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목동] 강동훈 기자 = FC서울이 ‘서울 더비’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전반 내내 제대로 된 슈팅을 때리지 못하는 등 고전하던 FC서울은 지난 2014년부터 활약해온 ‘원클럽맨’이 황현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서울이랜드FC를 제압했다.
FC서울은 17일 오후 7시 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황현수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2년 만에 코리아컵 4라운드에 진출한 FC서울은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정상을 향한 도전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FC서울은 4라운드에서 강원FC와 화성FC 승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을 연고지로 둔 FC서울과 서울이랜드 두 팀이 맞붙은 것은 이번이 사상 두 번째였다. 첫 맞대결은 지난 2021년 FA컵(현 코리아컵) 3라운드였다. 당시 서울이랜드FC가 서울월드컵경기장 원정에서 FC서울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FC서울은 이번 ‘서울 더비’에서 복수를 다짐했다. 다만 주말에 K리그1 경기가 있는 터라 주전급 선수들을 내세우진 않았다. “주말에 바로 전북현대전이 있다. 회복 시간이 부족해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는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오늘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이 이전까지 연습경기를 많이 뛰었다. 연습경기 때 잘해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FC서울은 하지만 이날 서울이랜드FC를 만나 고전했다. 예상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지자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특히 중원에서 기성용과 팔로세비치(세르비아) 등이 빠지자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는 데 고전했다. 서울이랜드가 라인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라인을 올리면서 맞받아친 것 역시 FC서울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였다.
실제 김도균 서울이랜드 감독은 “오늘 FC서울 선발이 로테이션을 많이 가동했다. 선발 라인업을 봤을 때 저희가 크게 뒤처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그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전반전에 치고받는 경기를 할 생각”이라며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FC서울은 결국 전반 내내 유효슈팅 한 차례도 때리지 못했다. 전반 4분 황도윤이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전반 37분엔 김진야가 페널티 박스 밖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한승규가 몸을 날리면서 오른발에 갖다 댔으나 골대 위로 빗나갔다.
결국 김 감독은 하프타임 때 윌리안(브라질)을 빼고 손승범을 투입했다. 그리고 변화는 적중했다. 손승범은 투입하자마자 유효슈팅을 때리는 등 왼쪽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17분 터진 FC서울의 선제골 역시 손승범에서부터 시작됐다. 손승범이 코너킥을 만들어냈고, 이후 한승규의 코너킥을 황현수가 머리에 정확하게 맞추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FC서울은 이후 후반 35분 김경민과 김신진, 한승규, 황도윤을 빼고 강상우와 일류첸코(독일), 조영욱, 팔로세비치(세르비아)를 투입하면서 굳히기에 나섰다. 남은 시간 서울이랜드가 거세게 반격했지만, FC서울은 안정적으로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낸 끝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