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성모 기자 = 전세계 210개국에서 시청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콘텐츠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출범 25주년을 맞이했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이 ‘GOAL 특별기획’ 연재를 통해 현재의 EPL을 더 풍부하게 즐기는데 도움이 될만한 지난 25년 EPL의 중요한 흐름과 사건을 소개한다. 매주 수요일 연재. (편집자 주)
2003/04시즌 아스널, 2004/05시즌과 05/06시즌에 첼시. 두 런던 팀에 리그 우승을 내주며 퍼거슨 감독 체제 하에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처음으로 3시즌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맨유.
퍼거슨 감독의 지도 아래 또 한번 개혁을 이뤄낸 맨유는 2006/07시즌 마침내 다시 프리미어리그 최강자 타이틀을 올드 트래포드로 가지고 온다. 그 중심에는 반 니스텔루이가 떠난 공격진을 이끈 호날두와 루니, 그리고 많은 선수들의 기여가 있었다.
2006/07시즌, 맨유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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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16편1. ‘주포’ 반 니스텔루이의 이적과 그 의미
2000년대 초반 맨유의 주포로 활약한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천부적인 골잡이였고 당시 잉글랜드 언론으로부터 골결정력만 볼 땐 라이벌이었던 앙리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반 니스텔루이가 맨유에서 활약한 기간이 퍼거슨 감독 재임 시절 중 맨유가 가장 부진했던 시기였다는 점이다.
전술 분석 사이트 ‘조널마킹’의 운영자이자 유럽 축구 전술 전문가인 마이클 콕스는 이에 대해 자신의 저서 ‘더믹서’(The mixer)에서 “반 니스텔루이의 맨유 시절 득점 중 90%이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나왔고(단조롭다는 뜻), 그는 앙리와의 득점왕 경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그 대신 득점에 성공한 스콜스가 그에게 미안하다고 인사를 해야할 정도였다”라고 지적했다.
반 니스텔루이가 맨유를 떠난 배경에는 새롭게 팀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과정에 있었던 호날두와의 대립(자기에게 패스를 안 한다는 이슈에서 비롯된)도 존재했다. 묘하게도, 반 니스텔루이가 이적하자 호날두와 루니는 오히려 날개돋힌 듯 활약을 하기 시작했고 맨유는 기존의 단순한 공격 패턴이 아닌 창의적인 공격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 호날두-루니 시대의 개막
퍼거슨 감독은 반 니스텔루이를 내보내면서 이렇다할 대형 스트라이커 영입을 하지 않았다. 이 시점에 맨유에는 정통파 ‘9번’ 역할을 할 공격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맨유의 공격진은 루이 사하, 웨인 루니, 솔샤르, 앨런 스미스 등이 있었다.
이런 퍼거슨 감독의 결단 뒤에는 맨유가 새로운 타겟형 스트라이커 없이 기존의 선수들로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존재했고, 프리미어리그 트렌드상으로는 무리뉴 감독이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또 베니테스 감독의 리버풀 역시), 수비와 규율을 앞세운 축구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것도 한몫을 했다.
실제로 이 무렵부터 맨유는 1990년대의 공격 스타일과는 다르게 전광석화 같은 역습 한 방으로 골을 넣는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한다. 호날두, 박지성, 루니 등이 합작한 그림 같은 역습 장면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 것이 모두 이 시즌 이후의 일이다.
이런 맨유 공격의 중심이 된 것은 호날두와 루니였다. 두 선수는 2006년 월드컵 도중 충돌하며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루니의 퇴장 장면에서), 새 시즌이 개막되자 나란히 23골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3. 라르손 ‘임대의 전설’
국내 팬들 사이에 흔히 ‘임대의 전설’로 회자되는 헨릭 라르손이 맨유에 임대를 와서 활약한 것 역시 이 시즌 후반기의 일이었다. 이는 앞서 설명한대로 맨유의 공격 자원 자체에 부족함이 있었던 상황에서, 그렇다고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하는 대신 베테랑 공격수 라르손을 임대하며 팀 공격의 폭을 넓힌 퍼거슨 감독의 혜안이 빛났던 결정이었다.
라르손은 맨유에 임대되어 총 13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하며 골 자체를 많이 넣은 것은 아니었지만, 팀 공격에 활로를 틔어주며 팀 우승에 확실한 기여를 했다.
특별기획 16편
특별기획 16편2006/07시즌, 우승 팀 외 주요 선수들
2006/07시즌 리그 득점왕은 우승팀 맨유가 아닌 첼시에서 나왔다. 디디에 드록바가 그 주인공(하기에 설명). 이외에 미들스브로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던 비두카와 야쿠부가 나란히 득점랭킹 상위에 이름을 올렸고, 메카시, 도일, 카이트 등도 좋은 활약을 했다.
20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외 주요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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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록신’의 탄생
이 시즌, 이미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위해 그 목표를 이뤄줄 수 있는 선수보강을 하고 나선다. 가장 대표적인 영입이 AC 밀란에서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하던 안드레이 셰브첸코, 그리고 독일 대표팀 주장 출신의 미하엘 발락이었다.
특히 셰브첸코의 영입은 이 직전 시즌에 다이빙 논란을 겪으며 불안한 입지를 보였던 드록바에게 직격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셰브첸코의 영입으로 수비진들이 그를 집중 마크하는 사이 오히려 드록바에게 기회가 생기면서 그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드록바는 이 시즌 리그에서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하고, 모든 대회를 통틀어 33골을 넣으면서 맹활약을 하게 되고 이후 첼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 체흐, 테리의 심각한 부상
이 시즌은 또한 특히 첼시 선수들이 심각한 부상을 연이어 당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던 시즌이기도 했다. 특히 체흐는 레딩과의 맞대결에서 스티븐 헌트의 무릎과 충돌하며 이후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활약하게 됐고, 존 테리는 칼링컵 결승전에서 아스널 미드필더 아부 디아비의 발에 정통으로 안면을 가격당하며 정신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3. '뉴 웸블리'의 완공
그리고 이 시즌 중, 현재 토트넘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웸블리 구장('뉴웸블리')이 완공됐다. 뉴웸블리에서 열린 첫 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선수는 첼시의 드록바였다.
참고문헌 및 영상 자료
Complete History of British Football 150 years of season by season action (The Telegraph)
The Mixer, The Story of Premier League Tactics from Route One to False Nines (Michael Cox)
오피셜 프리미어리그 2006/07시즌 리뷰 비디오
오피셜 첼시 2006/07시즌 리뷰 비디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첼시, 맨유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그래픽=골닷컴 박성재 디자이너
글=골닷컴 이성모 기자
* 본문 중 에브라/비디치의 맨유 입단시기는 06/07시즌이 아니라 05/06시즌이 맞습니다. 알려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기사에 실수를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