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soo[사진: 스타드 드 스위스 전경]
바야흐로 방학, 그리고 여행의 계절이다. 유럽 축구의 경우 비시즌 기간이기도 하다. 축구를 찾아 유럽 곳곳을 누빈 이범수 에디터가 골닷컴을 통해 [GOAL 축구여행]을 연재한다. 이 여름, 한국 축구팬들의 축구 여행 길라잡이가 되길 빈다.(편집자 주)
[골닷컴 이범수 에디터] 독일의 첫 월드컵 우승을 일컫는 베른의 기적은 서독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6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베른의 그 자리에는 아직 당시의 기억이 남아 있다.
1954 스위스 월드컵은 우리나라에게 매우 특별한 월드컵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전쟁 직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본을 꺾고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이 열리는 스위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한국의 선수단은 오랜 비행 끝에 헝가리와의 첫 경기가 열리는 취리히에 경기 전 날 밤 겨우 도착했다.
한국의 상대는 당시 무패행진을 이어나가던 세계 최강 헝가리였다. 헝가리는 푸스카스, 콕시스 등의 골에 힘입어 한국을 9대 0으로 가볍게 이겼다. 이후 한국은 제네바에서 열린 터키전에서도 0대 7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이 때의 기억은 대한민국 축구에 매우 큰 자양분이 되었다.
Bumsoo[사진: 스타드 드 스위스 내 전시 된 스위스 월드컵 당시 사진들]
스위스 월드컵은 서독에게도 매우 특별한 대회였다. 스위스 월드컵은 헝가리 대표팀을 위한 무대 같았다. 헝가리 대표팀은 1952년 열린 헬싱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무패행진을 이어나가는 당대 최강팀이었다.
헝가리는 결승전까지 순항했다. 헝가리는 조별 예선에서는 서독을 8대 3으로 꺾고, 브라질, 우루과이까지 차례로 꺾었다. 많은 사람들이 결승을 앞두고 헝가리의 우승을 예측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헝가리는 2대 0으로 앞서나갔지만 폭우가 내린 그라운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2대 3 역전패를 당했다.
패전국이었던 서독의 국민들은 전쟁 후 실의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서독 대표팀의 우승 소식은 서독의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베른의 기적은 단지 축구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서독은 베른의 기적 이후 자신감을 회복했고, 베른의 기적은 서독의 경제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스위스 베른에 가면 당시의 기억을 간직한 특별한 장소가 있다. 스위스 수퍼리그 BSC 영 보이스가 사용하고 있는 스타드 드 스위스는 ‘베른의 기적’이 펼쳐진 완크도르프 스타디움을 계승한 경기장이다. 스타드 드 스위스 앞에는 베른의 기적을 기억하는 당시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다.
스타드 드 스위스는 바젤의 세인트 제이콥 파크에 이어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큰 축구장이다. 이 곳에서는 유로 2008 경기가 열렸다. 당시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가 속해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C조 경기의 절반이 이 곳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이 경기장에서 조별예선 전승을 기록한 바 있다.
(3) BSC 영 보이스
Bumsoo[사진: 열광적인 영 보이스의 서포터즈]
* 팀 명칭: 베른 스포츠 클럽 영 보이스
* 창단: 1898
* 스타디움: 스타드 드 스위스
* 주소: Papiermühlestrasse 71, 3000 Bern, Switzerland
* 감독: 아디 휘터
* 주요 선수: 폰 베르겐 (스위스), 미랄렘 슐레이마니 (세르비아), 기욤 오아르, 요리크 라벳 (프랑스)
스타드 드 스위스의 현재 주인은 BSC 영 보이스다. 영 보이스는 1898년 베른 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창단했다. 이들은 ‘영 보이스’라는 이름의 팀을 만들었는데 이는 당시 인기를 모았던 바젤 올드 보이스 연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들은 노랑과 검정을 팀 색깔로 정했고,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영 보이스는 창단 초기 같은 연고지 내 FC 베른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영 보이스는 시 중심부와 다소 떨어진 FC 베른과는 달리 중심부로부터 멀지 않은 곳을 연고지로 정하여 많은 베른의 팬들의 응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초창기에는 FC 베른이 더 강한 팀이었지만 이후 영 보이스는 성장을 거듭하여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
영 보이스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시 중심에서 살짝 떨어진 완크도르프 스타디움 (현 스타드 드 스위스)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위스 리그를 대표하는 팀들 중 하나로 성장했다.
현재 영 보이스는 스위스 리그의 2인자다. 지난 세 시즌 모두 영 보이스는 FC바젤에 밀려 스위스 수퍼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영 보이스는 최근 두 차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치렀지만 모나코와 묀헨글라드바흐에 패하며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없었다.
영 보이스의 연고지 베른은 스위스 연방 의회가 위치한 스위스 정치의 중심지다.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지만 약 13만명의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 작고 고요한 도시다. 베른의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베른의 중심에 위치해있다. 독특한 모양의 시계탑 치트글로게, 베른 대성당, 연방 의회는 모두 도보로 둘러볼 수 있는 중심지 내 위치한 관광지다. 스타드 드 스위스는 이 중심지에서 트램을 타고 10분 거리에 있다.
Bumsoo[사진: 베른 시내 전경]
스타드 드 스위스를 즐기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경기를 관람하는 것, 영 보이스 박물관 관람 (성인: CHF 5, 한화 약 6,000원), 메가 스토어 방문이 있다. 영 보이스의 메가 스토어는 유럽의 주요 팀들과는 다르게 그 규모가 작은 편이다. 스타드 드 스위스 내에는 거대한 쇼핑 센터가 있다. 그 안에는 많은 상점이 입주해 있지만 영 보이스의 메가 스토어는 그 외관이 눈에 띄어 다행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Bumsoo[사진: BSC 영 보이스 메가스토어]
- 영 보이스의 메가 스토어에서는 도르트문트와 같이 노랑과 검정이 조화를 이룬 물품들을 팔고 있었다.
영 보이스는 2016/17 시즌에도 준우승을 차지하여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하는 바젤과는 달리 디나모 키예프와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을 치른다. 영 보이스와 디나모 키예프의 3차 예선 2차전은 8월 2일 (현지시간)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 시기에 베른에 머무른다면 예매하여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