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대전] 강동훈 기자 =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을 살리기 위한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의 포지션 변화가 완벽하게 적중했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그는 훨훨 날면서 승리에 앞장섰다.
황희찬은 6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6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넣어 벤투호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벤투호는 앞서 브라질전 대패의 아쉬움을 씻어냈고, 칠레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 1패로 균형을 유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벤투 감독은 라인업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변화를 많이 줬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황의조(29·지롱댕 보르도)를 빼고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을 최전방으로 올리면서 황희찬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 위치시킨 것이었다. 매번 손흥민과 겹쳐 주포지션인 왼쪽에서 뛰지 못한 황희찬에겐 자신의 증명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황희찬은 경기 초반부터 활개 치면서 활약했다. 저돌적인 돌파와 재치 있는 드리블을 앞세워 칠레 수비진을 흔들며 기회를 만들었고, 슈팅도 아끼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하며 수시로 득점을 노렸다.
결국 황희찬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2분경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후 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며 때린 감아차기 슈팅이 반대편 골문 구석에 꽂혔다. 그야말로 상대 골키퍼도 손 쓸 수 없는 코스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로도 황희찬은 나상호(25·FC서울),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과 수시로 스위칭하면서 상대 수비에 혼란을 안겨줬다. 측면으로 공이 연결되면 재빠르게 달려들어 소유권을 가져왔고,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수비에도 가담했다. 그러던 와중에 후반 추가시간 아크 지역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프리킥을 손흥민이 추가골로 연결했다. 그야말로 이날 황희찬은 자신의 진가를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아쉽게도 황희찬은 이날 맹활약하며 물오른 폼을 자랑했지만 대표팀에서 하차한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하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의 모습을 보이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한 그는 약속을 지키며 웃는 얼굴로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