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용인] 강동훈 기자 = “쉽지 않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겠다.” 결연한 각오와 함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전승 우승’을 약속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첫 경기부터 승리를 거두면서 목표를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이 중국(94위)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이동경(김천)과 주민규(대전), 김주성(서울)의 연속골을 앞세워 중국을 3-0으로 대파했다. 승리와 함께 순조롭게 출발한 한국은 사흘 동안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홍콩(153위)과 2차전을 치른다. 역대 중국과 상대 전적은 24승13무2패가 되면서 격차를 더 벌렸다. 특히 최근 6연승 포함 7경기 무패를 이어갔다.
동아시안컵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유럽파 차출이 불가능해 홍 감독은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주로 명단을 꾸렸다. 26명 중 23명이 K리그, 3명은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다만 코리아컵과 J리그 일정으로 인해 지난 6일에야 비로소 26명 완전체가 돼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던 터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홍 감독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설상가상 중국전 당일 엔트리 교체 변수까지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전진우(전북)가 현기증을 호소하면서 하차하고 정승원(서울)이 대체 발탁됐다. 한창 K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최다득점 1위(12골)에 올라 있는 전진우의 이탈은 큰 전력 손실이었다. 전진우는 앞서 지난달 이라크(59위)와 쿠웨이트(134위)로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10차전 소집 명단에도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데다, ‘공한증(중국 내에서 한국을 상대로 이기지 못하자 만들어진 단어)’이란 표현대로 중국만 만나면 강했던 만큼,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더니 이른 시간 선제골로 변수를 없앴다. 전반 8분 이동경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얀 준링(상하이)이 몸을 날리면서 팔을 힘껏 뻗어봤지만 먼 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터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흐름을 타더니 파상공세를 펼치며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반 21분 이태석이 왼쪽 측면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주민규가 높게 뛰어오르면서 헤더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2분엔 이동경의 코너킥을 박승욱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면서 머리에 맞췄으나 골키퍼 얀 준링에게 막혔다. 하지만 흘러나온 공을 김주성이 밀어 넣었다.
세 골 차로 격차를 벌리면서 승부가 기울어지자, 홍 감독은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29분 주민규와 문선민(서울)을 빼고 강상윤(전북)과 이호재(포항)를 투입했다. 후반 29분엔 김봉수와 김문환(대전) 대신 모재현과 서민우(이상 강원)가 들어갔다. 11분 뒤엔 김진규가 나오고 이승원(김천)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교체를 단행한 후 한국은 이후 남은 시간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승전고를 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