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성골닷컴

[GOAL 인터뷰 2편] 더 나은 한국축구 미래를 위해 황진성이 선택한 길

[골닷컴, 문정동] 김형중 기자 = 한때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이름을 날린 ‘황카카’ 황진성이 제2의 인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그는 IT 스타트업 큐엠아이티(QMIT)에서 운영하는 ‘플코짐’에서 스킬 코치를 맡고 있다.

단순히 선수들에게 축구 기술을 지도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몸 상태, 부상 여부 등 데이터를 매일 축적해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선수 개인의 맞춤 스킬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큐엠아이티(QMIT)가 개발한 ‘플코(Plco)’ 서비스를 활용한 덕분이다. 이 플코 서비스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공식 업무협약을 맺어 22개 구단 유소년 팀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황진성이지만, 이제 노트북 속 빼곡한 자료를 보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따라 선수들의 발전 속도가 다르다는 걸 확인하고 각종 데이터 활용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주요 뉴스  | " 축구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모음.zip""

어떤 식의 교육을 통해 선수들 기술을 향상시키나? 본인만의 노하우는?

일단 제가 경기장에서 잘했던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런 건 통했다’라는 걸 선수들에게 전달하려 하고, 기술뿐만 아니라 워낙 피지컬이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들도 강조하고 있다.

연령에 따라 훈련 방법이 다를 것 같다.

기본적으로 아마추어는 재미 위주로 훈련시키고, 엘리트 선수들은 한가지라도 얻고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좀더 세밀하고 디테일한 부분을 전달해주고 있다.

유소년 선수는 모두 엘리트 선수를 꿈꾸고 오는 건가?

중학생 이상은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초등학교 4학년만 되어도 축구를 워낙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부모님들도 시키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온다.

황코치는 어떻게 축구를 시작했나?

엄청 어릴 때부터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 아기 때부터 아빠를 따라다니면서 축구를 봐왔기 때문에 그렇다.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그렇다면 10~11세가 축구 입문에 가장 이상적인 나이인가?

그것보단 무조건 일찍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기 때부터 공을 많이 만지고 노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감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공을 많이 다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하다 보면 선수마다 다 다를 거 같다. 빨리 늘 것 같은 선수가 있거나, 조금 더딘 선수가 있기도 하지 않나? 처음에 선수가 오면 그런 게 보이나?

지도자 생활이 길지 않아 정확하진 않겠지만, 선수 출신들은 대부분 느낄 거다. 몇 번 같이 볼을 차보면 눈에 보인다. 조금 축구를 늦게 시작하거나 접해본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은 볼 터치를 집중적으로 해야 기본기나 감각이 발전할 수 있다. 축구 시작한지 좀 되고, 많이 차본 친구들은 어느 정도 기본기나 감각이 갖춰졌기 때문에 볼 터치 뿐만 아니라, 경기 중 움직임이나 순간 스피드를 내는 방법 등을 중점적으로 트레이닝 시킨다.

QMIT라는 회사가 데이터를 통해서 기량 향상, 부상 방지를 하는 ‘플코’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일반인들은 그런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선수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지 궁금하다.

여기 오는 선수들로 말씀드리자면, 일단 매일 컨디션 체크를 한다. 현재 체력, 아픈 곳, 심지어 기분까지도 면밀히 확인하여 시스템에 입력하면 그 정보가 일주일, 한 달 정도 축적되어 그래프로 나타나고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시된 일주일 훈련량, 한 달 훈련량 등을 비교할 수 있는데, 갑자기 훈련량이 늘어나면 부상 위험이 늘어난다. 해당 선수에게 이런 데이터와 정보를 얘기해 준다. 만약 훈련량이 좀 적은 선수들이 있다면 양을 늘리면서 그에 대한 이유를 데이터로 보여준다. 이렇게 선수와 소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개개인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

황진성골닷컴

선수들의 몸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유소년, 청소년 선수들은 축구에 필요한 근육을 적절한 속도로 발달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 그래서 특정 근육에 대한 가동 범위 등도 확인해야 한다. 이곳에 있는 기구를 통해 근육의 발달 정도도 매일 체크한다. (그런 기구가 있나? 많이 비쌀 것 같다) 하나에 수천만 원이라고 들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초등학생처럼 어린 선수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나?

그렇다. 플코 앱을 통해 스스로 활용할 수 있다. 많은 초등학교 선수들이 이용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 없이 훈련하던 것과 지금 유소년 선수들이 이런 자료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있는 거에 대한 비교를 한다면?

체계적인 관리 하에 훈련 받는 것과 감에 의해 그리고 경험에 의해 훈련 받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나도 예전에 이런 서비스를 받으며 훈련 받았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예전에는 지도자분들이 경험에 의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상태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든 선수에게 다 맞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선수 한 명, 한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선수의 특성과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짜서 트레이닝 한다. 그런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성공적인 사례가 있나?

한 학생 선수가 소속팀에서 자리를 못 잡고 위축된 상태였는데, 부상 중 쉬는 기간 여기에서 관리를 받은 적이 있다. 심리적으로 동기 부여가 많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몸 상태도 부상 등으로 정상 범위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다. 가장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감도 생겼다. 이후 소속팀에 돌아가서 한 학년 위 경기까지 뛰며 발전한 경우가 있었다.

과거 지도자들은 ‘그래도 축구는 사람이 하는 건데’라며 지도자의 경험이나 감각을 더 중요시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여기 합류한 뒤 생각이 좀 바뀌었다. 지도자의 경험이나 감각은 당연히 중요하다. 거기에 이런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개인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접목한다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지도자의 풍부한 경험으로 프로그램화된 훈련은 기본적으로 필수적인 부분이다. 여기에 각자의 데이터를 통해 선수 한 명, 한 명에 맞는 특화된 훈련이 뒷받침 된다면 발전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뉴스  | " 토트넘 선수들의 연애 전선은?"

플코짐 스킬 코치로서의 목표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여기 오는 선수들을 빠른 시간 안에 최대한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두번째는 플코짐이 전국에 많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멀어서 못 오는 선수들도 쉽게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적으로 여기서 좀 더 공부를 해서 제가 지금까지 몰랐던 피지컬 훈련법, 데이터 분석법 등을 공부해서 내 자신이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것들이 모아지면 한국 축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번째는 회사가 같이 발전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인 것 같다.

맞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플코짐은 다른 데와 달리, 코치님들 모두 정규직이다. 그만큼 회사가 직원들을 믿고, 직원들은 최선을 대해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회사의 이런 분위기가 좋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자랑 좀 해달라.

선생님들이 선수 출신들인데, 와서 놀란 것은 그분들이 공부를 엄청 많이 하신다는 것이다. IT 기기나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이 다들 너무 출중하시다. 저도 그런 부분을 많이 배워야한다. 이런 전문가들이 선수들을 관리하다 보니, 선수들도 믿고 열심히 한다. 또 한가지는 선수가 은퇴하면 보통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그게 아니면 은퇴 후의 삶이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회사에 입사하면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황진성이라는 사람의 인생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그렇게 긴 목표를 세우고 살았던 사람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즐겁고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길이 열릴 거라 생각한다. 지금 여기서 하는 일이 너무 재밌고 즐겁다.

황진성골닷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