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미국 LA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 한만성 기자 = 올해 MLS에 첫 선을 보인 LAFC는 선수단보다 구단 운영진의 면면이 더 화려하다.
총 30명으로 구성된 LAFC 운영진(ownership group)에 포함된 주요 인사는 미국 프로농구 NBA 레전드이자 메이저리그 야구 LA 다저스 구단주로 활동 중인 매직 존슨 회장이다. 이 외에도 다저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NBA) 회장 피터 구버, 빈센트 탄 카디프 시티 회장, 미국 여자축구의 전설 미아 햄, 전직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이자 현직 해설위원 노마 가르시아파라, 인기 코미디언 및 배우 윌 페렐 등이 LAFC 운영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나란히 오랜 기간 LA 지역에서 사업 활동을 하며 신생 구단의 연고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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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본을 등에 업고 올해 북미프로축구 MLS에 합류한 LAFC는 지난 30일(한국시각) 시애틀 사운더스를 상대로 올 시즌 첫 홈 경기를 치렀다. 이날 상대팀 선수로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에 선 김기희 또한 구장의 최첨단 시설과 압도적인 응원 열기에 강한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시작부터 워낙 뜨거운 열기 때문에 경기가 평소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Steve Manseoung Han
'골닷컴 코리아'는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의 30일 공식 개장에 앞서 경기장을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 세계적인 설계 및 디자인 기업 '겐슬러'가 건축을 맡은 이 경기장의 최다 수용인원은 정확히 2만2천 명이다. LA 인구가 도심에만 397만 명, 시 전체는 1017만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생각보다 작은 관중석 규모다. 게다가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은 LA 다운타운 인근에 지어진 만큼 접근성도 훌륭하다. 그러나 LAFC는 의도적으로 수용 인원을 낮게 잡아 경기장 입장권에 희소 가치를 부여하고, 매 경기 만원 관중으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축구 전용 경기장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은 경기장 위 선수들이 스로인을 던지는 터치라인과 관중석 사이 거리가 단 3.6m다. 운동장과 가까운 좌석에 앉는 팬들은 선수들이 내쉬는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게다가 양 팀 벤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대다수 경기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관중석의 일부로 만들어진 점도 선수와 팬들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의 지붕이다. 물론 지붕이 설치되는 건 무더운 여름과 익숙한 국내 경기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을 뒤덮은 지붕은 투명한 제질로 만들어졌다. 캘리포니아주의 뜨거운 햇빛을 가려줘야 할 지붕이 투명하다는 건 말로만 들으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대목.
Steve Manseoung Han
Steve Manseoung Han그러나 플라스틱과 유사한 제질로 만들어진 'ETFE 루프'는 햇빛의 뜨거움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축구 경기 관전 경험이 많은 팬들이라면 때로는 관중석이나 TV로 낮 경기를 볼 때 강렬한 햇빛이 경기장 지붕에 가려 운동장 절반은 눈부실 정도로 환한데, 나머지 절반은 그늘에 가리는 착시 현상 탓에 선수들과 공의 움직임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은 ETFE 루핑 기술 덕분에 관중석을 뜨거운 햇빛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경기를 보는데 방해가 될 만한 착시 현상을 완전히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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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은 관중에게 최적의 응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관중석의 34도 경사는 MLS 경기장 중 가장 가파르다. 이 때문에 수용 인원이 단 2만2천 명에 불과한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경기장 안에서 보면 대규모 경기장에서나 체감할 법한 웅장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관중석 일부 바닥에는 알루미늄 제질을 섞은 이유도 흥미롭다. LAFC 구단 측은 바닥에 깔린 알루미늄 제질 덕분에 관중석이 들썩이거나 함성이 커질수록 경기장에 울림을 더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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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엔드'라는 애칭이 붙은 서포터즈석은 스탠딩 응원 공간이다. 그러나 향후 콘서트 등 다른 행사 개최 가능성을 고려해 언제든지 설치가 가능한 좌석을 마련했다.
Steve Manseoung Han지난 2015년 5월 18일 착공에 들어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을 짓는데 투자된 금액은 무려 3억5천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3746억 원). 그러나 LAFC는 누구나 즐기는 응원 문화를 만든다는 목표로 매 경기 서포터즈석 입장료를 단 20달러(약 2만 원)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공식 발표 결과 46달러로 책정된 MLS 경기 평균 입장료의 절반에 불과한 액수다. 게다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건설을 명분으로 창출된 일자리만 3천 개가 넘었다. 건설 비용에 따른 세금 270만 달러, 매년 유지비 350만 달러도 지역 경제 성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