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안양] 김형중 기자 = 강원FC가 10년 만에 FC안양전에서 승리했다.
강원은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안양과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K리그 데뷔전에 나선 카림의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앞서간 강원은 김건희와 모재현의 연속골에 힘입어 세 골 차 대승을 차지했다.
완벽한 경기였다. 경기 전 가용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 등으로 선수 부족 고민을 드러냈던 정경호 감독은 이날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더 서민우를 내리고 박호영과 카림을 양쪽에 세우는 스리백을 들고 나왔고 이는 적중했다. 때에 따라 측면의 강준혁과 김도현이 내려와 파이브백을 형성하며 수비를 단단히 했다.
전반 19분 카림이 엄청난 프리킥 골을 터트린 강원은 후반전 김건희와 모재현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스코어를 세 골로 벌렸다. 이후 안양 공격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차지했다. 10년 만에 안양전 승리였고 K리그1에서는 처음으로 이겼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경호 감독은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와주신 덕분에 3-0 승리를 한 것 같다. 강원은 팬들이 안 계셨다면 지금 위치에 있지 못했다. 다시 한번 감사 말씀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적으로는 축구가 참 어렵다. 준비 과정에서 여러 선수들의 부상이 있었고 강투지도 부상이 있었다. 센터백 조합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어떻게 조합을 할지 고민이었다. 지금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하는 때이기 때문에 상대가 잘하는 부분을 막고 우리 선수들이 잘하는 걸 어떻게 특화시킬 것인가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고참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 멤버가 지금 이렇게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경기 운영했으면 좋겠냐고 터놓고 이야기했다. 제가 생각했던 거, 선수들이 생각했던 거 반영해서 이번 플랜이 나왔다. 오늘은 경기장 안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감독이라는 생각으로 하자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 모두 강원 감독이었다. 그 결과 승리를 지켜낸 것 같다"라고 만족해했다.
정경호 감독은 지난 시즌 앞두고 감독 부임했을 때 "강원은 파인다이닝이 아닌 일반 식당"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특급 선수들이 없고 조직력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날은 일반 식당이라고 하기에도 선수들 공백이 컸다. 그는 "진짜 고민이 많았다. 저희 선수단 풀은 한정돼 있고, 그동안 하이프레싱으로 에너지 많은 축구를 하다 보니 부상자도 많이 나오고 변수가 많았다. 아시안게임 3명 차출 중 센터백 2명이 나가며 저희 센터백 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얘기를 했다. 이렇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했다. 우리가 굉장히 하이프레싱을 하는 팀인데 미들 블럭에서 기다리면서 인내하는 수비하다가 잘못 되면 선수들이 왜 하이프레싱 안했냐 얘기할 수 있다. 제 경험상 선수들이 소통하면서 선수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어려운 안양 원정이지만 명확한 포인트는 주겠다. 파이브백 형태, 민우를 중앙에 세우면서 카림과 호영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그 위에서 동현이와 유현이가 좀 해주면서 건희가 채널링 역할을 하면서 모재현과 제시에서 카운터 나가고 수비하는 형태나 이런 부분을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하이프레싱 하는 팀인데 갑자기 미들로 내려서 왜 축구를 이렇게 하지?' 이런 게 아니라 이번엔 정말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승리를 가져와야 된다고 동의를 얻고자 했다. 선수들의 동의를 얻고 이번 경기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안양은 꼭 한번 이기고 싶었다. 감독 돼서 한번도 못 이겨 꼭 이기고 싶었는데 힘든 상황 속에서 승리했다. 선수들이 힘을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잘 마쳤지만 다음 경기도 고민이다. 주중 경기이고 상대는 전북현대다. 그는 "끝나자마자 걱정이다. 바로 다음 경기는 수요일 전북전인데, 경기를 봐야겠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는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순위 싸움에 대해선 "우승 경쟁은 FC서울이 8부 능선 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ACL 티켓 순위 싸움이다. 저희의 목표는 파이널A다. 명확한 목표는 ACL도 아니고 파이널A다. 9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냐에 달려있다. 선수들과 열심히 해서 파이널A 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센터백으로 변신한 서민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정경호 감독은 "서민우는 성남FC 코치 할 때 최용수 감독님이 강원에서 스리백을 가끔 할 때가 있었다. 이번 조합을 만들 때 서민우가 무조건 필요하다고 했다. 카림도 정통 센터백이 아니고 박호영도 흔들릴 때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서민우가 잡아줄 거라 생각했고, 오늘 정말 잘해줬다"라고 치켜세웠다.
10년 만에 거둔 안양전 승리였다. 그는 "인생이 참 그런 거 같다. 뭔가 잡으려고 할 때는 멀어지고 마음을 비웠을 땐 가깝게 다가온다는 말이 있다. 힘든 와중에도 이기고 싶었다. 이 플랜이 잘 가동될까 고민도 있었지만, 잘 가동되면서 선수들과 신뢰가 더 높아졌다. 미팅 때 안양은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고 선수들도 그렇다고 했다. 그동안 유병훈 감독님을 한번도 못 이겼는데, 존경하는 유병훈 감독님을 이겨서 특별한 날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득점을 기록한 카림과 김건희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말에는 "카림은 한국 적응 중이었고 공격적인 사이드백보다는 수비적인 사이드백이고, 스리백에서 센터백을 볼 줄 아는 선수였다. 그 선수의 장점을 잘 살리려고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 프리킥 났을 때도 어제 동현이가 밟아주고 카림이 때리는 훈련을 했다. 너무 슈팅이 좋았다. 그래서 코치진이 오늘 프리킥 나면 카림이 무조건 차야된다고 했다. 기가 막히게 들어갔고 그 득점이 분위기를 바꿨고 이길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또 "김건희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작년 중간에 와서 너무도 잘해줬다. 우리가 파이널A, 리그 5위, ACL 가는데 역할을 잘해줬다. 올해는 유독 동계 이후에 몸도 안 좋았고 하이프레싱 하는 거에 맞추려고 했는데 맞지 않는 옷이었다. 건희와 얘기를 많이 했다. 오늘은 건희가 잘하는 것, 키핑이나 연결, 싸워줄 수 있는 것, 득점까지. 그리고 수비 시에는 너무 높은 곳이 아니라 미들 블럭에서 하는 거를 준비했다. 카림 골도 좋았지만 김건희가 넣었다는 건 공격쪽에 희망이 있다는 점이다. 힘들겠지만 남은 경기 선수들 이끌어주고,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