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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외국인 선수’가 보여준 축구에 대한 진심

[골닷컴] 김형중 기자 = 지난 39년 간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를 거쳐갔다. 물론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올 시즌에는 기량뿐만 아니라 축구에 대한 진심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있다.

이웃나라이자 한국축구의 라이벌 일본 출신의 이시다 마사토시가 그 주인공이다. K리그 등록명은 마사이고 대전하나시티즌의 미드필더이다. 현재 원소속팀은 강원FC이고 대전으로 임대된 상태다.

2019년 초 한국에 왔다. J리그 교토 상가 소속이었지만 5년 간 임대만 다녔다. 그러던 중 2019년 2월 자유 계약으로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에는 수원FC로 옮겨 공격 축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2021 시즌을 앞두고 강원FC로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K리그1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고전하다 올여름 대전으로 임대 이적했다.

지난달에는 그의 경기 후 수훈선수 방송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한국말로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지금까지 제 축구인생은 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고 말하며 대전 팬들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18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대상 시상식’에서는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2에서 기량이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로 인정받은 것이다. 후반기 대전에 합류한 뒤 보여준 행보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사는 대전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중요한 고비였던 30라운드부터 35라운드까지 6경기에서 해트트릭 1회를 포함해 8골을 몰아쳤다. 그의 활약으로 대전은 3연승 등 상승세로 3위를 차지했고, 결국 승강플레이오프에도 안착했다.

마사한국프로축구연맹

시상식 자리에서 마사는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통역 없이 올라와 입을 열었다.

“패배자 마사입니다. 이번 여름에 처음 대전에 와서 발목 부상… 나는 솔직히 그때는 이번 시즌 어렵고 너무 힘들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정말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도와주고,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치님, 감독님, 트레이너, 에이전트 모든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나머지 2경기 중요한 경기가 남았습니다. 잘 준비하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인터뷰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우리말로 끊김없이 인터뷰한 것만으로도 축구를 대하는 진심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개 해외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그 나라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토트넘 스타 손흥민도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코칭스태프 및 동료들과 편하게 소통한다.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도 독일어를 무리 없이 구사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마사도 K리그에 도전하며 기량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면도 발전하려고 노력했다. 2019년 안산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안산 관계자는 “처음 오자마자 한국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그때도 식당에서 ‘사장님,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정도는 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의 한국어 공부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전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도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회화에 신경을 쓰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는 등 공부를 놓지 않는다”라고 한다.

성실함도 마사의 큰 무기이다. 대전 이민성 감독은 지난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마사에 대해 “생활적인 측면,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웠으면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산 관계자는 “2019 시즌, 한번은 전반에 교체 아웃되었는데 바로 축구화를 벗고 트랙을 뛰더라. 나중에 물어보니 운동량이 부족해져 체력을 끌어올리려고 그랬다고 했다. 경기 후엔 혼자 슈팅 연습도 매번 했다”라며 일화를 소개했다.

한때 J3리그까지 떨어졌던 마사는 그 끝을 알기에, 이제 진심을 다하며 매 순간 임한다. 조국에서 거두지 못했던 성공이란 스토리를 낯선 땅 한국에서 쓰고 있다. 대전 소속으로 승강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2년 연속 승격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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