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FCRK

[GOAL 리뷰] 황인범 시즌 2호 도움, '원볼란테' 역할은 명과 암 드러났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두 경기 연속으로 '원 볼란테' 역할을 맡은 루빈 카잔 미드필더 황인범(25)이 올 시즌 두 번째 도움을 기록하는 등 분전했으나 수비적으로 흔들린 팀의 역전패를 막지는 못했다.

루빈 카잔은 7일(이하 한국시각) 로스토프를 상대한 2021/22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도 1-5 대패를 당했다. 황인범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올 시즌 전 경기 선발 출전 기록을 이어갔으며 루빈 카잔 측면 공격수 솔트무라드 바카에프가 터뜨린 선제골을 만들어낸 어시스트까지 기록했지만, 그의 공격적인 활약은 팀이 대량 실점 끝에 대패하며 빛이 바랬다. 또한, 루빈 카잔은 이날 동점골을 허용한 순간부터 팀 수비가 크게 휘청거렸는데, 황인범도 실점 상황에서 실책성 플레이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 30일 CSKA 모스크바를 꺾은 루빈 카잔은 상승세를 타는 데 실패했다. 루빈 카잔은 CSKA를 꺾으며 무려 6주 만의 승리를 기록했지만, 로스토프 원정에서 대패를 당하며 다시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 8위로 주저앉았다. 지난 시즌 4위에 오른 루빈 카잔은 올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2위권, 혹은 유로파 리그 진출권이 보장되는 3위권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루빈 카잔은 최근 일곱 경기에서 1승 2무 4패로 부진하며 현재 2위 PFC 소치와의 격차가 승점 8점 차로 벌어졌다. 루빈 카잔과 3위 디나모 모스크바의 격차도 현재 승점 7점 차다.

# 공격 지원 능력은 역시 수준급, 올 시즌 네 번째 공격 포인트 기록

황인범은 지난 CSKA 모스크바전에 이어 로스토프를 상대로도 후방 미드필드에 홀로 배치된 이른바 ‘원 볼란테’로 활약했다. 지난 CSKA전에서는 루빈 카잔 중앙 수비수 필립 우레모비치가 결장하며 평소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올리버 아빌트고르가 수비라인에 후진 배치된 탓에 3선 미드필드 지역을 혼자 맡은 황인범이었다. 단, 로스토프전의 루빈 카잔은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일리아 사모슈니코프가 결장하며 오른쪽 측면 수비수 게오르기 조토프가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날 복귀한 주장 우레모비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 때문에 아빌트고르가 이번에도 그대로 수비라인에 배치돼 몬타사르 탈비와 센터백 조합을 이루며 황인범은 두 경기 연속으로 홀딩 미드필더로 루빈 카잔의 3선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루빈 카잔은 사모슈니코프의 결장 외에도 최전방 공격수이자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 조르제 데스포토비치의 공백이 이어지며 공수에 걸쳐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루빈 카잔 감독은 그동안 데스포토비치의 대체자로 활용한 장신 공격수 게르만 오누가를 이날 벤치에 앉히며 CSKA전 교체 출전해 결승골을 뽑아낸 미하일 코스튜코프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또한, 아빌트고르가 수비라인에 배치되며 3선 미드필드를 혼자 책임진 황인범 앞에는 2선 공격수 네 명 배치되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노렸다. 좌우에 크비차 크바라츠켈리아, 솔트무라드 바카에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아드 하크샤바노비치와 안더스 드레이어가 선발 출전했다. 슬러츠키 감독은 올 시즌 영입한 하크샤바노비치가 오른쪽 측면에서 효과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최근 들어 그를 중앙에 배치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수비적 부담이 커 보인 황인범이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오히려 그는 루빈 카잔이 경기를 주도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공격을 지원하는 빈도가 높았다. 결국, 35분 루빈 카잔의 선제골도 황인범이 선보인 재치 있는 볼 배급이 만들어냈다. 그는 지공 상황에서 아크 정면 부근까지 전진해 볼을 받은 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동작으로 상대 수비진의 타이밍을 빼앗은 뒤,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낮고 빠른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바카에프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로써 황인범은 올 시즌 현재 러시아 프리미어 리그에서 14경기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 홈에서는 통한 황인범 '원 볼란테' 기용, 원정에서는 수비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수비적 위험을 감수한 루빈 카잔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로스토프는 42분 루빈 카잔의 왼쪽 측면을 공략하며 공격에 나섰다. 황인범은 커버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중원을 비운 채 왼쪽 측면에서 수비 가담에 나섰고, 이 위치에서 상대 공격수 알리 소우의 땅볼 크로스를 차단하며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황인범이 차단한 볼은 그대로 소우의 발끝으로 다시 흘러갔다. 소우는 이를 다시 페널티 지역을 향한 패스로 연결했고, 그렇게 재시작된 로스토프의 공격을 루빈 카잔의 헐거운 3선 수비를 손쉽게 통과해 문전까지 전진한 미드필더 코렌 바이라미안이 낮게 깔아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을 허용한 루빈 카잔은 1-1로 전반전을 마쳤지만, 후반전 초반부터 힘없이 무너지며 대패했다. 슬러츠키 감독은 홈에서 열린 지난 CSKA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아빌트고르를 센터백으로 후진 배치하고, 황인범을 '원 볼란테'로 활용한 변칙적인 결정으로 승리를 이끌어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는 루빈 카잔이 로스토프 원정에서 역전패를 당한 원인이 되고 말았다. 아빌트고르는 50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어이없는 패스 실책으로 볼을 빼앗기며 상대 공격수 드미트리 폴로즈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루빈 카잔은 56분 오른쪽 측면이 무너지며 폰터스 암크비스트에게 추가 실점했다.

이어 황인범도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루빈 카잔이 허용한 네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황인범은 65분 로스토프의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자기 진영 페널티 지역 부근까지 전력 질주하며 내려와 상대의 패스를 차단한 후 이어진 경합 상황에서 볼을 자신에 발밑에 두며 시간을 벌거나 클리어링으로 위험 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빠른 압박을 시도한 상대 미드필더 다닐 글레보프에게 볼을 빼앗기며 넘어졌다. 황인범에게 볼을 빼앗은 글레보프가 문전으로 연결한 패스를 소우가 간결한 마무리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루빈 카잔은 82분 역습 상황에서 글레보프에게 다섯 번째 실점까지 헌납하며 무너졌다.


# 골키퍼 선방에 득점 기회 놓친 황인범, 이제는 대표팀이다

그러나 로스토프전에서도 황인범은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활약을 펼치며 여전히 절대적인 팀 내 입지를 자랑했다. 그는 10분 중원에서 상대 패스를 차단한 후 바이라미안이 자신을 압박해오자 턴동작으로 그를 손쉽게 제친 후 하크샤바노비치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이후 루빈 카잔은 하크샤바노비치, 크바라츠켈리아를 거쳐 드레이어가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키퍼의 선방을 이끌어내며 이날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31분에도 중원 좁은 지역에서 상대 미드필더 다닐라 수코믈리노프의 압박을 받는 와중에 자신에게 패스가 오자 첫 터치로 볼을 발바닥으로 긁어놓으며 뒤로 뺀 후 빙글 도는 터닝으로 공간을 만들어내며 왼쪽 측면으로 롱볼을 연결하는 능숙한 공격 전개 능력을 선보였다.

황인범에게는 득점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으나 그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거나 상대 골키퍼 세르게이 페시아코프의 선방에 막혔다. 황인범은 15분 중원에서 좌우로 패스를 연결하며 상대 수비 블록에 균열을 낸 후 리턴 패스를 받아 자신의 장기인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볼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스쳐지나갔다. 이어 황인범은 17분 아크 정면에서 흘러나온 볼을 하프발리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고,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흐른 볼을 향해 달려들어 다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페시아코프가 이를 막아서며 코너킥을 유도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황인범은 루빈 카잔이 1-2로 뒤진 52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위치에서 루빈 카잔이 얻어낸 프리킥을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슈팅으로 니어포스트 하단을 노렸지만, 페시아코프가 몸을 날리며 선방했다.

로스토프 원정을 마친 황인범은 한국 대표팀 합류를 위해 귀국길에 오른다. 그는 오는 9일경 대표팀에 합류해 11일 고양에서 UAE,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6차전 경기에 나선다.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