이’를 갖는다고 미리 공지했다. 

보통 대표팀 훈련은 대표팀과 파주NFC 관계자, 미디어에만 공개된다. 감독의 요구가 있으면 일부 공개나 비공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8일 훈련 내용은 1시간 가량의 회복훈련이 중점이고, 선수들도 오후에 외출로 휴식을 갖는 만큼 팬들과 소통하며 스킨십을 나눌 여유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수년 전부터 스폰서 노출과 팬 서비스 프로그램 차원에서 오픈 트레이닝데이를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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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행사는 분위기가 특별했다. 이전에 진행했던 것과 열기가 달랐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로 대표팀을 보는 달라진 시선이 아시안게임에서의 명승부를 통한 금메달로 인해 확신을 바뀌는 단계다. 특히 손흥민, 이승우 등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인기가 폭발적이다. 10대와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팬층이 유입되고 있다. 90년대 말 이동국, 안정환, 고종수의 트로이카 시대 이상의 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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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7일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도 그 인기는 입증됐다. 판매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A매치가 매진된 것은 2013년 10월 브라질전 이후 5년 만이었다. 손흥민, 이승우를 향한 반응은 연예인 수준이었다. 경기 전 선수 소개부터 함성이 특별했다. 기존의 기성용과 월드컵에서 활약한 김영권, 이재성, 이용, 아시안게임 멤버인 황의조, 김민재 등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오픈 트레이닝데이를 향한 열기도 뜨거웠다. 선수들과 지근거리에서 만나며 사인과 사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보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500명 선착순 입장의 원칙이다 보니 행사가 공개된 뒤부터 파주NFC에서는 밤샘 행렬을 하겠다는 이들과 ‘대리 밤샘 알바’를 하겠다는 SNS 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코스타리카전 직후 긴급 공지를 내고 이미 파주NFC에서 기다리고 있는 팬 규모가 입장 규모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일부 팬들은 7일 오전부터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250명을 더 늘려 750명까지 입장하겠다고 했지만 그로도 부족했다. 결국 나머지 350여명은 청룡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 아래에 있는 새싹구장에서 대기하다가 먼저 몸을 풀고 나온 코스타리카전 선발라인업 멤버들의 인사를 받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파주NFC에 모인 인원은 총 1100여명으로 월드컵 직전 대구에서 진행된 같은 행사에 모인 인원의 3배를 훌쩍 넘었다. 파주NFC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포르투갈 코치들은 문화 충격을 경험한 듯한 표정이었다. 유럽에서 축구는 남성 중심의 팬덤이 구성되는 데 반해 그들이 본 첫 A매치 관중석과 이날 행사는 여성 비중이 매우 높았다. 신기한듯 바라보던 코치들은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한걸음 떨어져 지켜보던 벤투 감독은 자신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협회 직원과 통역의 설명을 들은 뒤 팬들의 사인 요구에 응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유명한 그지만 그 순간엔 밝은 표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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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다시 치솟는 대표팀을 향한 인기에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책임감을 강조했다. 기성용, 손흥민 등은 “대표팀이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라 생각한다. 이 분위기를 게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전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렇게 온 기회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20년 전 트로이카 시대에도 열기는 뜨거웠지만 1년을 채 가지 못했다.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 뿐만 아니라 축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축구계 전체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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