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겨울왕국의 두 한국인, 김민태-구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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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사도레 삿포로의 잔류를 이끈 두 한국 선수의 2018년 목표는?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일본 홋카이도는 인구 5백만이 넘는 지역이지만 프로축구팀은 하나뿐이다. 규모가 더 적은 일본 지방에도 3~4개의 프로축구팀이 있는 것과 다른 사정이다. 그렇게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는 일본 최북단의 프로축구팀이자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팀이다. 기존의 콘사도레 삿포로라는 팀 명칭 앞에 2016년부터 홋카이도를 추가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겨울로 유명한 이 팀에는 2명의 한국 선수가 속해 있다. 장외룡 감독, 조성환, 조성진, 이호승 등 한국 지도자 혹은 선수와의 인연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2명의 선수가 함께 뛴 적은 없었다. 리우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더 김민태와 골키퍼 구성윤이다. 

콘사도레 삿포로는 염원했던 승격에 성공하며 2017년 5년 만에 J1으로 복귀했다. J리그 참가 후 20년 동안 1부 리그에 있었던 게 고작 6시즌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2시즌은 승격 후 곧바로 강등당했다. 2016년 J2 챔피언의 자격으로 승격했지만 2017년의 콘사도레 삿포로를 바라보는 전망이 비관적이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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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여유롭게 잔류를 했다. 승점 43점으로 18개 팀 중 11위를 차지했다. 함께 승격한 시미즈 에스펄스(34점, 14위)가 마지막까지 힘겨운 경쟁 끝에 잔류한 것과 비교됐다. 삿포로 팀 역사상 2001, 2002년 이후 16년 만에 2년 연속 J1에서 시즌을 치르게 됐다. 

잔류의 경쟁력은 홈 성적, 그리고 수비였다. 12승 중 9승을 홈에서 올렸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으로 홈에서는 쉽게 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그 중심에 김민태와 구성윤도 있었다. 베갈타 센다이에서 이적해 온 김민태는 올림픽 대표팀 때처럼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는 전천후 활약을 했다. 구성윤은 거듭되는 선방쇼로 단숨에 J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뛰어올랐다. 

콘사도레 삿포로의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24일 두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하루 전에는 전북 현대와의 연습경기에 출전해 모처럼 한국 선수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두 선수로부터 잔류의 원동력과 2018시즌의 대비를 들어봤다.

Q. 승격 첫해인 2017년에 예상 밖의 호성적으로 잔류를 했습니다. 
김민태: J리그에서 처음으로 이적을 했습니다. 시즌 중반까지는 잘 뛰었는데 한번 부상을 당한 뒤 컨디션이 떨어져 경기 출전이 줄었던 게 아쉽지만 목표로 했던 팀 잔류를 이뤄 기뻤습니다. J1에서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구성윤: 저는 삿포로와 함께 2부 리그에서 2년을 함께 보내다 승격을 했습니다. 처음엔 역시 1부 리그 팀들의 레벨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최대한 열심히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100% 만족은 아니지만 팀 성적이 좋게 나와서 최종적으로는 만족했던 시즌이었습니다.

Q. 삿포로의 돌풍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수비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김민태: 저는 원래 미드필더인데, 수비수 1명이 부상 당하면서 개막 후 3번째 경기부터는 쓰리백의 한 축을 맡았습니다. 작년에 처음 쓰리백을 경험해 낯선 부분이 있었습니다. 미드필더의 습관이 있어서 공격적으로 나가다 실수로 이어지기도 했죠. 그래도 수비수를 보면서 축구를 새롭게 배웠어요. 여러 포지션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구성윤: 시즌 들어갔을 때는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경기를 치를 때마다 저를 비롯한 팀원 전체가 적응해 나가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어요. 어쩌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현실이 됐습니다.

Q. 홈에서 특히 강했습니다.(9승 4무 4패) 홈 평균 관중 숫자도 크게 증가했고요.(2017년 1만8418명. 전년 대비 26.5% 증가) 
김민태: 2부 리그에 주로 있었던 팀이지만 관중이 많이 옵니다. 홋카이도 안에 유일한 팀이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거 같아요. 늘 2만명 가까운 관중들로부터 압도하는 분위기가 나와 홈에서 강한 거 같아요. 홈에선 질 거 같지 않고, 어떤 팀이 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건 역시 팬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구성윤: 워밍업 들어갈 때 제 이름을 크게 불러주는데 그때 정신이 바짝 들어요. 흥분이 된다고 할까? 시합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관중들이 많다 보니까 응원 목소리 덕에 힘을 더 내죠. 다른 팀 선수들도 삿포로 돔은 분위기가 달라서 기분이 이상해 진다고 할 정도예요. 경기 시작 전 입장할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Q. 구성윤 선수는 3시즌 연속 리그 33경기에 출전했습니다. 1부 리그로 온 지난 시즌엔 34경기 중 1경기만 못 뛰었는데요?
구성윤: 경고 누적 때문이었어요. 
김민태: 세이브를 워낙 잘하니까요. 팀과 팬의 믿음이 대단해요. 
구성윤: 자신감은 있었지만 1부 리그에 대한 물음표도 붙었습니다. 세레소 오사카에 먼저 입단했지만 공식전은커녕 연습경기도 제대로 못 들어가던 선수였는데 삿포로에 와서 2부 리그부터 1부 리그까지 올라왔어요. 리그의 사정, 경기 내용 파악이 어려워 걱정했는데 매 경기 치르면서 나름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제 플레이를 했어요. 

Q. 평가가 수직상승한 것 같습니다. 골키퍼 보강을 바라는 상위팀이 원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구성윤: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한데,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엔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팀이어서 제게 공이 많이 와서 막는 횟수가 늘어 평가가 좋았던 것입니다. 그 외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채워야 할 게 많습니다.

Q. 김민태 선수는 16경기에 나섰습니다. 이적 첫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올해는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텐데요?
김민태: 새로운 감독님(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전 우라와 레즈 감독)이 오면서 새로운 축구를 배우고 있어요. 올해 팀 안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시즌이 제게는 승부를 내야 하는 시즌이자, 축구 인생의 기점이 될 거라는 걸 압니다. 올 시즌을 잘 보내고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요.

Q. 전북과의 연습경기 때 페트로비치 감독이 가장 많이 호명하던데요?
김민태: 감독님이 중앙 수비에서부터 미드필드와 빌드업을 맞추며 가는 걸 중시해요. 3명의 선수를 가장 신경 쓰고 훈련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요구되는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죠. 일본이 특히 빌드업을 중시하기도 하고요. 아직은 실수도 하지만 그 안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어서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Q. 전북과의 연습경기는 어땠나요? 두 선수 모두 K리그를 경험하지 않아 낯설었을텐데?
김민태: K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답게 국가대표 선수가 다수 빠져도 다 아는 선수들이더라고요. 역시 피지컬이 강했습니다. 뛰는 양도 많고, 전체적으로 빠른 팀이었어요. 카운터에서 위기를 몇 차례 맞았고요. 그래도 한국 선수들과 경기하니까 재미있었어요.
구성윤: 며칠 전부터 전북과 경기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설렘과 긴장이 공존했어요. 아시아에서도 강한 팀이니까 7명이 빠져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K리그 팀과는 첫 경기라서 다른 연습경기보다는 두근거렸죠. 경기장 안에서 한국말이 들리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Q. 페트로비치 감독이 부임했습니다. 이번 시즌의 성공을 향한 삿포로의 강한 의지가 보입니다.
김민태: 감독님이 이글었던 히로시마, 우라와가 왜 강팀이 됐는지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축구 인생에서 운동할 때 1분, 1분을 이렇게 집중하며 훈련한 적이 얼마나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 한마디에서 배우는 게 많고 새롭게 다가와요. 아직 삿포로는 중하위권 팀이고 강등 싸움이 현실이지만 이 감독님과 계속 한다면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바라볼, 또 우승에 도전할 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입니다.
구성윤: 어제 경기를 하면서 전보다 높은 위치를 잡고 시작했어요. 팀 포메이션이 공격적으로 변했어요. 앞으로 패스를 하다가 실수해도,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로 시도한 거면 칭찬해주세요. 본인이 책임질 테니 계속 도전하라고 독려해주세요.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고 한번 해보자, 다음에 또 좋은 패스를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시도하고 있고 자신감이 커져요. 시야도 넓어졌고. 그런 부분이 크게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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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우 올림픽 이후 두 선수 모두 일본에서 착실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구성윤 선수는 작년에 신태용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도 한번 소집됐습니다. 김민태 선수도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김민태: J리그에서 확실히 입지를 다지지 않으면 뽑히기 어려운 레벨이 대표팀이란 곳임을 압니다. 하나씩 계단을 밟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요. 지금의 위치가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고, 더 성장하며 결과를 내야 합니다. 더 좋은 선수가 돼야죠. 2년, 3년 후에는 대표팀에서 기회를 얻고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하루를 착실히 보내겠습니다.
구성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칠 때마다 늘 주눅 들었어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훈련하니까 제 플레이를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 소집이 끝나면 그런 부분에서 늘 후회됐습니다. 지난 10월에 A대표팀에 갔을 때는 다 보여드린 건 아니지만 후회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소속팀에서 잘 하고 그게 누적되면 대표팀에서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구성윤 선수는 J리그 5년차, 김민태 선수는 3년차입니다. 축구 외적으로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김민태: 삿포로가 본토와는 거리가 있어서 한국 선수들이 많은 곳으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해요. 다른 한국인 J리거와는 경기 때가 아니면 만나기 어렵죠. 다행히 삿포로가 대도시라 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요. 성윤이와 같이 다니는 게 휴일의 업무입니다. 센다이에서는 혼자라 외로웠지만 성윤이가 있는 팀으로 온 뒤 의지가 됩니다.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게 됐어요. 
구성윤: 민태 형이 오기 전까지는 저도 혼자였어요. 통역 형 말고는 한국어로 대화할 일이 없었어요. 민태 형과는 올림픽 대표팀 때도 룸메이트였는데 둘이서 같은 팀에서 뛰면 재미있겠다고 한 말이 현실이 됐어요. 저도 민태 형이 오고는 여유가 생겼어요. 마음 놓고 터 놓고 얘기할 상대가 생긴 게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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