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수원] 강동훈 기자 =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은 부임 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빌드업 축구'를 지향하며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왔고, 실제로 아시아 무대에선 증명하며 인정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냉정한 시험대에 오르자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흔들리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하나은행 초청 6월 A매치 세 번째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벤투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변수가 있었다. 정우영(32·알사드)과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이 각각 부상과 훈련소 입소를 이유로 대표팀에서 하차하며 공백이 생겼다. 여기다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빡빡한 경기 일정 탓에 선수들의 체력부담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뚝심 있게 '빌드업 축구'를 앞세워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앞서 칠레를 상대로 승리(2-0)를 거두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데에 이어, 6월 4연전 상대 중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팀으로 꼽힌 파라과이인 만큼 경기를 주도할 것을 예고했다.
경기를 앞두고 벤투 감독 "항상 그랬듯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최대한 유지해 기회를 창출하면서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않으며 좋았던 모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각오를 내비치고 맞붙게 된 파라과이전. 하지만 벤투호는 이날 경기에서 그간 유지해온 '빌드업 축구'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흔들려 후방 빌드업부터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연계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삼각형이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빌드업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서 선수들 간의 간격과 볼을 받는 선수 주변 동료들의 숫자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날 전체적으로 공을 받으러 접근하는 선수의 연쇄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전방으로 볼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짧은 패스로는 공격 전개가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 롱패스를 통해 공격 진영으로 공을 보내는 횟수가 늘어났다. 자연스레 정확도는 떨어지면서 볼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횟수도 동시에 증가했다. 또, 전방으로 공을 연결하기가 어려워지자 후방으로 볼을 돌리는 시간도 많아졌다.
다행히도 후반 21분경 터진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의 환상적인 프리킥골에 더해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의 극적인 동점골로 경기는 간신히 무승부로 귀결됐으나, 실점으로 직결된 실책들과 경기 내내 드러난 집중력 부족 등 많은 숙제를 떠안은 평가전이었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토로한 뒤 "경기를 컨트롤하려고 노력했는데, 최적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경기력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며 부족함을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