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가 키운 송범근, 프로 가려면 군입대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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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문전을 지키는 수문장 송범근. 군경팀 상주 상무 유스 출신인 그는 프로에 가려면 강제 입대해야 할까?

[골닷컴] 서호정 기자 = 45년 전 한국 축구 최전방에는 차범근이 있었다. 19살의 차범근은 1972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현 AFC U-19 챔피언십)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두각을 나타냈고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2017년, U-20 대표팀의 최후방에는 ‘또 다른 붐’ 송범근이 있다. 차범근의 팬이었던 아버지가 그와 같은 축구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붙인 이름 범근. 그래서 팀 내,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의 별명도 ‘송붐’이다. 

194cm의 큰 체구에도 정확한 판단력과 좋은 반응력을 보여주는 송범근은 U-20 월드컵을 치르는 신태용호의 든든한 수문장이다. 예측불허의 기니, 개인 기술이 탁월했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방쇼를 펼치며 진가를 발휘했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는 흥겨운 노래를 담당하는 DJ 송붐으로 변신한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도 송범근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의 폴 심슨 감독은 송범근의 활약을 주목하며 “골키퍼를 많이 괴롭히겠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그 소식을 들은 송범근은 “괴롭힐 수 있으면 괴롭혀 보라”고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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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고 유쾌한 선수지만 선수로서의 성장기에는 시련도 있었다. 신용산초등학교에서 축구를 시작해 골키퍼로 자라 온 그는 수원 삼성의 유스팀인 매탄중학교로 진학했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실력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아 팀을 나와야 했다. 이후 세일중학교로 전학을 간 그는 프로 산하의 유스팀에서 안정적으로 축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중학교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그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때 창단 2년 차이던 상주 상무의 유스팀인 용운고가 관심을 보였다. 송범근은 고민 없이 용운고로 향했다. 

잠시 멈춰 있던 송범근의 잠재력은 용운고에서 폭발했다. 전우근 감독의 지도와 꾸준한 경기 출전을 거듭하며 든든한 존재감을 꽃피웠다. 청소년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현 U-20 월드컵의 출발점이었던 안익수 감독 체제부터 꾸준히 선발됐다. 지난해에는 고려대에 진학해 1학년임에도 주전으로 뛰며 U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Song Bum-keun

이번 대회를 통해 빛난 송범근의 활약으로 프로에서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송범근 현재 상주 상무의 우선지명을 받은 선수라는 사실이다. 용운고 졸업 당시 우선 지명을 받고 고려대로 진학했다. 

상주 상무는 상주시와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연계한 군경팀이다. 프로축구연맹이 군경팀 역시 유스 시스템을 갖출 것을 의무조항을 걸었다. 상주의 경우 용운고에 많은 지원을 하며 애정을 기울였다. 송범근이라는 작품을 배출했고 지난 2월 U-18 대표팀에도 2명의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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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우선지명을 행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군경팀 입단 조건은 병역의무 수행을 위해 입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선지명권 행사를 위해 선수의 입대를 강요할 수도 없다. 송범근이 K리그에서 뛰려면 입대해야 하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광주FC나 안산 그리너스처럼 군경팀을 연고로 삼았던 도시에서 시민구단을 창단하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상주시 입장에서는 그 역시 쉽지 않다. 송범근도 아직은 자신의 향후 진로보다는 U-20 월드컵에서의 성공에 전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한국의 특수 상황 때문에 프로에 군경팀이 존재한다. 하지만 풀뿌리 축구의 발전을 위해 유스 시스템은 의무화하고 있다. 상주의 경우는 군경팀임에도 유스에 좋은 투자를 한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현재 우선지명은 대학 3학년까지 권리가 적용된다. 송범근의 경우 3학년을 마치고 K리그로 진출하겠다고 하면 우선지명과 상관 없이 입단할 수 있다. 만일 상주 구단에서 허락을 한다면 2학년을 마치고도 다른 팀과 계약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상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키운 선수를 다른 팀에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군경팀이 한국 축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또 다른 역할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만 하다. 송범근의 꿈은 유럽 주요 리그에 진출하는 첫번째 한국인 골키퍼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이 이뤄진다면 송범근과 상주 상무, 용운고 모두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며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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