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32)이 올여름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까. 그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며칠 사이 페네르바체와 가깝게 연결되면서 동시에 그가 토트넘을 떠날 거란 주장이 나왔다. 특히 손흥민은 ‘은사’ 주제 무리뉴(62·포르투갈) 감독과 재회하고자 페네르바체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퍼스 웹은 17일(한국시간) “현재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는 사우디로의 이적이 아닌, 무리뉴 감독과 함께 하기 위해 토트넘을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여러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예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으며, 지난주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 그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저는 어느 자리에서나 노력해 왔다. 어디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경우, 유력한 행선지는 사우디였다. 2년 전부터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하면서 구애를 보내던 사우디가 최근 손흥민에게 다시 접근하기 시작한 데다, 막대한 이적료 수익을 원하는 토트넘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만한 제안을 할 수 있는 게 사우디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2034년 월드컵 개최를 확정한 사우디는 자국 축구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을 자국으로 데려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같은 아시아 대륙에 속하면서 수많은 팬을 보유한 한국의 ‘캡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알힐랄과 알이티하드 등 사우디를 대표하는 거물 구단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행선지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손흥민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과 보너스를 제시할 예정이다. 당장 알힐랄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무려 5억 9870만 유로(약 941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후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이티하드 역시 비슷할 거란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기류가 바뀌었다. 페네르바체가 손흥민 영입전에 끼어들면서다. 특히 손흥민과 사제의 연을 맺었던 무리뉴 감독이 직접 구단에 손흥민 영입을 요청한 데다, 최근 런던에서 비밀리에 회동까지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미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에게 연봉 1200만 유로(약 188억 원)를 제시했고, 토트넘이 요구하는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71억 원)보다 더 저렴하게 영입하고자 협상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에선 구단 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개인 합의는 크게 문제가 없어 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이 클 거로 보고 있다. 이적이 성사될 경우 손흥민은 ‘은사’ 무리뉴 감독과 4년 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가 무리뉴 감독이 2021년 경질되면서 이별했다.
스퍼스 웹은 “튀르키예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야으즈 사본추글루 기자는 ‘손흥민이 이번 여름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로 충격적인 이적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미 무리뉴 감독은 페네르바체로의 이적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손흥민을 만났으며, 두 사람은 매우 좋은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올여름 페네르바체로 이적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만약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게 된다면, 10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지금까지 핵심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적응을 마치면서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에 해당한다. 지난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돼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