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정승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표팀 꾸준히 뽑혀도 3년째 결장, 김천 정승현 “나보다 잘하는 선수 많아”

[골닷컴, 김천] 박병규 기자 = 김천 상무의 벽 수비수 정승현이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지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2018년 11월 A매치 이후 출전이 없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천은 지난 2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32라운드 맞대결에서 박동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김천은 12경기 연속(9승 3무) 무패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2위 FC안양과의 격차는 8점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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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3, 4차전을 위해 국가대표팀으로 합류하는 정승현도 이번 승리로 마음의 짐을 덜게 되었다. 경기 후 만난 정승현은 “팀이 무패 행진 중이었고 안산전은 우승을 위해 중요한 경기였다. 선수들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점이 승리의 요인이다. 특히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승리를 거두면서 대표팀에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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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전은 김천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무승부시 2위와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었고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안양과 만나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또 안양전부터는 김천의 국가대표 4인방이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더 컸다. 

김천 정승현 골 승리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은 “정말 안산전을 이기지 못했으면 승점 차가 좁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2위 안양을 의식하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기에만 집중하려 했다. 만일 패하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즐겁고 간절하게 시즌을 마무리하자는 점에 목표를 두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김천에서 주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다양한 센터백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팀에서 본인이 맡는 역할이 무엇인지 묻자 “감독님께서는 내가 팀의 중심을 잡아 주길 원하셨다. 그래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였고 축구 실력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 잡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러나 팀에 훌륭한 수비수들이 많아 큰 역할이나 비중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라운드 내에서는 당연히 선후임 관계가 없지만 때론 너무 열정적으로 수비 라인을 조율하거나 동료에게 채찍질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거 일본이나 울산에 있을 때부터 경기장에서 이기겠다는 집념이 강해 선후배 상관없이 쓴소리를 했다. 경기 시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유럽의 선수들도 대부분 그렇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는 나같은 선수와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한 뒤 “선임이나 형들에게도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팀이 이기기 위해선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때론 경기 중에 싸울 때도 있었지만 경기가 끝나면 포옹하고 화해한다. 또 내가 밖에 나가면 잘하는 스타일이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정승현 김천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자주 대표팀에 승선 되었지만 정작 출전 기회는 많이 잡지 못했다. 그의 A매치 마지막 출전은 2018년 11월 20일 우즈베키스탄전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쉽지 않냐고 묻자 “대표팀에 나보다 훌륭한 선수가 더 많아 경기를 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 누군가 주목을 받는다면 누군가는 뒤를 받쳐 주어야 한다. 항상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이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또 헌신도 필요하다”라며 겸손히 답했다. 

자신의 어떤 장점 때문에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 되는 것 같냐고 하자 “한 가지만이 아니라 여러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력도 많이 했다. 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수비수가 되고 싶다. 특히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보누치나 스페인의 세르히오 라모스를 좋아해서 이들처럼 되려고 많이 노력하고 따라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장점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며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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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대표팀에서 어떤 훈련을 진행하고 있을까? 정승현은 “우선 수비 라인에 변화가 없는 이유는 김민재-김영권처럼 훌륭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김민재와 친하고 축구 후배지만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 큰 훈련이 된다. 손흥민, 황의조 등과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트레이닝이다”라며 많은 배움이 된다고 했다. 

최근에는 박지수와 함께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줄곧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승현은 이 점에 대해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뛰어본 적은 있지만 소속팀이 같았던 적은 없었다. 이번에 김천에서 함께 뛰어보니 즐겁다. 개인적으로 내가 라모스를 좋아하는데 박지수 선수는 라파엘 바란을 좋아한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며 그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경기에 임한다”라며 웃었다. 

정승현 김천한국프로축구연맹

앞서 말한 것처럼 정승현은 평소 장난기가 많다. 입대 후 곧장 올림픽 대표로 차출된 박지수에게 올림픽을 다녀온 후 따로 해준 말이 있었는지 묻자 의외로 진중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난 솔직히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것이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도 2016 리우 올림픽을 겪어보았다. 우리가 아시아에서는 잘해도 세계적인 무대에서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탈락 후 박지수 선수가 아쉬워하는 눈치 길래 그냥 덤덤하게 위로해 주었다”라고 했다. 

그래도 진중할 때는 진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찰나, 김태완 감독이 뒤에서 흐뭇한 미소로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을 보니 그의 진중한 답변이 이해가 되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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