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LA FC)로 이적한 후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한 손흥민(33)이 내달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MLS 31라운드 샌디에이고 FC를 상대로 홈 데뷔전을 앞둔 가운데 “MLS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방송사 ABC의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에서는 축구가 최고의 스포츠다. 마치 그들에겐 스포츠가 아니라 문화 같다”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보낸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미국에서는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를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가 있다”면서 “나는 MLS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LA FC 유니폼을 입으면서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LA FC에 따르면 손흥민은 오는 2027년까지 지명 선수로 계약을 맺었으며, 2028년과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 LA 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로 2650만 달러(약 368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다.
이적과 동시에 곧바로 입단식을 가진 손흥민은 “LA는 정말 멋진 도시고, 이곳에 오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 후 “단순히 LA에 놀러 오거나 쉬러 온 게 아니라, 우승을 위해서 왔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고,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 또 언젠간 떠날 때 레전드로 불리면서 떠나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LA FC 입단한 손흥민은 벌써 3경기를 치르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적 3일 만인 10일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후반 16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그는 페널티킥(PK)을 얻어내 무승부를 견인했다.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 24일 FC 댈러스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는 동안 각각 도움과 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뉴잉글랜드전과 댈러스전 연속 MLS 사무국 선정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최우수선수)’와 ‘팀 오브 더 매치데이(이주의 팀)’에 뽑혀 겹경사를 누렸고, 또 댈러스전 당시 환상적인 프리킥골은 ‘골 오브 더 매치데이(이주의 골)’에 선정됐다. LA FC 입단한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 5번째 개인 수상 영예를 떠안은 것이다.
또 엄청난 마케킹 효과도 가져왔다. 실제 존 소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은 앞서 15일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손흥민의 유니폼은 지난 한 주간 전 세계 모든 종목에 걸쳐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주장했다. 그뿐 아니라 LA FC 티켓 가격이 크게 올랐고, 구단 콘텐츠 조회수는 594%, 언론 보도 횟수는 289% 급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 수도 2배 이상 늘었다.
LA 한인타운엔 손흥민을 그린 대형 벽화가 등장했고,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늘어났다. LA FC 한인 서포터스 그룹인 타이거 SG의 멤버 마이크 미키타는 LA FC 특집 인터뷰를 통해 “요새 동네를 지나다니다 보면 어른들도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볼 수 있다”면서 “지난번 단체 관람 때도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았다”고 밝혔다.
날이 갈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관심에 자연스레 부담될 법한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긴장은 좋은 것이다. 행복과 미소를 준다”면서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하다. 모두가 내 이름이나 유니폼을 찾는 사실에 고맙고, 당연히 팀과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