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미국 LA, 한만성 기자 = LAFC가 1위 시애틀 사운더스를 대파하며 플레이오프권 진입에 성공했다. 김문환은 모처럼 풀타임 활약한 이날 공수에서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밥 브래들리 LAFC 감독의 박수를 받았다.
LAFC는 27일(한국시각) 시애틀을 상대한 2021 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브라이언 로드리게스, 라티프 블레싱, 크리스티안 아랑고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MLS 서부지구 1위 시애틀을 꺾은 LAFC는 9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의 마지노선인 7위로 올라섰다. LAFC는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경쟁 중인 팀들보다 1~2경기를 더 치렀지만,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서부지구 1위 팀을 잡고 자신감을 되찾으며 우선 7위권 진입에 성공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김문환은 이날 3-5-2 포메이션을 가동한 LAFC의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그는 올 시즌 늘 그랬듯이 측면 자원치고는 중앙 지역으로 좁혀 들어오는 움직임을 시애틀을 상대로도 이어갔지만, 이날 유독 중앙지향적인 모습이 잦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중원은 물론 공격 시에는 최전방 뒷공간을 향한 침투와 수비 시에는 최후방까지 커버하는 활동량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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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으로 좁혀 배치돼 움직이는 측면 수비수는 보통 '인버티드 풀백(inverted full-back)'이라고 불린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측면 수비수 주앙 캉셀루에게 맡긴 역할이 인버티드 풀백의 단적인 예다. '인버티드'의 사전적 의미는 '뒤집혔다'로 볼 수 있다. 즉, 인버티드 풀백은 측면에 붙어서 움직이는 전형적인 측면 수비수와 달리 중앙 지역에서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는 만능형 자원이다. 김문환은 시애틀을 상대로 중앙 미드필더 역할뿐만이 아니라 대각선으로 문전을 향해 달리는 측면 공격수, 그리고 중앙 수비수의 활동 구역까지 수시로 진입했다. 그는 이날 공격적으로는 LAFC가 1-0으로 앞선 전반전 종료 직전 정확한 크로스로 블레싱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으며 수비적으로도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팀의 무실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LAFC이에 브래들리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우리가 가동한 3-5-2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뛴 블레싱과 라힘(에드워즈)은 공수를 가리지 않고 중원과 측면을 오갔다. 이때 윙백이 안쪽으로 들어와 공격 시 패스를 받아주고, 수비 시 중원 압박을 해줘야 한다"며 김문환에게 맡긴 역할을 설명했다. 브래들리 감독은 "그런 식으로 상대를 강제로 공간이 비좁은 중앙 지역으로 유인하면 수비 상황에서 그들의 공격을 끊어낸 후 (인버티드 풀백의 중앙지향적 위치 덕분에) 더 빨리 속공을 시작할 수 있다"며, "오늘 김문환은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해줬다. 이렇게 풀백, 또는 윙백으로 출전한 선수가 중원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주면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에서 볼을 빼앗았을 때는 전진하기도 더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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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전술적 이해도가 요구되는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한 김문환의 활약을 지켜본 브래들리 감독은 조심스럽게 그를 비롯한 LAFC 선수들의 유럽 무대 진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브래들리 감독은 과거 미국 대표팀을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으며 스타베크, 르 아브르, 스완지 사령탑을 맡으며 스웨덴, 프랑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지도자로 활약했다.
브래들리 감독은 "가끔 김문환에게 장난을 칠 때도 있다. 그에게 '리버풀 경기 좀 보라'고 말한다. 그들처럼 뛰어야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그러려면 평소보다 움직임에 훨씬 더 높은 강도와 파워가 필요하다고 말해준다. LAFC에서 우리(코칭스태프와 구단)의 역할은 선수가 이곳에서 성공한 후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기회를 잡게 될 상황까지 준비시켜주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런 기회를 잡게 된다면,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강도와 힘을 더 자주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문환이 차츰 이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그의 헌신적인 경기력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브래들리 감독은 "오늘 김문환의 동작에 담긴 강도는 훌륭했다"며, "그의 경기 강도는 수준급이었다. 김문환이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우리가 그를 푸쉬해야 한다. 이미 김문환에게는 훌륭한 창의력과 본능적인 플레이를 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여기에 우리가 그에게 원하는 강도 높은 축구까지 더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문환은 이달 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며 시리아, 이란을 상대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A조 3~4차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날 MLS 서부지구 최강팀 시애틀을 상대로 기술적으로, 전술적으로는 물론 몸상태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달 초 대표팀에 발탁된 이용(전북), 김태환(울산)은 측면에 넓게 배치돼 활약하는 데 더 익숙한 전형적인 풀백 자원이다. 김문환이 LAFC에서 터득한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은 대표팀에 전술적 다양성을 더해줄 만한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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