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 집안' 라이프치히, 프로젝트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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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 자비처, 우파메카노, 굴락시, 베르나르두, 일잔커, 슈미츠에 이어 라이머와 캄플까지 영입. 라이프치히, 구단 창단 8년 만에 잘츠부르크 선수 16명 영입. 현재 라이프치히 선수 중 9명이 잘츠부르크 출신(그 중 4명은 리퍼링부터 시작)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승격팀 돌풍을 이끌었던 RB 라이프치히가 이적시장 데드라인에 바이엘 레버쿠젠 미드필더 케빈 캄플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라이프치히는 레드 불 잘츠부르크 커넥션을 한층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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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치히, 잘츠부르크 커넥션 가속화하다

라이프치히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콘라드 라이머와 캄플을 영입하며 잘츠부르크 출신 선수들을 새로 팀에 추가했다. 캄플은 레버쿠젠에서 영입한 선수지만 2012/13 시즌부터 2014/15 시즌 전반기까지 2년 6개월 동안 잘츠부르크에서 뛰면서 스타덤에 오른 선수다(잘츠부르크 소속으로 개인 통산 공식 대회 109경기 29골 54도움).

이미 라이프치히는 나비 케이타와 마르첼 자비처, 다요트 우파메카노, 피터 굴라시, 베르나르두, 슈테판 일잔커, 그리고 벤노 슈미츠에 이르기까지 무려 7명의 잘츠부르크 출신 선수들을 데리고 있었다. 올 여름, 라이머와 캄플까지 새로 라이프치히에 합류하면서 무려 9명의 잘츠부르크 선수를 보유하게 된 라이프치히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베스트 일레븐도 짤 수 있는 라이프치히다.

그러면 라이프치히가 잘츠부르크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구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술 철학의 연속성에 있다. 라이프치히와 잘츠부르크는 4-2-2-2라는 하나의 포메이션 하에서 압박과 속공에 기반한 동일한 전술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이 전술의 근간을 마련한 건 바로 랄프 랑닉 라이프치히 단장과 로거 슈미트 前 잘츠부르크 감독이다. 과거 슈투트가르트와 호펜하임, 샬케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경력을 보내며 '교수'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랑닉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단장 직을 겸임하면서 팀 전술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는 선수들과 지도자를 육성해냈다. 슈미트는 다소 변칙적인 4-2-2-2 포메이션을 고안해 랑닉의 전술 철학을 계승 발전시키며 잘츠부르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먼저 4-2-2-2 포메이션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4-2-2-2는 투톱과 2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직사각형 블록 형태로 길게 세워놓는 형태다. 이 포메이션의 장점은 바로 압박에 있다. 중앙에서 지속적인 수비 블록이 가능하고,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를 에워싸기에 용이하다. 수비는 좁게라는 지론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RB Leipzig Formation

하지만 이 포메이션이 수비 특화 전술은 절대 아니다. 도리어 일렬로 선수들을 배치하면서 수비에서 공격까지 최단거리로 공격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공격 시에도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위로 끌어올린 채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감행하고, 상대의 실수를 유발해 소유권을 뺏으면 지체없이 공격으로 전환해 최단 거리로 속공을 이어가는 걸 반복한다.

이는 분데스리가 공식 유투브 채널에서 올린 'RB 라이프치히의 비밀 공개 - 성공의 레시피' 영상 분석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공개한 첫번째 비법은 바로 '압박과 전환(Pressing & Trasitions)'이었다. 이 영상에서 보면 4명의 선수들이 동시에 한 선수를 에워싸서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후 4명의 라이프치히 선수들이 일제히 골문으로 달려들어가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url: https://www.youtube.com/watch?v=v7fr_TNdTkU 

현 라이프치히 감독 랄프 하젠휘틀도 이 전술 철학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하젠휘틀은 이미 잉골슈타트 감독 시절부터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초강도 압박 축구를 구사했다. 많은 이들이 2015/16 시즌 하젠휘틀이 이끌던 잉골슈타트가 분데스리가 최소 실점 공동 4위(42골)를 기록했기에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으나, 당시 잉골슈타트는 분데스리가에서 평균 수비 위치를 가장 높게 가져가는 팀이었다. 게다가 바이에른에 이어 상대 진영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팀이 바로 하젠휘틀의 잉골슈타트였다(바이에른 35%, 잉골슈타트 31%, 레버쿠젠 30%, 도르트문트 30%).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2015/16 시즌 바이에른과 잉골슈타트의 16라운드 경기였다. 당시 바이에른은 잉골슈타트의 강도 높은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경기의 상당 시간이 바이에른 진영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경기 중 36.9%가 바이에른 수비 진영에서 이루어졌다(46.9%는 중원에서 이루어졌고, 잉골슈타트 수비 진영에선 단 16.2%에 불과했다). 이런 점이 바로 분데스리가에 승격한 라이프치히가 하젠휘틀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 이유였다.

Bayern vs Ingolstadt

물론 이 포메이션이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감행하고, 티모 베르너와 에밀 포르스베리 같은 공격 자원들이 자주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격 폭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긴 하지만 그럼에도 전문 측면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포메이션과 비교했을 땐 구조적으로 공격 폭 자체가 좁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기에 경기 후반부와 시즌 후반부에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게 된다. 실제 라이프치히는 이른 시간에 많은 골을 양산해내지만(지난 시즌 라이프치히는 6분 이내에 9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팀들 중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동영상에 8골로 나오는 건 30라운드 기준) 후반 실점이 많다(39실점 중 21실점이 후반전에 허용한 것이고, 무려 10실점을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내주었다). 게다가 전반기만 하더라도 바이에른 뮌헨과 치열한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후반기에 무너지는 문제를 노출했다(전반기: 12승 3무 2패 승점 39점. 후반기: 8승 4무 5패 승점 28점). 

다소 변칙적이면서도 독특한 전술이기에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속공과 압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약속된 패턴 플레이와 움직임이 필수이다. 즉 잘츠부르크에서 이미 이 전술을 연습하고 연마한 선수들이 라이프치히에도 적응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치 라 마시아(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와 바르셀로나의 관계를 연상시킨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레드 불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Hee-Chan Hwang


# 레드 불 프로젝트

그러면 여기서 레드 불 프로젝트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레드 불은 2005년 여름, 뷔스텐로트 잘츠부르크를 인수해 레드 불 잘츠부르크로 구단 명칭을 바꿨다. 곧바로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했고, 명장 조반니 트라파토니를 새 감독에 임명했으며, 첨단 설비의 유스 캠퍼스를 설립했다(올해 바이에른이 잘츠부르크의 유스 캠퍼스에서 착안해 바이에른 유스 캠퍼스를 지었다). 이에 더해 2006년엔 뉴욕 레드 불스를, 2007년엔 레드 불 브라질을, 2008년엔 레드 불 가나(2014년 문을 닫았다)를, 그리고 2009년엔 라이프치히를 차례대로 인수한 레드 불이다.

그러면 레드 불이 무려 5개의 축구 구단을 보유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레드 불 브라질(남미)과 레드 불 가나(아프리카), 뉴욕 레드 불스(북중미), 레드 불 잘츠부르크(유럽), 그리고 RB 라이프치히(유럽)를 통해 각 대륙의 유망주들을 육성한다. 이에 더해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육성한 유망주들 중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잘츠부르크로 이적시키면서 유럽 무대 적응도를 높힌다. 이들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라이프치히로 보내 빅리그 선수로 자리잡게 한다. 이들이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 뉴욕 레드 불스로 보내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게 한다(티에리 앙리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 바로 뉴욕 레드 불스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잘 짜여진 거대 프로젝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레드 불은 오스트리아 2부 리그 구단 USK 아니프를 인수해 FC 리퍼링으로 구단 명칭을 변경한 후 레드 불 잘츠부르크의 유스 팜으로 활용하고 있다(이로 인해 리퍼링은 2부 리가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승격이 불가능하다). 유스 시스템을 한층 세분화해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 육성하겠다는 포석이다(현 라이프치히 선수들 중 베르나르두와 우파메카노, 라이머, 슈미츠가 리퍼링과 잘츠부르크를 거친 케이스다).

이를 위해선 라이프치히가 최대한 빨리 분데스리가로 승격할 필요성이 있었다. 원래 랑닉의 계획은 2014/15 시즌 라이프치히의 분데스리가 승격이었다. 하지만 당시 라이프치히 감독 알렉산더 초어니거는 랑닉의 의견에 반했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빠른 승격보다도 전력 안정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에 사디오 마네(리버풀의 그 마네 맞다)와 캄플, 안드레 하말류(레버쿠젠), 그리고 알란(광저우 에버그란데) 같은 잘츠부르크가 키워낸 스타 플레이어들이 다른 팀으로 떠났다. 이에 번아웃 증후군으로 감독 은퇴를 선언했던 랑닉이 2015/16 시즌 잘츠부르크 단장 직을 포기하고 직접 라이프치히 감독을 수행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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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닉은 감독에 부임하자마자 잘츠부르크 핵심 선수인 자비처와 일잔커, 굴라시, 그리고 콰슈너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분데스리가 승격을 이끌어냈다. 이후는 일사천리다. 지난 시즌엔 총 4명의 잘츠부르크 선수들을 영입했고, 올 여름에도 2명을 추가한 라이프치히다. 이제 잘츠부르크가 키워낸 스타들을 라이프치히가 수급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물론 레드 불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축구판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순수성을 헤진다는 게 주된 이유이다. 실제 잘츠부르크 팬들은 라이프치히가 자신들의 팀을 유스팀화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 이적 제의를 거부하고 아우크스부르크를 선택한 오스트리아 대표팀 수비수 마틴 힌터레거는 이에 대해 "라이프치히가 잘츠부르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게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근본적으로 두 팀은 각기 다른 팀이지만 결국 라이프치히가 중심이 되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거의 방치되고 있다. 랑닉 단장 및 하젠휘틀 감독과 대화를 나누었으나 잘츠부르크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현 상황은 잘츠부르크가 라이프치히 선수 훈련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잘츠부르크 출신인 내가 팬들을 배신하고 라이프치히로 이적할 수 없었다. 잘츠부르크 팬들의 라이프치히에 대한 분노는 극도에 오른 상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잘츠부르크는 라이프치히에 의해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Anti-RB Leipzig Banner 03032017


# 황희찬의 미래는?

잘츠부르크의 라이프치히 유스팀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와는 별개로 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 축구 팬들의 시선은 황희찬에게로 향할 수 밖에 없다. 황희찬은 리퍼링을 거쳐 2016년 1월, 잘츠부르크에 승격한 선수다.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는 라이프치히 이적이다. 

지난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12골을 넣으며 주전급 선수로 올라선 황희찬은 이번 시즌 공식 대회 11경기에 출전해 7골과 함께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는 '리퍼링-잘츠부르크' 단계를 거친 선배들의 길을 고스란히 밟아나가고 있는 황희찬이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기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황희찬을 잘츠부르크에 데려온 인물이 바로 랑닉이다. 랑닉 단장은 황희찬 영입 당시 "그는 한국에서 가장 재능 있는 어린 선수 중 하나다. 난 그가 다른 팀들의 제의를 거절하고 우리를 선택해 정말 기쁘다. 그는 우리 팀 축구 스타일에 적합한 선수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현재 라이프치히 공격에 쟁쟁한 선수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1골을 넣으며 독일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베르너는 이미 독일 대표팀 원톱 공격수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져나가고 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유망주 공격수 장-케빈 오귀스탱은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2라운드 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고 있다. 이선과 최전방을 오가는 브루마 역시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타겟형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은 황희찬과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다른 선수이기에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즉 황희찬이 라이프치히로 승급하기 위해선 시즌 끝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적어도 오귀스탱보단 더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라이프치히 전술 적응력에 있어선 황희찬만한 선수가 없다. 황희찬 역시 투톱에 익숙하기에 원톱을 쓰는 다른 구단들보단 라이프치히가 팀 적응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 

실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함부르크가 황희찬 영입을 추진한 바 있다. 문제는 함부르크의 경우 원톱을 쓰는 팀이기에 자칫 새 전술 적응에 문제를 드러냈을 위험성이 있다. 현재 원톱 전술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겉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희찬 입장에서도 가능하면 라이프치히 이적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Hee-Chan Hwang


# 라이프치히의 잘츠부르크 선수 영입사

2011/12 겨울: 로만 발너
2013/14 겨울: 게오르그 타이글
2014/15 여름: 슈테판 히어랜더, 토마스 대네 
2014/15 겨울: 요르디 레이나, 호드네이
2015/16 여름: 마르첼 자비처 슈테판 일잔커, 피터 굴라시, 닐스 콰슈너
2016/17 여름: 나비 케이타, 베르나르두, 벤노 슈미츠
2016/17 겨울: 다요트 우파메카노
2017/18 여름: 콘라드 라이머, 케빈 캄플

Kevin Kam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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