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인천] 강동훈 기자 = ‘기동 매직’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용병술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수적 우위를 점한 서울이 교체로 들어간 윌리안(브라질)이 동점골을 터뜨리고 역전 결승골까지 만들어내면서 인천유나이티드를 꺾고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서울이 ‘경인 더비’에서 승리를 거둔 건 지난해 2월 이후 4경기 만이다.
서울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무고사(몬테네그로)에게 선제 실점을 헌납한 서울은 윌리안의 동점골과 자책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승점 3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15(4승3무5패)를 쌓으면서 5위까지 4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인천은 7위(3승5무3패·승점 14)로 떨어졌다.
직전 경기 울산HD전(0-1 패)에서 석연찮은 페널티킥(PK) 판정 논란 속에 고개를 떨군 서울은 이날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 “울산전은 애매한 판정 문제가 있었다. 아쉬울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쉰 김 감독은 “아쉽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판정이 바뀔 순 없고, 결국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걸 보여줘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그러나 상대가 인천이었다. 최근 ‘경인 더비’에서 10경기 동안 1승5무4패로 상대 전적에서 열세에 놓여 있었다. 더군다나 이날 원정이었던 데다, 폭우가 쏟아져 날씨도 변수로 작용해 서울로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팬들이 승리를 바라는 중요한 경기다. 감독으로서 신경이 더 쓰인다. 오늘은 꼭 승리를 거두겠다”고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은 출발이 좋지 못했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상황에서 선제 실점을 내줬다. 전반 36분 최우진의 코너킥을 문전 앞으로 돌아 들어가던 무고사(몬테네그로)가 완벽한 노마크 찬스를 맞아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무고사가 슈팅을 때릴 때 제대로 저지하지 못한 서울 수비수들의 실책이었다.
끌려가고 있던 서울은 그러나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제르소(포르투갈)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던 최준을 팔로 가격했다. 주심은 제르소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서울은 승부를 뒤집고자 하프타임 때 강성진과 임상협을 빼고 윌리안과 팔로세비치(세르비아)를 투입했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후반 3분 최준의 크로스가 델브리지(호주)의 머리와 김연수의 등을 연달아 맞고 흐르자 윌리안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17분엔 윌리안이 페널티 아크서클 왼쪽 부근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문전 앞에서 요니치(크로아티아)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라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서울은 이후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