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구단에게 진정한 ‘투자’의 의미는? [최호영의 축구행정]

[골닷컴] 일반적으로 축구팬들은 K리그 구단들이 비싼 돈을 주고 선수를 영입하면 투자라고 인식한다. 그렇지 못하면, 투자를 하지 않는 인색한 구단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과연 축구 구단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투자는 무엇일까?

먼저 투자의 정의를 한번 살펴보자. 캠브리지 사전을 보면, 투자는 영어로 investment라는 단어이고, 사전적인 의미는 “이익 혹은 이점 (우선권 등) 돈, 노력, 시간 등을 얻기 위해 돈 노력 시간 등을 기여하는 행위”, “이익을 얻기 위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구매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자 관련 웹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에서 투자(investment)를 확인해보았다. 투자란 수익 혹은 가치 상승을 위해 자산 혹은 아이템을 취득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의미로 ‘오늘 당장 소비할 것이 아닌 미래에 부를 만들어줄 유무형의 다양한 형태의 상품의 구매하는 것’이고, 재무적인 의미로는 ‘미래 수익이 될 수 있는 혹은 지금보다 비싼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화폐성 자산을 구매하는 것’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비싼 연봉과 이적료의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K리그 구단에게 투자가 될까? 현재 K리그 환경에서는 비싼 선수를 데려온다고 해서 해당 구단에 수익을 보장해 주긴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단 입장에선 연봉이 비싼 선수가 입단해 경기에 출전했을 때, 그 경기를 보러 구름 관중이 높은 가격의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그래야 해당 선수의 연봉을 부담하거나 상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대구FC를 제외하고 매 경기 만원 관중을 만들어낼 축구단은 없다. 그 마저도 티켓 단가가 평균 1만원이고 경기장이 1만석이니, 공제 전 수입이 1억원 정도 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2019년 시즌에 홈경기가 16경기였으므로, 전 경기 매진된다 하더라도 연간 티켓 판매 매출은 16억원이다. 그 돈으로 선수 몇 명 연봉 충당 가능하겠는가? 참고로 K리그는 최소 100억 이상을 지출해야 1년 간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둘째, 보통 유럽 및 남미에서는 인기가 많고 연봉이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면, 다양한 머천다이즈(MD) 상품을 판매해 그들에게 들어간 연봉 및 이적료 지출을 극복한다. 유니폼 판매도 머천다이즈 매출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관련 상품의 시장 자체가 이미 크게 형성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반면 K리그에서는 해당 선수의 유니폼 및 관련 상품의 판매를 통해 선수 인건비를 충당하게끔 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셋째, 비싸게 영입한 선수의 가치를 높여 더 비싸게 판매해 이적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가 맞다. 그러나 커리어 정점에 있는 비싼 선수(외국인 포함)가 K리그에 오는 것은 빈번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커리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이른바 나이가 좀 있는 선수들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비싼 선수의 기준이다. 이런 선수가 일정 기간 활약 후 더 비싼 몸값으로 이적하는 일은 흔치 않다.

결국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몸값 높은 유명 선수를 데려오는 게 투자’라는 개념은 K리그의 현실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럼 지금 단계에 한국 축구의 투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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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많은 유소년 선수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그 선수들 중에 재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스템 정비하는 것이 중요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진 지도자 교육을 도입해 질적 향상을 꾀하고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또, 상업 시설을 잘 갖춘 경기장을 통해 만원 관중을 이끌어 내고, 미래를 위한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설 및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투자이다. 대구FC의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접근성 뛰어난 DGB대구은행파크에 상시 운영할 수 있는 상업 시설을 갖추어 축구팬 및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구단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수 스카우트 시스템 개발도 투자라 볼 수 있다. 재능 있는 선수를 저렴하게 영입하고, 경기 출전을 통해 성정시킨 후 큰 이적료 수입을 남기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 경남FC의 말컹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우리 실정에 맞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스카우트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의 투자가 선행되어야 우리가 흔히 보는 유럽 축구계처럼 ‘비싼 선수 영입이 곧 투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K리그 상황에서는 아무리 비싼 선수를 영입한다 해도, 그것은 투자라기 보다 구단의 사회공헌 정도의 개념으로 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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