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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기술위원장 특별관리 받는 ‘촌놈’ 김민재

[골닷컴,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서호정 기자 = “촌놈, 기죽지 마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최근 한 선수만 보면 다가가서 등을 두드려준다. 전북 현대 소속으로 신태용호 1기에 승선한 수비수 김민재다. 1996년생 김민재는 프로 데뷔 시즌인 올해 전북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A대표팀에까지 뽑혔다. 지난 이란전에서도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성공적인 데뷔전도 치렀다. 

김민재가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건 공통 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 출신이다. 김민재의 부모님은 현재도 통영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통영의 보석으로 불릴 정도로 고향에서 유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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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두 사람의 포지션과 성장 배경도 흡사하다. 70년대 한국의 뒷마당을 책임진 센터백으로 활약한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김호 용인FC 총감독, 김종부 경남FC 감독,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과 함께 통영을 대표하는 축구인이다. 그 역시 중학교를 마치고 부산 동래고로 유학을 떠나 청운의 꿈을 키웠다. 중학교까지 고향 인근에서 줄곧 축구를 한 김민재도 박지성을 배출한 수원공고로 진학하며 성장을 시작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김민재의 이름을 듣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였다. 그는 “재작년부터 고향에 가면 얘기가 나왔다. 수원공고를 나와서 연세대를 간 애가 있는데 좋은 수비 재목이 있다고 지인들이 칭찬했다. 그때 처음 민재 이름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당시엔 부회장으로서 행정 업무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대표팀이 위기에 빠지며 기술위원장을 겸직하게 되며 김민재와 만나게 됐다. 주변에서는 소속팀에서 활약이 좋지만 A대표팀 경험이 전무한 선수를 중요한 경기에 쓰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신태용 감독의 김민재 선발 의사를 밀어줬다. 

자신의 경험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1971년 만 20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데뷔한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70년대 한국 축구 부동의 주전 수비수로 올라섰다. 대표팀 주장까지 맡으며 리더십을 발휘해 197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구기도 했다. 경험의 일천은 이야기 하지만 출발이 있어야 경험도 쌓이는 것이라며 신태용 감독을 믿었다.

A대표팀 소집 후 단장으로서 함께 하는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김민재를 볼 때마다 격려를 해주고 있다. 김민재가 이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할 가능성이 있자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 줬다. 어린 선수가 압박을 받으며 자기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걱정돼서였다. “촌놈은 촌놈끼리 통하는 것 아니겠나? 나도 대학에 가고 대표팀에 뽑히면서 촌놈 떼를 벗었다”라고 말하는 그여다.

이란전에서 김민재는 성공적인 A매치 데뷔를 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김민재만큼은 첫 A매치를 치른 어린 선수 같지 않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후반 초반 상대 선수의 축구화에 머리를 밟혀 어지러움을 호소해 교체된 부분은 아쉬움이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민재가 계속 뛸 수 있었다면 교체카드 1장도 공격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고, 세트피스에서도 기대를 걸만 했는데…”라며 이란전에 방점을 찍지 못한 뜻밖의 변수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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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출신에, 감독으로서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을 만들었던 그는 김민재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두가지 장점을 꼽았다.

“우선 스피드를 지녔다. 빠른 수비수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았다. 김호 선배도, 나도 모두 스피드가 있는 수비수여서 더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훨씬 더 좋은 체격(189cm, 88kg)에도 스피드가 좋다. 다음은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다. 낮게 깔아서 나가는 패스가 아주 탁월하다. 그 두개의 무기를 지니면 대성할 수 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고향에서 재목이 나온 것도 기쁘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히는 선수가 등장한 게 더 좋은 일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하늘 같은 대선배인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격려에 “감사하다.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촌놈의 패기를 보여주고 싶다”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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