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리버풀이 마크 게히(25·크리스털 팰리스)를 영입해 수비진을 보강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이적이 확정적일 때마다 특유의 ‘HERE WE GO’ 문구로 유명한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가 충격적인 뒷이야기를 공개됐다. 사실상 최종 합의만 남겨뒀던 리버풀 입장에서도, 게히 입장에서도 황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로마노 기자는 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게히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리버풀로 이적하기 직전에 거래가 무산됐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게히의 대체자로 낙점한 이고르 줄리우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하이재킹(다른 구단이 영입을 추진하는 선수를 중간에 가로채는 것을 의미)’ 당하자 거래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은 새로운 센터백 영입 없이 게히를 리버풀에 매각한다면, 그 즉시 자진 사임하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며 “게히는 최종적으로 리버풀행이 무산되자 강하게 반발했으며, 그는 내년 여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크리스털 팰리스를 떠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여름부터 게히를 주시해오던 리버풀은 이번 여름 가장 공을 들인 알렉산데르 이사크 영입이 마무리되자마자 곧바로 게히 영입에 착수했다. 이적시장 마지막 날을 앞두고 진행된 터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우려가 존재했지만 끝내 크리스털 팰리스와 구단 간 합의를 맺으면서 영입을 앞뒀다.
BBC,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리버풀은 이적료 3500만 파운드(약 658억 원)에 10%의 셀온 조항(추후 선수가 이적할 때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 일부를 원소속팀에 주는 계약 조건)을 추가해 크리스털 팰리스와 구단 간 합의를 맺었다. 이미 5년 계약 등 큰 틀에서 리버풀과 개인 합의를 맺은 게히는 구단 간 합의가 성사되자 곧바로 이적 절차에 돌입했다.
리버풀은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게히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영입을 확정 지으려던 순간, 크리스털 팰리스가 게히의 대체자로 고려했던 이고르 영입이 무산되자 최종적으로 게히의 리버풀행을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리버풀은 게히 영입이 무산되면서 수비진 보강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자연스레 리버풀은 올 시즌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기존 주전급 센터백 자원이 버질 판 데이크와 이브라히마 코나테, 조 고메스뿐인데, 그마저도 코나테와 고메스는 부상이 잦고 판 데이크는 서른 중반에 접어들면서 예전만큼 매 경기 출전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터라 추후 큰 문제로 다가올 가능성이 클 거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게히는 A매치 기간 잉글랜드 국가대표에 소집됐다가 이후 다시 크리스털 팰리스로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이적을 추진했다가 무산돼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하는 터라 현지에선 그가 제대로 뛸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선 게히가 겨울 이적시장 문이 열리면 다시 이적을 추진할 거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