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점유율은 승리를 보장하는가? [정영환의 풋볼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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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원FC의 전력 분석관을 맡고 있는 축구 지도자 정영환 코치가 골닷컴을 통해 옵타(OPTA)의 데이터와 자료를 활용한 K리그 분석, 그리고 한국 축구 전반에 관한 글을 전한다.

[골닷컴]  현재 강원FC의 전력 분석관을 맡고 있는 축구 지도자 정영환 코치가 골닷컴을 통해 옵타(OPTA)의 데이터와 자료를 활용한 K리그 분석, 그리고 한국 축구 전반에 관한 글을 전한다.

# 점유율 시대는 정말로 막이 내려 가고 있는가?
최근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TSG(테크니컬 스터디 그룹)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리포트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경향 중 한가지로 점유율은 성적과 무관하다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그 동안 세계축구는 스페인과 바르셀로나, 그리고 독일로 이어지는 점유율 축구의 시대가 이어졌으며, 현재까지도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첼시의 사리 감독 등 공을 오랜 시간 소유하고 점유하는 축구가 이어지고 있고, 이는 많은 지도자들과 선수들에게 그들의 축구를 동경하고 따라 하고 싶은 열망을 가지게 헤왔다. 마치 ‘점유율=승리’ 라는 공식처럼 말이다. 

정영환 칼럼 자료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 리포트에 따르면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스페인(69%), 2위를 기록한 독일(67%)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반면,  프랑스는 점유율 48%로 전체 19위를 기록하였지만 월드컵에서 당당히 승자가 되었다. 이제 세계 축구는 단순한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게 변화되고 있으며, 파이널 서드 점유율, 상대 진영 점유율 등 좀 더 세분화된 수치를 통해 분석되고 있다.

그럼 정말로 점유율 시대는 막이 내려가고 있을까? 월드컵은 단기간 이뤄지는 대회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16강 부터는 토너먼트 형태로 경기가 진행 되기 때문에 한 경기의 결과로 모든 승부가 결정 난다. 하지만 리그는 1년 동안 수십 경기를 해야 하며, 한 팀과 두 번, 세 번 맞대결을 펼치게 되는 기나긴 레이스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한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며 우승한 것처럼 리그에서는 점유율이 승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K리그에서는 점유율과 승리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점유율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해야 될 지 살펴보자.

# 2018 K리그 우승팀인 전북은 점유율에서 5위를 기록했다.
옵타(OPTA)의 데이터에 따르면K리그에서 지난 1R부터 34R까지 단순 점유율 순위는 아래 표와 같다. 수원이 53.7%로 1위를 기록하였고, 반면 2018 시즌 압도적인 기록으로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하기도 전에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전북은 51.09%로 5위에 랭크 되었다. 참고로 지난 17-18시즌  EPL 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의 평균 점유율은 71.2%였고, 이는 역대 EPL 우승팀 중 평균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엄청난 수치다. 그렇다면, 전북이 점유율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하였으니 K리그에서 점유율은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가? 

정영환 칼럼 자료

그럼 이제 우리는 상위 스플릿에 올라온 6개팀(전북,경남,울산,포항,수원,제주)의 점유율을 살펴 보도록 하자. 이번 시즌 단순 점유율 순위에서 상위 기록  6개팀 중 4개팀인 수원, 포항, 울산, 전북이 상위 스플릿에 포함된 팀이다. 반면 경남은 2위로 상위 스플릿에 합류하였지만, 점유율은 44.7%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대구보다 한 계단 위에 있을 뿐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 “K리그에서 점유율은 우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유율이 높은 팀은 상위 스플릿에 진출할 확률이 높다”.

# 패스 & 점유율
흔히 우리는 패스와 점유율을 동등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패스를 많이 하면 점유율이 높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승리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면 정말 패스는 점유율과 상관 관계가 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가 정답이다. 패스를 많이 하는 팀은 점유율도 대체적으로 높게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서 잘못된 해석을 하면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진영에서 중앙수비수 2명이 상대에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주고 받는  패스도 패스 횟수에 포함이 되고, 패스 성공률에도 영향을 끼친다. 공을 소유하고 있기에 당연히 점유율도 높게 올라간다. 하지만 이러한 패스와 점유가 과연 공격에 효율적이고 승리를 보장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대목에서는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전북은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도 우승을 하였으며, 전북의 패스 시도는 12개팀 중 8위에 랭크 되어있으며, 패스 성공률은 무려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식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K리그 우승팀인 전북과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상위권 팀들은 과연 어떤 데이터가 높게 나왔을까?

필자는 두개의 핵심적인 수치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시도 횟수(Passes Opp Half)’ 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격 1/3지역, 즉 ‘파이널 써드로 마무리 되는 패스 시도 횟수(Passes Into Final Third)’다.

정영환 칼럼 자료

이 두 개의 기록은 다음 표와 같다. 점유율, 패스시도, 패스 성공률 등 기본적인 패스 수치에서 최상위권에 랭크 되지 못했던 전북은 이 두 개의 데이터에서는 모두 1위를 기록하였다.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횟수는 9615개로 1위를 하였으며, 파이널 써드로 향한 패스 또한 2628개로 1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두 개의 기록 모두 전북, 수원, 포항, 울산, 제주가 6위 안에 모두 위치하면서, 상위 스플릿 진출팀  6개 팀 중 5개 팀이 이 부분에서 높은 기록을 보여주었다. 유일하게 상위 6개 팀에 랭크 되지 못한 경남은, 팀 색깔이 패스플레이를 통한 경기보단 카운터 어택과 빠르고 직선적인 플레이를 주로 보여준 팀 스타일을 생각해볼 때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 리그에서 점유율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서 점유하는지가 핵심이다.
오늘 우리는 K리그에서의 점유율과 패스에 대해 데이터로 살펴보았다. 단순 점유율과 패스로만 살펴보면 전북의 순위가  높지 않지만, 상대진영에서의 패스 횟수, 그리고 파이널 써드로 마무리 된 패스 횟수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보여주며, 어떤 데이터가 높아야 K리그에서 우승 또는 상위권에 랭크 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는 단순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K리그 팀들도 점유율과 패스 숫자 보단 어느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인지, 그리고 상대의  골문을 공략하기 위해서 파이널 써드로 향하는 패스를 어떻게 하면 늘리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지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점유율 시대는 막이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단순한 점유율이 아닌 ‘어디에서 점유할 것인가’, ‘어떻게 점유할 것인가’ 로 새로운 막이 올랐을 뿐이다. 

[정영환의 풋볼챌린지]는 때로는 전문적이고, 때로는 기본적인 데이터를 통해 K리그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입니다. 나아가서는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글과 십 수년의 유소년 지도자 경험 등을 바탕으로 유소년 축구와 성인 축구의 연계성 등, 그리고 전력 분석관의 업무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글을 기고합니다. 아래 이메일 주소로 궁금증과 원하는 정보를 알려주면 기사에 반영하겠습니다.

글=정영환(강원FC 전력분석관, gk1kbj@hanmail.net)
자료=옵타프로(OPTA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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