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베트남 하노이] 김형중 기자 = 하나 같이 힘들다는 말 뿐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FC서울 선수들의 얼굴은 핼쑥해 보였고 김기동식 동계 훈련에 다들 혀를 내둘렀다.
태국 방콕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니 날씨가 선선했다. "바람도 불고 시원해서 훈련하기 좋다"는 김기동 감독이 왜 하노이로 훈련지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18일과 19일은 훈련이 없었다. 5일에 하노이에 도착했으니 2주 만에 두 번째 휴식이었다. 1일 2회 훈련하는 날도 꽤 있었기에 선수들에겐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호텔에서 만난 선수들의 첫 마디가 한결 같았다. 이번 겨울에 서울에 둥지를 튼 정승원은 "훈련이 너무 힘들다"고 운을 뗐다. 체력 훈련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많이 뛰기도 했고 서킷 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 웨이트도 많이 하고 있어 확실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만 하다고 느꼈는데 올해는 진짜 힘든 것 같다"라며 허탈한 웃음을 내비쳤다.
문선민도 마찬가지였다. 수염이 덥수룩해진 문선민은 "지금 한 번 자른 건데 벌써 이렇게 자랐다. 훈련이 너무 힘드니깐 수염도 더 빨리 자란다"라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동계 훈련 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김기동 감독 지도 하에 첫 경험을 하는 두 선수에겐 특히나 고된 시간인 것처럼 보였다.
기성용도 만났다. 그는 "너무 힘들게 감독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쉽지 않다. 일단 살이 많이 빠졌고, 의욕도 많이 떨어졌다"라며 진담 같은 농담까지 했다. 이어 "정말 감독님 훈련이 쉽지 않다. 제가 나이가 많다 보니 감독님이 불쌍해 보였는지 어쩌다 한 번 몇몇 훈련을 빼주시기도 했는데, 대부분 다 따라가고 있다"라며 웃었다.
많은 선수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은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만큼 좋은 시즌이 될 거라 내다보고 있었다. 정승원은 "우승하고 싶어서 왔다는 말을 매번 하지만, 사실 부담스럽긴 하다. 그러나 동계 훈련을 착실히 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 탄탄한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2016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서울의 시즌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