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코리안리거 역사가 끊길 위기다. 유일한 EPL 코리안리거인 황희찬(29)이 울버햄튼 방출 명단에 올랐다. 그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구단으로 잉글리시풋볼리그(EFL) 챔피언십 구단인 버밍엄 시티가 뽑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9일(한국 시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두 구단이 이미 황희찬에게 접근하면서 그는 이번 여름 울버햄튼을 떠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24-25시즌 공식전 25경기에서 2골과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당 출전 시간은 34.72분에 그쳤다. 비토르 페레이라(57·포르투갈)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황희찬을 전력 외 자원으로 판단했으며, 그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팀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방출 명단에 오르자, 익명의 두 구단이 그에게 다가갔다. 그중 하나는 버밍엄 시티로 보인다. 버밍엄 시티는 이번 여름 황희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이다. 지난 시즌 EFL 리그 원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EFL 챔피언십으로 승격한 버밍엄 시티는 ‘백투백 승격’을 바라보고 있다.
버밍엄 시티는 이번 여름에만 9명을 데려오면서 확실한 보강을 이뤘다. 여기에 백승호(28)를 비롯한 핵심 전력도 지켰다. 하부 리그 구단이지만, 웬만한 유럽 5대 리그 구단보다 부유한 터라, 황희찬 이적료도 감당할 전망이다.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황희찬의 가치는 1,200만 유로(약 194억 원)다.
관건은 황희찬의 의사다. 황희찬은 빅리그에서 경쟁하고 싶어 하는 거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황희찬은 EFL 챔피언십 이적을 머뭇거리고 있다. 버밍엄 시티가 관심을 전했음에도 2부 리그 이적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버밍엄 시티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버밍엄 시티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까지 황희찬을 향한 관심을 유지할 거로 보인다. 버밍엄 시티가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다만 경쟁 구단이 빅리그 구단이라면, 황희찬의 결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황희찬의 이적설로 2005년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어진 EPL 코리안리거 계보가 위험에 처했다. 지난 20년 동안 박지성(44), 이영표(48), 설기현(46·이상 은퇴), 이청용(37·울산 HD), 기성용(36·포항스틸러스), 손흥민(33·LAFC) 등 한국 축구 전설들이 EPL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이번 여름 LAFC로 이적하면서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쳤다.
앞서 김지수(20·카이저슬라우테른), 양민혁(19·포츠머스) 등 유망주들도 소속팀을 잠시 떠나 하부 리그 구단에서 경험을 쌓기로 했다. 이번 여름 뉴캐슬로 이적한 박승수(18)가 있지만, 박승수는 이번 시즌 21세 이하(U-21) 팀에서 경험을 쌓을 거로 예상된다. 황희찬마저 떠난다면, 20년 만에 EPL 코리안리거가 전멸할 위기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함부르크, 라이프치히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울버햄튼에서 뛰고 있다. 탄탄한 체구와 빠른 속도를 겸비한 그는 측면과 중앙에서 파괴력을 드러낼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 2023-24시즌 EPL 31경기에서 12골과 3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이루기도 했다. 다만 1시즌 만에 입지가 급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