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대한축구협회

[GOAL 홍은동] 사실상 ‘4선 도전’ 선언…정몽규 회장 “후보 심사 신청할 예정”

“후보 심사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4선 도전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공교롭게도 정 회장이 취재진들과 인터뷰하기 직전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은 4선을 준비 중인 정 회장을 두고 “4선에 도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정 회장은 “후보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는데, 추후 정리가 다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K리그의 한 해를 추수하는 날인 만큼 K리그 선수들과 팀 위주의 기사를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짧게 말한 채 자리를 떴다. 이후 정 회장은 K리그1 득점왕(15골)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 도움왕(13도움) 안데르손(수원FC)에게 상을 수여하면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비췄다.

앞서 지난 28일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거센 비판 여론에도 4선 도전을 결심했다. 다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었는데, 이날 취재진들 앞에서 사실상 4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게 됐다.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신청한 후 본격적으로 4선 도전을 위해 움직일 전망이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리며 이에 앞서 내달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가진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했다. 3연임을 이어온 정 회장을 향한 여론은 좋지 못하다. 특히 지난해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결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선임했다는 의혹과 함께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잠시 고개만 숙였을 뿐 책임론은 회피했다.

올해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연이은 졸전 끝에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64년 만의 우승에 실패한 데다, 선수단 내부 갈등 문제와 축구협회 직원의 카드놀이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은 다시 대두됐지만, 정 회장은 역시나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빴다. 또 지난 7월엔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의혹이 불거졌지만, 뒤로 숨으면서 정 회장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4선 도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 정관상 회원종목단체 임원 연임은 한 차례만 가능하지만, 3선 이상 연임하기 위해서는 재정 기여 및 주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단체 평가 등에서 성과가 뚜렷해야 한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예외 조항에 따라 공정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면 4선 도전도 가능하다.

한편 정 회장에 앞서 허 전 이사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축구 팬들의 질타와 각계각층의 염려, 선후배 동료 축구인들의 갈등에 한없이 괴로웠다”는 허 전 이사장은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겠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축구를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출마의 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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