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한때 스페인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불렸던 브리안 힐(23·토트넘)이 네덜란드 명문 구단인 페예노르트의 제안을 받았다. 토트넘 이적 후 커리어가 하락한 힐은 반전을 이루기 위해 이번 여름 토트넘을 완전히 떠나고 싶어 한다. 토트넘이 페예노르트의 제안을 수락하면 힐은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네덜란드로 향할 수 있다.
네덜란드 매체 ‘1908.NL’은 11일(한국시간) “지난겨울 힐에게 구체적인 관심을 보였던 페예노르트가 다시 영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힐을 영입하기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건넸다”라며 “선수의 요구가 높아 거래가 성공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토트넘이 힐을 내보내려는 움직임이 지난 몇 달 동안 계속됐다”라고 보도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58·호주) 감독이 팀에 부임한 뒤 토트넘은 공격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 감독 시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손흥민(31)을 비롯해 히샬리송(26), 데얀 쿨루셉스키(23) 등 기존 공격 자원들의 공격 포인트가 공격적인 전술 아래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새롭게 합류한 브레넌 존슨(22)과 티모 베르너(28) 역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지난 시즌 세비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힐도 새 감독 아래서 반전을 기약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힐의 성실한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고, 새 시즌 중용할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힐은 프리시즌을 앞두고 허리 부상을 입으며 팀과 함께 호주로 향하지 못했다. 이어 시즌 개막 직전에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계속된 불운 속 지난해 10월 경기장으로 돌아온 힐은 복귀해서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 시즌 공식전 11경기에서 아무런 공격 포인트 없이 떠돌았고, 선발 출전해도 가장 먼저 교체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의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이며 전반전 직후 교체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에는 교체로 간간이 모습을 비출 뿐이었다.
많은 선수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환한 미소를 띠었지만, 힐의 상황을 달라지지 않았다. 힐의 최대 장점인 드리블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좀처럼 통하지 않았고, 빈약한 그의 피지컬은 강인한 수비수들과 경합을 펼치기엔 무리였다.
또한 힐은 자신감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로 비판을 받았다. 맨시티와의 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힐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달할 타이밍을 놓쳤고, 기회가 날아간 손흥민은 힐에게 다가와 열띤 이야기를 펼쳤다. 이후에도 힐은 주변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손흥민이 경기장에서 화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토트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힐은 이적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힐은 지난 1월 임대로 팀을 떠날 생각이 없어 여러 제안을 거부했다. 여름에도 같은 계획을 세웠다. 토트넘에 집중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겸비한 영구 이적을 원한다”라고 힐의 입장을 밝혔다.
토트넘은 힐을 영입할 당시 세비야에 2,500만 유로(약 367억 원)와 에릭 라멜라(32)를 함께 건네는 출혈을 감수했다. 그러나 현재 힐의 가치는 1,600만 유로(약 235억 원)로 크게 떨어졌다. 토트넘에 입단한 지 3년이 흘렀음에도 공식전 42경기에서 도움 2개만 기록했을 뿐, 데뷔골을 넣지 못했다. 기대주였던 힐은 토트넘 역사상 최악의 영입 중 하나로 전락하며 북런던 생활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