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 PSVGetty

PSV 우승시킨 코쿠 감독, 그 시절 박지성의 친구들은?(영상)

[골닷컴] 서호정 기자 = PSV 아인트호벤이 3경기를 남겨 놓고 통산 24번째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새벽 홈구장인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위 아약스와의 맞대결에서 3-0으로 승리한 PSV는 승점 차를 10점으로 벌려 남은 3경기에 관계 없이 조기 우승에 성공했다. 

최대 라이벌을 완파하며 확정 지은 우승에 경기장은 잔치 분위기로 바뀌었다.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트리며 환호하는 사이로 익숙한 인물이 보였다. 필립 코쿠 감독이었다. 네덜란드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그는 국내 팬들에게는 선수 생활 말년 박지성과 함께 PSV에서 뛰며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것으로 더 기억된다. 

그들이 함께 한 2004-05시즌은 PSV에게 기념비적인 시즌이다. 그 해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한 PSV는 그 기세로 에레디비지에 4연패를 달성하며 황금기를 열었다. 코쿠 감독은 그 황금기를 재현하고 있다. 2013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2014-15, 2015-16시즌 연속 우승에 이어 감독 커리어의 세번째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감독 코쿠의 성공은 국내 팬들에게 잠 못드는 새벽을 선사한 2005년 5월로 이어진다. 당시 PSV는 모나코, 리옹을 연파하고 4강에 올라 당대 최강의 팀이던 밀란과 격돌했다. 산시로에서 0-2로 패한 PSV는 필립스 스티디움으로 돌아와 전반 9분 만에 박지성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20분 터진 코쿠의 골로 양팀의 조건은 동등해졌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암브로시니의 골로 밀란은 유리해졌다. 곧바로 코쿠의 골이 터졌지만 PSV는 3-1로 이기고도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결승행에 실패했다. 

당시 박지성과 함께 명승부에 나섰던 PSV의 동료들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선발라인업을 기준으로 박지성의 친구들의 현재를 살펴봤다. 

에우렐류 고메스
크루제이루에서의 활약으로 PSV의 눈에 든 그는 에레디비지에서 보기 드문 남미 골키퍼가 됐다.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한 선방쇼로 PSV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끈 그는 리그 4연패를 달성한 뒤 2008년 토트넘으로 이적,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토트넘의 기대가 컸지만 잦은 부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며 실수를 연발했다. 결국 토트넘은 노장 골키퍼 브래드 프리델을 긴급 수혈했고, 2012년 여름에는 위고 로리스를 영입했다. 자리를 잃은 고메스는 호펜하임 임대 등으로 반전을 꾀했지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계약 만료와 함께 토트넘을 떠났다. 그가 향한 곳은 2부 리그의 왓포드였는데 그 곳에서 부활을 시작했다. 왓포드를 승격으로 이끈 고메스의 선방쇼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이어졌다. 최근에는 은퇴를 고민 중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영표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박지성과 함께 PSV에 입단한 이영표는 빠르게 자신의 경쟁력을 보였고 2년 차이던 2003-04시즌에는 주전이 됐다. 2004-05시즌의 이영표는 뛰어난 수비력에 헛다리짚기로 대표되는 특유의 공격 가담으로 유럽 최고 수준의 풀백임을 증명했고, 200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3년 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활약한 그는 이후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알 힐랄을 거쳐 2012년부터 2년 간 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뛴 뒤 현역 은퇴를 했다. 현재는 축구 행정가를 준비하며 KBS의 축구 해설자이자 문어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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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브라질 탱크. 알렉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바위 같은 체격 조건을 이용한 수비와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초강력 프리킥이다. 사실 알렉스는 첼시가 먼저 브라질의 명문 산투스로부터 영입했지만 취업 비자 문제로 비밀리에 PSV로 임대된 상태였다. 3년 간 PSV에 뛴 그가 첼시가 원소속팀이라는 게 알려진 것은 2년차 즈음이었다. 수비 자원 확보가 절실하던 첼시는 2007년 여름 알렉스를 스탬포드 브리지로 불렀고 2008-09시즌까지는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후 경쟁에서 밀린 그는 2011-12시즌 중 PSG로 이적했고, 2014년 여름 AC밀란으로 팀을 옮겼다. 선수 생활 말년에 지속된 무릎 부상으로 2016년 여름 은퇴를 선언했다.

빌프레드 보우마
180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운동 능력이 좋아 센터백과 왼쪽 풀백을 모두 소화한 전천후 수비수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묘한 안정감을 줬다. 2005년 여름 애스턴빌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해 꾸준한 활약을 했는데, 최고의 시즌이었던 2007-08시즌을 마치고 프리 시즌 중 치른 UEFA 인터토토컵에서 발목이 완전히 골절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그 여파로 2008-09, 2009-10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그대로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 PSV로 돌아와 수비의 리더로 활약해준 그는 2013년 은퇴했다.

마르크 판 보멀
PSV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 간 선수 중 한명. 강력한 힘과 수비로 중원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2005년 여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지만 동료들과 불화를 겪으며 1년 만에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바이에른 최초의 외국인 주장을 맡으며 팀의 리더가 된 그는 5년 간 시즌 더블을 두 차례 경험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에 기여하며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바이에른의 젊은 미드필더들에 밀린 그는 AC밀란으로 이적해 1년 반을 뛴 뒤 PSV로 돌아와 커리어를 마감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였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사위로도 유명한데, 현재는 호주 대표팀 단기 감독을 맡은 장인어른을 수석코치로 보좌하고 있다.

필립 코쿠
한 시대를 풍미한 멀티 플레이어이자 축구 IQ가 높았던 선수. 바르셀로나에서 PSV로 돌아와 마지막 헌신을 한 그는 UAE의 알 자지라에서 1년을 뛰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 뒤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로 합류해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코쿠는 2012년 감독대행으로 PSV 사령탑에 올랐다. 박지성이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2013-14시즌)을 임대 신분으로 PSV에서 보낸 결정적 이유도 코쿠 감독 때문이었다. 2014-15시즌과 2015-16시즌 2연속 에레디비지에 제패를 한 그는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에게 내 준 우승을 다시 갖고 왔다. 

박지성
21세기 아시아 축구 최고의 영웅인 박지성은 고난을 딛고 PSV에서 성공을 하며 유럽에서 롱런할 발판을 마련했다. 2005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은 박지성 시대를 여는 또 한번의 출발이었다.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아시아 선수가 살아남기 힘들 거라는 전망과 달리 박지성은 자신만의 가치를 계속 어필하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가장 믿는 선수 중 하나가 됐다. 맨유에서 7시즌 동안 205경기에 나선 그는 선수 생활 말년을 QPR과 PSV에서 보냈다. 현재는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자 JS파운데이션의 이사로서 활동 중이다. 18일에는 그의 이름을 딴 JS컵 U-19 국제 청소년 축구 대회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얀 베네호어 오브 헤셀링크
191cm의 장신 공격수인 헤셀링크는 케즈만이 떠난 뒤 유연한 포스트 플레이와 위력적인 헤딩으로 PSV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폭발적인 득점력은 없지만 꾸준한 선수였다. 2006년 셀틱으로 이적해 두 차례 리그 우승에 공헌한 그는 2009-10시즌에는 헐 시티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무대도 밟았다. 하지만 네덜란드, 스코틀랜드에서의 득점력은 재현되지 않았고 오스트리아의 라피드 빈을 그쳐 2011-12시즌을 PSV로 돌아와 보낸 뒤 은퇴했다. 그의 이름은 독특한데 17세기에 베네호어와 헤셀링크 가문이 결혼을 하면서 두 성씨를 함께 쓰기로 해 네덜란드어 of(영어 or에 준하는 뜻)가 들어갔다. 즉, 그의 이름은 얀이고 성은 베네호어 또는 헤셀링크다. 

요한 보겔
화려하진 않지만 필드 위에서 살림꾼 역할을 했던 미드필더다. PSV에서의 성공을 인정 받아 AC밀란으로 옮겨갔지만 큰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그 뒤 1년 단위로 레알 베티스, 블랙번 로버스를 거치며 빅리그를 경험했지만 저니맨 신세가 됐다. 블랙번에서의 실패 후 은퇴를 발표했던 보겔은 2012년 1월 현역 복귀를 발표하며 친정팀인 그라스호퍼로 돌아왔지만 3경기를 뛰는 데 그치며 두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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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루시우스
수비 포지션에서 전천후였던 루시우스는 그 시즌에는 오른쪽 풀백을 주로 봤다. 당시 멤버 중 가장 평범한 선수 생활을 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까지 선발된 그 시즌이 그의 황금기. 이후 그는 라이벌 팀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지만 당시의 폐에노르트는 암흑기. 주장을 맡기도 했지만 2009년 여름 계약 연장 없이 떠나. 그 뒤 흐로닝언, 덴 보쉬와 2부 리그 팀을 전전하다 아마추어 팀에서 마무리했다.

헤페르손 파르판
PSV 스카우트 팀이 발견한 또 하나의 보물. 20세의 나이로 2004년 여름 PSV에 합류한 파르판은 빠른 침투와 정확한 킥으로 로번의 빈 자리를 메웠다. PSV의 에레디비지에 4연패에 공헌한 그는 2008년 여름 샬케04로 이적해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이후 알 자지라를 거쳐 현재는 러시아의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에서 뛰는 중이다. 귀여운 외모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파올로 게레로와 함께 페루 대표팀의 최고참이자 정신적 지주다. 오는 6월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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