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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특별기획] (11) 2001/02 ‘킹’ 앙리와 아스널의 두번째 '더블'

[골닷컴 이성모 기자] 전세계 210개국에서 시청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콘텐츠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출범 25주년을 맞이했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이 ‘GOAL 특별기획’ 연재를 통해 현재의 EPL을 더 풍부하게 즐기는데 도움이 될만한 지난 25년 EPL의 중요한 흐름과 사건을 소개한다. 매주 화요일 연재. (편집자 주)

1998/99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이후로 맨유가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맨유 독주’가 이어지는 것 같던 2001/02시즌, 이미 1997/98시즌에 리그와 FA컵 우승의 ‘더블’을 달성하며 퍼거슨의 맨유에 최고 대항마로 떠올랐던 벵거의 아스널이 다시 한 번 더블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축구 정상에 선다.

특히 이 시즌 아스널의 더블은 4시즌 이전에 달성했던 또 다른 큰 의미가 있었다. 이전의 더블이 일부 전문가들 및 팬들로부터 ‘기존 아스널 선수들’ 덕분이라는 비판을 받은 경향이 있었다면, 2001/02시즌의 아스널은 대부분이 ‘메이드 바이 벵거’였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지금까지도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첫 손에 꼽히는 ‘킹’ 티에리 앙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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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충격적인 동시에 대성공이었던 솔 캠벨의 아스널 입단

1997/98시즌의 아스널과 2001/02시즌의 아스널. 나란히 ‘더블’을 달성했던 두 시즌 아스널의 가장 큰 차이는 수비진이었다. 

1997/98시즌 아스널 수비의 핵심은 주장 토니 아담스를 중심으로 한 조지 그레엄 감독 시절로부터 이어져왔던 ‘철의 포백’(윈터번-아담스-보울드-딕슨)이었다. 이 철의 포백을 근간으로 더블을 달성했기에 이 당시 벵거의 아스널은 상당 부분 전임자들의 덕이라는 지적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물론, 같은 멤버를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 벵거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러 1983년부터 아스널 1군에서 뛴 아담스가 더 이상 모든 경기에 뛸 수 없을 때쯤, 벵거 감독과 데이비드 딘 아스널 부회장은 아스널의 최대 라이벌인 토트넘의 핵심 수비수였던 솔 캠벨을 영입하는 영국 축구계 전체를 놀라게 만든 영입을 성사해낸다. 그 영입은 충격적인 동시에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캠벨이 중앙에서 수비의 핵심이 되고, 아스널 아카데미 출신 최고의 졸업생 중 한 명인 애슐리 콜 등이 활약한 아스널은 1997/98시즌과는 거의 다른 수비진으로도 또 한 번 더블을 달성해냈다. 벵거 감독은 이 시즌 더블을 달성한 수비진에 더해 계속해서 ‘벵거식’의 진화와 발전을 더해가며 2년 후의 ‘무패우승’을 향해 나가게 된다.  

2. ‘킹’ 앙리, 첫 득점왕에 등극하다

수비진에서 솔 캠벨의 영입이 가장 놀랍고 또 효과적이었다면 이 시즌 아스널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는 단연 티에리 앙리였다. 

1999/2000시즌 아스널에 입단해 첫 골을 터뜨릴 때가지 장기간 침묵하며 벵거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던지게끔 만들었던 앙리는 그 후 두 시즌 동안 나란히 리그에서 17골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2001/02시즌에 들어 마침내 자신의 재량을 만개하는 모습으로 리그에서만 24골, 모든 대회를 통틀어 3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 속에 팀의 우승을 이끌고 본인 역시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득점왕을 차지하게 된다. 

육상선수를 방불케하는 주력, 구석을 찌르는 완벽한 슈팅 능력, 벵거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축구 지능’을 모두 갖춘 공격수였던 앙리는 이후로 아스널을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할 때까지 앙리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잡으며 모든 상대 수비수들에게 공포의 존재가 된다.

3. 벵거 지도력의 산물이었던 ‘두 번째 더블’

앞서 서술한대로, 2001/02시즌 아스널의 더블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진가를 프리미어리그에서 완벽하게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의 축구 관련 각종 서적 및 잡지 등에서는 벵거 감독의 아스널 재임기간 중 ‘위대한 팀’으로 크게 두 개의 팀에서 세 개의 팀을 꼽는다. 첫 번째가 1997/98시즌의 더블을 달성한 팀, 또 하나가 2003/04시즌 아스널의 ‘무패우승’ 팀,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이 2001/02시즌의 아스널이었다.

혹자는 아스널 또는 벵거 감독에 대해 비판할 때 ‘무패우승’ 외의 업적이 없다는 비판을 하기도 하고, 바로 그 무패우승의 후광이 너무 컸기 때문에 2001/02시즌의 성과가 과소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맨유와 직전 시즌 ‘컵 트레블’을 달성했던 리버풀을 제치고 ‘더블’을 달성한 벵거 감독의 지도력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 본 칼럼에서 언급한 ‘두번째 더블’은 벵거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를 의미한다. 아스널 역사 전체를 돌아보면, 이 해의 더블은 세 번째 더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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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시즌, 우승 팀 외 주요 선수들

2001/02시즌은 프리미어리그 역사 전체를 돌아봐도 가장 득점왕 경쟁이 치열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당장 득점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과 그 기록만 봐도 그를 쉽게 알 수 있다. 

맨유에서 뛰는 내내 아스널의 앙리와 득점왕 경쟁을 했던 루드 반 니스텔루이, 직전 시즌 득점왕이었던 하셀바잉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앨런 시어가 모두 23골을 기록하며 시즌 최종전까지 득점왕 경쟁을 벌였지만 그들 모두 아스널의 ‘킹’ 앙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한편, 1990년대 리버풀 팬들에게 ‘신’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로비 파울러는 이 시즌 중 리즈 유나이티드에 이적하며 두 팀에서의 골 기록을 합쳐 7위에 올랐다. 

2001/02시즌, 프리미어리그 외 주요 사항

1. ‘세계 최고’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

2001/02시즌 중, 당시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이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당시 약 4800만 파운드)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입단 후 첫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왼발 발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갈라티코’의 정점을 찍었다.  

2. 베컴의 ‘그 프리킥’ 골이 이끈 잉글랜드의 2002 월드컵 행 

2001년 10월 6일. 잉글랜드 대 그리스 전에서 유명한 베컴의 ‘그 프리킥’ 장면이 나왔다. 잉글랜드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2002 한일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1-2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월드컵 탈락이 코앞까지 다가왔던 순간 베컴의 오른발 프리킥이 잉글랜드를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이 프리킥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가 한 가지 있다. 당시 베컴은 그 프리킥을 차기 전에 본인에게도 이례적으로 프리킥 성공률이 낮은 상태였다. 워낙 상황이 급박했기에 그 프리킥을 얻어냈던 테디 셰링엄이 베컴에게 다가와 자신이 프리킥을 처리하겠다고 말했지만, 베컴은 직접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그 제안을 거절한 후에 직접 프리킥을 처리했다.

그 골이 들어간 직후 해당 경기를 중계하던 한 영국방송사의 중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Give that man a Knighthood.”(베컴에게 기사작위를 줘라.) 

참고문헌 및 영상 자료 

Complete History of British Football 150 years of season by season action (The Telegraph) 
The Mixer, The Story of Premier League Tactics from Route One to False Nines (Michael Cox) 
아르센 벵거 아스널 인사이드 스토리(존 크로스) 
오피셜 프리미어리그 2001/02시즌 리뷰 비디오 
오피셜 맨유 2001/02시즌 리뷰 비디오
오피셜 아스널 2001/02시즌 리뷰 비디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맨유,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역사 섹션 

그래픽=골닷컴 박성재 디자이너
글=골닷컴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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