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해리 케인(32·잉글랜드)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지는 내년 1월에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계약서에 내년 7월부터 유효한 바이아웃(최소 이적 허용금액) 조항이 있는 케인이 바이아웃 조항을 유지할지 말지 여부를 내년 1월까지 구단에 통보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케인은 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케인을 영입하길 원하는 구단이 내년 7월 이후로 바이아웃 조항에 해당하는 이적료인 6500만 유로(약 1106억 원)를 제안한다면, 구단 간 협상은 건너뛰고 곧바로 개인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
최근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이상 잉글랜드) 등 복수 구단들이 케인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것도 그래서다.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 영입 작업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에 케인을 영입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케인을 영입리스트 최상단에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이별이 유력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를 찾아 나섰고 엘링 홀란과 훌리안 알바레즈 영입이 어려워지자 케인으로 선회했다.
다만 케인이 바이아웃 조항을 유지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케인은 내년 1월까지 바이아웃 조항을 유지할지 말지 여부를 구단에 전달해야 한다. 만약 유지하지 않는다면 케인을 노리는 복수 구단들은 구단 간 협상을 거쳐야 한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이 주포로 활약 중인 케인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데다, 케인도 바이아웃 조항을 유지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상 잔류하겠다는 의미에 가까워서 영입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6일 아스널(잉글랜드)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건 제 인생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다. 저는 여기서 행복하다. 더 오래 머물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바이에른 뮌헨과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잔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이적설들을 정면 반박하면서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 몇 달 안에 바이에른 뮌헨과 구체적으로 (재계약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 잔류할 거로 일제히 전망하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계약에 열려 있다”며 “케인은 바이아웃 조항을 유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케인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탁월한 골 결정력과 강력한 킥이 최대 장점인 그는 어느 위치에서든 골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또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최전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면서 플레이메이킹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멘털이 좋은 데다, 빼어난 리더십까지 갖췄다.
2009년 토트넘에서 프로에 데뷔한 케인은 초반엔 자리를 잡지 못해 레이턴 오리엔트와 밀월,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임대를 전전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한 후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토트넘에서 통산 435경기 동안 280골(61도움)을 뽑아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케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주포로 맹활약 중이다. 2015년 3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래로 지금까지 통산 112경기를 뛰었다. 이 기간에 78골(19도움)을 넣으면서 역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최다 득점자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간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등 굵직굵직한 메이저 대회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그러나 케인은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번번이 우승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겪었다. 결국 2023년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지금까지 주전으로 활약하며 모든 대회에서 115경기 동안 109골(29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