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릉] 김형중 기자 = 벼랑 끝에 몰렸던 전북현대가 강원FC를 꺾고 코리아컵 결승에 올랐다.
전북은 2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지난주 전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합산 스코어 3-2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후반 10분 김대원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끌려갔지만 후반 추가시간 기사회생했다. 티아고가 페널티킥 골로 동점을 만든 뒤 츄마시가 역전골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전북은 부천FC를 꺾은 광주FC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이승우는 오랜만에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했다. 체력적인 피로도가 쌓인 다른 선수들과 달리 가벼운 몸놀림으로 강원 수비수들을 위협했다. 김대원의 선제골로 0-1로 뒤진 후반 그림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에 성공했지만 파울이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후반 중반 교체 아웃되기 전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휘저은 이승우의 활약은 승리의 기폭제가 됐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밝았다. 이승우는 "승리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교체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한 것에 대해선 "교체 선수들이 어딜 가나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어려울 때 제 역할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1차전에 선발로 나왔던 선수들이 대부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반면, 이승우는 선발로 투입됐다. 그는 "1년 내내 선수로서 준비해야 할 게 있기 때문에 뛰는 선수, 안 뛰는 선수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득점이 취소되었다. 감정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말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벌금 내고 경기에 못 뛸 수 있다"라며 "아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리그 22경기 무패행진이 깨졌다. 바로 다음 경기였던 이날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이승우는 "언제 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든 질 수 있는 게 축구다. 한 경기 패했다고 선수들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잘 준비하자고 했고 오늘은 내용보다 결과를 챙겨야 했다. 잘 된 거 같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컵대회는 결승에 갔기 때문에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 먼저 리그 우승을 하고 컵대회까지 더블을 한국에서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 경기가 울산HD와 '현대가 더비'다. 이승우는 "이겨서 그런지 힘든 게 없다. 잘 회복해야 한다. 원정길이 멀긴 하다. 강릉도 멀고 포항도 멀고 울산도 멀다. 잘 준비해서 현대가 더비는 꼭 승리하겠다"라고 했다.
포옛 감독과 선수들 간의 신뢰에 대해선 "저희한테 사생활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한다. 한국은 '몇 시에 자라', '뭐 하지 마라', '아침 다같이 먹어라', '산책 가자' 등 뭐가 많다. 저희는 프리하다. 아침 알아서 먹고, 점심 같이 먹고싶으면 먹고, 쉴 때 10일씩 쉬고 갔다와서 훈련하고, 굳이 스트레스 받게 안 하신다. 감독님의 축구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생활 속 스트레스는 전혀 없다. 훈련 뒤에는 가족과 시간 보내고 여자친구와 시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좀 더 책임감도 강하다. 선수들이 해야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믿음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이승우에겐 딱 맞는 환경이었다. 그는 "드디어 몇 년 만에 비슷하다. 한국은 워낙 단체 문화가 있다. 사생활에도 예민한 부분이 있다. 축구가 안 됐을 때 이유를 축구가 아닌 다른 것을 찾는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포옛 감독님 오셔서 선수들도 만족해한다. 전북현대 온 선수들 실력은 의심할 필요 없다. 생활 속 편안함이 신뢰다"라고 말했다.
사진 = 골닷컴, 대한축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