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tenham

[Goal 현장전술분석] 현장에서 본 토트넘전 번리의 전술포인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 골닷컴 김종원 에디터] TV에서 경기를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오프더볼 상태를 포함해 경기장 전체를 유의깊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찰튼을 거쳐 크리스탈 팰리스 리저브팀 전력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는 골닷컴 김종원 에디터가 현장에서 직접 본 전술포인트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27일(현지시간), 번리가 잉글랜드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7/2018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따라붙으며 승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번리는 점유율(33:67), 슈팅수(13:28), 패스수(272:586), 패스 성공률(71:85), 볼터치(473:763) 등 모든 수치에서 토트넘에게 압도적으로 밀렸지만, 번리에게 그러한 수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주요 뉴스  | "[영상] 네이마르 셍테티엔전 최고의 순간 모음"


실제로 번리는 지난 12일 열린 지난 시즌 우승팀 첼시와의 1라운드 개막전 경기에서 점유율(38:62), 슈팅수(10:19), 패스수(320:521), 패스 성공률(75:86), 터치수(486:692) 등 모든 수치에서 압도적으로 밀렸지만 경기 결과는 3-2 원정 승리였다.


1. 치밀히 계획된 측면 봉쇄(브레디, 구드문드손의 활용)


토트넘은 이날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들고 나왔고, 공격 라인 2선에는 손흥민-알리-에릭센이, 최전방에는 해리 케인이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 알리와 에릭센은 측면이 아닌 중앙에 위치해 플레이를 했고 손흥민만이 왼쪽 측면을 이용했다. 오른쪽 측면은 오른쪽 윙백인 트리피어가 공격에 가담했다. 


이날 번리 수비 전술의 핵심은 브레디와 구드문드손의 활용이였다. 번리는 지난 1, 2라운드 2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브레디와 구드문드손을 중앙이 아닌 양쪽 측면에 배치하며 두줄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특히 카메라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왼쪽 미드필더 브레디는 경기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트리피어의 위치를 확인하며 경계했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오른쪽 미드필더 구드문드손 역시 손흥민의 움짐임을 틈틈히 확인했고, 오른쪽 윙백 로튼과 함께 이중으로 손흥민을 철저히 막았다. 토트넘은 오른쪽에서 트리피어가 브레디에게 꽁꽁막히며 측면을 공략하지 못했고, 왼쪽의 손흥민 역시 이중 수비에 막혀 공간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전반 1분에 나온 손흥민의 슈팅을 제외하고는 양 측면에서 플레이한 두 선수가 기록한 슈팅 숫자는 0개였고, 두 선수에게서 나온 크로스도 합쳐서 7개 뿐이였다.


2. 공간을 주지 않았던 중원


양쪽 측면을 양쪽 미드필더인 구드문드손과 브레디가 철저히 묶는 사이에 번리의 양 풀백은 중앙으로 밀집했다. 간격을 좁힌 번리의 4명의 수비수들은 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에게 조그마한 공간도 주지 않았다. 케인이 공을 잡는 횟수는 평소보다 적었고(토트넘 선발 11명 선수들 중 가장 적은 35회), 평소에 보여주던 안정적인 첫 터치와 날카로운 슈팅을 보여줄 기회조차 주지 없었다. 


토트넘의 중앙을 맡던 에릭센과 알리는 번리의 4명의 수비수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중앙에 밀집해 있어 빈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공을 잡는 동시에 상대 미드필더 코크와 데푸르가 마크를 하며 공을 보유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이날 에릭센과 알리는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이 볼을 잃었고(에릭센=18회, 알리=15회), 몇 차례 보여줬던 중원을 이용한 패스, 드리블, 슈팅은 밀집해 있던 수비수들에게 빈번히 블락을 당하기 일쑤였다.(케인, 알리, 에릭센이 기록한 19개의 슈팅 중 10개가 중간에 수비에 막혔다.)


3. 철저히 잠구고 ‘한 방’ 노린 번리, 자격 있는 승점 1점


번리에게는 득점보다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들은 선취골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번리는 지난 시즌 선취골을 기록한 18경기에서 12승을 챙긴 반면, 선취골을 먼저 허용한 17경기에서 2무 15패를 기록했다.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번리가 선취골을 먼저 먹히면 이길 확률은 0%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번리는 골을 먹지 않으려 했고, 측면과 중앙을 모두 효과적으로 막았다. 보크스와 아필드를 제외한 8명의 선수들은 수비에 집중을 했고, 볼을 획득한 후에도 공격과정 전개시 약속된 패턴 플레이보다는 최전방 공격수인 보크스에게 롱패스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실제로 이날 번리의 골키퍼와 수비수들은 2선의 미드필더에게 짧은 패스를 하는 대신 최전방 공격수 보크스에게 곧바로 롱패스를 하는 빈도가 높았다. 


보크스는 토트넘의 장신 수비수 알데르베이럴트와 베르통언 사이에서 고립됐지만 60%의 높은 공중볼 성공률을 기록했고, 세컨볼을 받으러 들어오던 동료 미드필더 아필드에게 많은 찬스를 만들어주며 토트넘의 뒷공간을 이용하는 공격을 사용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패스 숫자는 토트넘이 586:272로 2배이상 많았지만 롱패스 숫자는 번리가 72:63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주요 뉴스  | "[영상] 권창훈 리그앙 데뷔골 폭발.. 경기 H/L”


전반전 토트넘은 72%의 점유율과 15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일방적인 공격을 했지만 번리의 철저한 수비 시스템에 막혀 득점이 나올만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측면, 중앙 모두 꽁꽁 막히며 실마리가 없어보였다. 


후반전, 오픈 플레이가 아닌 세트플레이 코너킥에서 이어진 플레이에서 알리가 볼 경합 과정에서 볼을 따내며 득점에 성공했고, 번리의 수비 전술은 아쉽게 실패로 끝이났다. 그러나, 이 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토트넘의 공격을 잘 막아낸 덕분에 번리는 경기 막판에 터진 한 방으로 승점 1점을 얻어낼 수 있었다.  


번리에게 자격이 충분한 결과였다. 2017/18 시즌 초반 일찌감치 지난 시즌 우승팀과 준우승팀을 만난 번리는 치밀하게 계획된 수비와 ‘한 방’을 노리는 축구로 좋은 결과(1승 1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