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LA FC)로 이적, 3개월 동안 뜨거운 활약을 펼쳤던 ‘손세이셔널’ 손흥민(33)이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MLS 사무국은 2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 MLS 신인왕 후보를 공개했다. 손흥민과 함께 필립 진커나겔(시카고 파이어), 안데르스 드레이어(샌디에이고 FC)가 후보로 선정됐다. 규정에 따르면 이 가운데서 미디어, 선수, 구단 스태프 투표 총합 최고점을 받은 선수가 신인왕을 수상한다.
손흥민이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건, MLS의 경우 손흥민이 과거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는 신인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나 EPL의 경우 시즌 시작일을 기준으로 만 23세 이하여야 하고, 이전에 프로 경험이 없는 선수를 신인으로 정의한다.
반면 MLS는 나이 상관없이 해당년에 처음 데뷔한 선수를 신인으로 정의한다. 이전에 프로 경험이 있어도 신인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서 최소 500분 이상 출전하면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실제 2018년 LA 갤럭시에 입단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은퇴)는 그해 신인왕 후보에 올랐고 최종 수상자가 됐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8월 토트넘을 떠나 LA FC로 이적,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LA FC에 따르면 손흥민은 오는 2027년까지 지명 선수로 계약했으며, 연장 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2650만 달러(약 379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다.
“LA FC에 오게 돼서 기쁘다”면서 “단순히 놀러 오거나 쉬러 온 게 아니라, 우승을 위해서 왔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을 전한 손흥민은 그 약속을 지켰다. 10경기 동안 9골·3도움을 기록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활약상 속 LA FC는 MLS컵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의 유니폼은 그가 이적한 지 한 달 만에 거의 15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7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MLS에 입성한 후 한 달 동안 판매된 50만장보다 무려 3배가 많은 수치다. 손흥민이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또 손흥민이 합류한 이후 LA FC의 유튜브(22만 명)와 X(구 트위터·34만 명), 인스타그램(129만 명)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는 급증했고, 구글 트렌드 분석에선 손흥민이 합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자릿수에 머물던 LA FC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치인 100을 찍었다. 8월 한 달 구단 콘텐츠 조회수는 340억회에 달했다.
그뿐 아니라 LA 한인타운엔 손흥민을 그린 대형 벽화가 등장했고,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 LA FC 한인 서포터스 그룹인 타이거 SG의 멤버 마이크 미키타는 인터뷰를 통해 “요새 동네를 지나다니다 보면 어른들도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손흥민이 신인왕 후보에 오르더라도 수상 가능성이 크진 않을 거로 보인다. 올해 시카고 파이어에 입단한 싱케르나겔이 32경기 동안 15골·12도움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쳐 유력한 수상자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예상을 뒤집고 만약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MLS 역사상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수상자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