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올리비에 지루가 AC 밀란의 새로운 9번으로 낙점됐다.
밀란은 17일(현지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지루 영입 소식을 알렸다. 2012년 아스널 입성 후 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지루다. 그렇게 지루는 이제 런던이 아닌 밀라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로테이션이 가능한 공격수 물색에 나선 밀란 입장에서 지루는 여러모로 이상적인 영입이라는 평이다. 다만 지루가 새롭게 배정받은 등번호 9번이 조금은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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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9번은 해당 팀 에이스 공격수를 상징한다. 밀란만 해도 과거에는 인자기와 조지 웨아 그리고 마르코 판 바스턴이 팀의 9번으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2006/2007시즌 중 밀란으로 이적한 '9번'의 상징 호나우두는 인자기에 밀려 등번호 99번을 선택할 정도였다.
GOAL다만 인자기 이후 9번만 달면 선수들이 초라해졌다. 2011/2012시즌 인자기가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후 총 10명의 선수가 밀란 9번을 달았지만, 하나같이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가동하지 못했다.
시작은 파투였다. 밀란의 7번이었던 파투는 인자기 은퇴 이후 9번을 달았지만,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등번호 7번을 달았을 때만 해도 소년가장으로 불리며 밀란 공격의 핵심 자원 중 하나였지만, 9번을 단 이후 파투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정확히는 부상으로 대부분 경기를 결장했다.
파투 뒤를 이은 선수는 마트리였다. 2013/2014시즌 알레그리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밀란으로 돌아온 유스 출신 공격수 마트리는 세리에A에서 15경기에 나와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마트리 이후 공격수는 페르난도 토레스였다. 인자기 감독이 직접 토레스를 데려왔지만,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토레스는 다르다'는 공식이 무너졌다. 10경기에서 그가 가동한 골은 1골이 전부였고, 반 시즌 만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활했다. 그다음은 마티아 데스트로다. 당시만 해도 데스트로는 세리에A를 빛낼 영건 공격수 중 하나였지만, 밀란 입성 후 후반기 15경기에서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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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밀란 9번 공격수 잔혹사는 계속됐다. 루이스 아드리아누가 영입됐지만, 4골이 전부였고, 페루 대표팀 공격수 라파둘라가 27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인자기 이후 밀란 9번 선수 중 최다 득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는 안드레 실바가 밀란 9번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최근 라이프치히에 입성한 실바지만 밀란 시절 그는 세리에A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 다음 선수는 조금 안타까운 사례다(?) 2018년 여름 곤살로 이과인이 팀에 합류하면서 드디어 9번의 저주가 깨지는 듯 보였다. 클래스 있는 공격수 이과인도 마찬가지였다. 15경기에서 6골을 넣은 게 전부였다. 반 시즌 만에 이과인은 밀란이 완전 이적 의사를 철회하면서 첼시로 떠났다.
이과인 바통을 이어받은 선수는 피옹테크다. 한때 세리에A 깜짝 스타로 불렸던 피옹테크는 밀란 입성 첫 시즌에는 등번호 19번과 함께 새로운 킬러 탄생을 예고했지만, 등번호 9번을 단 2019/2020시즌에는 4골만 넣는 데 그쳤다. 그렇게 피옹테크는 헤르타 베를린으로 떠났고, 밀란은 노장 공격수 이브라히모비치를 재영입했다.
가장 최근 9번 공격수는 만주키치였다. 단기 계약으로 밀란 유니폼을 입은 만주키치의 경우, 정확히는 백업 공격수 자원으로 밀란에 입성했다. 그러나 정말 소리 없이 시즌 후 팀을 떠났다. 밀란 유니폼을 입은 이후 만주키치는 10경기(총 205분)를 소화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AC Milan그렇게 돌고 돌아 이제는 지루 차례다. 밀란이 지루에 바라는 건 포스트 플레이 그리고 이브라히모비치의 적절한 체력 안배다. 적지 않은 나이는 걸림돌이지만, 한 방이 있는 선수인 만큼 밀란 9번 잔혹사를 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2011/2012시즌 필리포 인자기 이적 후 밀란 등번호 9번 기록(세리에A 기준)
알렉산드레 파투(0골) - 알레산드로 마트리(1골) - 페르난도 토레스(1골) - 마티아 데스트로(3골) - 루이스 아드리아누(4골) - 잔루카 라파둘라(8골) - 안드레 실바(2골) - 곤살로 이과인(6골) - 크지슈토프 피옹테크(4골) - 마리오 만주키치(0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