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포항] 박병규 기자 = 포항 스틸러스 팬들이 단단히 뿔났다. 송민규 이적으로 구단의 금전적 적자는 메울 수 있었지만, 정작 돌아서는 팬심은 붙잡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24일 저녁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21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번 대결은 팀의 핵심 송민규가 전북 현대로 이적한 후 치르는 첫 경기라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주요 뉴스 | " 축구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모음.zip""
무엇보다 송민규를 보내는 과정에서 김기동 감독과 조율 없이 추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포항 구단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포항이 공식 사과문을 올리며 이적 프로세스 개선 및 사전 협의 등을 약속했지만 팬들의 마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경기 전, 김기동 감독은 “ACL을 다녀왔고 8경기를 치르며 선수들 조직력을 맞췄다. 나름대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준비를 잘했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당연히 송민규 이적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제 마음의 정리는 끝났다. 이미 지나간 일들을 이야기하기보단, 구단에서 어떻게 비전을 제시하고 마지막 어떻게 갈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ACL에서 민규 없이 경기를 치렀는데 어린 선수들 기용으로 가능성도 보았고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했다. 이어 “후반기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우선 부상 선수가 많이 발생했다. 크베시치, 팔라시오스, 이승모까지 다쳤다. 일단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다. 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우린 한 명의 선수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잘 준비하도록 했다. 선수들도 이 부분을 인지했고 지금은 괜찮다. 걱정마라”라며 애써 웃었다.
박병규힘든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처음에는 답답하고 화가 났다. 그 이후 하루하루 지나면서 마음을 정리했다. 또 자가격리 중이라 어디 나갈 수도 없었다. 집에서 마음과 생각 정리를 했다. 전반기 때도 사실 우리 팀은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리그, FA컵, ACL 등에서 나쁘지 않았던 결과를 가져왔다. 후반기 때 조금 더 집중하여 다지고 가야 결과를 찾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라고 했다.
외풍으로 팀이 흔들렸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 더욱 결과를 가져와야 안정세에 들 것 같다는 데에는 “항상 경기를 이기려고 준비하며 어떻게 이길지 고민한다. 사실 어제 승모가 다치면서 상우를 공격으로 올렸다. 그래서 그랜트가 풀백으로 갔다. 수비 조직력에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오랜만에 공격에 나선 상우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자신의 역할 잘해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포항 서포터즈 강철전사는 송민규 이적 후 온라인 공식 성명을 통해 구단의 해명을 요구했고 경기 당일 보이콧을 예고했다. 서울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포항스틸야드 주변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했다.
박병규경기장 내 팬들의 모습과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여느 때와 비슷했지만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서포터즈는 평소와 달리 플랜카드를 거꾸로 달며 보이콧하였고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걸어갑시다”라며 김기동 감독을 응원하는 문구를 걸었다. 선수단 소개 시 김기동 감독의 차례가 되자 열띤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주요 뉴스 | " 토트넘 선수들의 연애 전선은?"
그리고 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팬들이 플래카드를 펼쳤다. 포항 팬들은 1인당 1 플래카드라 칭할 정도로 숱한 플래카드를 펼쳤다. 서포터즈 석 뿐만 아니라 본부석 맞은 편에도 거센 메시지는 이어졌다. 이외 모든 포항 팬들은 플래카드가 펼쳐짐과 동시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포항 팬들은 “48년 프로팀에 아마추어 프런트”, “감당 안되면 통째로 팔아라”, “배은망덕한 놈”, “아마추어 행정가 단장 사퇴”, “포항 KTX→전주”, “포항이라 쓰고 김기동이라 읽는다”, “우리는 감독과 선수만 보고 간다” 등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 시작과 함께 포항 팬들은 서포터즈 석에 '프런트 OUT'이란 프린터를 붙이고 좌석을 비우며 보이콧했다.
박병규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