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거제] 김형중 기자 = 지난 시즌 수원삼성의 중원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를 꼽으라면 고승범이 떠오른다. 팀 성적은 조금 아쉬웠지만 수원의 허리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즌 중 3명의 감독을 겪었지만 모두 주전으로 활약했다. 여름의 끝 무렵,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공백이 느껴졌다. 복귀 후 수원의 상승세에 힘을 더한 고승범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골닷컴’은 이달 초 수원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거제에서 그를 만났다.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둔 1차 전지훈련 직후라 유독 몸이 단단해 보였다. “저 말을 잘 못하는데…”라며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고승범은 자신이 생각하는 올 시즌 수원의 강점, 개인 목표, 상무 지원 연기 등에 대해 차분히 들려주었다.
다음은 고승범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전지훈련이 한창인데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
팀 구성원이 큰 변화 없이 준비하는 시즌이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임대를 갔던 2018년을 제외하곤 수원에서 5번째 시즌이다. 올 시즌 느낌이 어떤가?
매년 느끼는 거지만 시즌 준비할 때 항상 좋은 느낌을 받는다. 점점 진보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 이번 시즌에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지난 시즌 많은 경험을 얻기도 했고,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올 시즌 기대가 된다.
시즌 중 세 분의 감독님을 경험했다. 그렇지만 모두 주전으로 활약했다. 붙박이 주전으로 봐도 되나?
항상 열려 있는 마음이다.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 항상 경쟁하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저도 성장하고 팀도 발전한다. 붙박이 주전은 좀 과분한 것 같다. 잘 준비하다 보면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고 본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은 조금 아쉬웠지만 개인 활약은 좋았다.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팀적으로도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희망을 봤던 시즌이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지난 시즌 경험이 밑거름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시즌 초에는 첫 주전으로 기용이 많이 되었지만, 미드필더로서 경험이 많이 쌓이지 않았을 때다. 그래서 초반에는 여유가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점점 가면서 여유를 찾아갔다.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기 시작했는데, 공격포인트가 아쉬웠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한국프로축구연맹지난 시즌 초반 울산전 때 멋진 중거리 골, 그리고 대구 원정에서 프리킥 골이 기억 난다. 슈팅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데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었다고 봐도 되나?
2년 전쯤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그때 나만의 무기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준비를 했다. 준비한 것들이 많이 나오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나오면서 나만의 무기가 되는 것 같다.
상무 입대를 고려했는데, 결국 수원 잔류를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난 시즌은 아쉽지만 흐름은 좋았다고 생각했다. 이 흐름을 이어가면 새 시즌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상무에 1년이라도 일찍 가면 좋다고 하지만, 이런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한때는 삭발, 지난 시즌 초반에는 염색 머리, 지금은 장발이다. 시즌 중반에는 머리띠도 했었다. 머리 스타일 변화에 이유가 있나?
머리 스타일에 큰 이유는 없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즉흥적으로 한다.
최근 인터뷰 때 수원 스쿼드에 걱정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팬들은 걱정을 좀 하는 게 사실인데 수원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변화되지 않는 스쿼드 안에서 개개인이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 이 성장을 통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 지난 챔피언스리그도 많은 분들이 어려울 거라 하셨지만 보여드렸다. 그래서 스쿼드에 자신이 있다.
올 시즌 개인 목표가 10골 10도움이라고 했다. 이정도면 국가대표급 아닌가?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그런 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적인 부분에 좀더 신경을 쓰겠다고 해석해도 되나?
그렇다. 그래서 개인적인 목표도 그렇게 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수원에 머리띠 3인방이 있다. 그 선수들과 특별히 친한가?
다들 친하다. 변화가 없어서 다들 항상 오래 봐온 선수들이다. 특별히 머리띠 한 선수들끼리 친한 건 아니다.
전지훈련 하면서 박건하 감독이 특별히 요구하는 부분이 있나?
감독님께서는 항상 ‘생각을 해라’라고 강조하신다. 오늘 이 운동을 하면 경기장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운동에 집중하라고 하시는데, 실제로 신경 쓰다 보면 진짜 경기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고승범 선수에게만 특별히 요구하는 부분이 있나?
항상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게 되었는데, 감독님께서 저의 활동량을 수비적인 부분보다 공격적인 부분에 쏟으라고 하셨다.
팬들에게 올 시즌 각오 이야기해달라.
지난 시즌 리그 성적은 조금 아쉬웠지만, 챔피언스리그를 통해서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다. 올 시즌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해 드리겠다.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고승범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