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인터뷰골닷컴

[GOAL 하노이] 가장 높은 목표 잡은 정승원, 결혼 목표는 아직... "박지성 형 경기 많이 찾아봐"

[골닷컴, 베트남 하노이] 김형중 기자 = 지난 시즌 50만 관중이 입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더 많은 팬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잘 생긴 외모와 반대로 터프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장착한 미남 스타가 왔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FC서울로 이적한 정승원(28). 지난 시즌 리그 18경기에서 50만 관중을 동원하며 K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서울은 린가드, 기성용 등 기존 스타플레이어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융화를 앞세워 우승후보까지 거론되는 만큼, 새 시즌엔 더 많은 팬들을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드필더와 사이드 백, 윙포워드를 모두 볼 수 있는 정승원은 일단 서울에서 3선 미드필더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우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의 엄청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서울 중원에 강력한 에너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울의 전지훈련에서 정승원과 마주했다. 훈련을 시작한지 2주 만에 얼굴이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휴식 때는 잘 먹으면서 잘 쉬었는데 훈련이 시작하니깐 너무 힘들다”라는 정승원에게 이적 계기부터 물었다.

그는 “FC서울이 너무나 좋은 팀이란 걸 알고 있었다. 감독님이 절 어떻게 쓰시겠다는 것도 들었다. 감독님이 제가 대구에 있을 때부터 눈 여겨 보셨다고 들었는데 좋은 인연이 되었다. 감독님의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도 많이 키웠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축구에 플러스 요인이 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감독의 선택이었다. 정승원은 “원래 친분이 있진 않았고 경기장에서 인사만 나누던 사이였다. 따로 연락을 하는 사이도 아니었다. 감독님이 연락 주셨을 때 진짜 좋았다. 선수가 못할 때는 감독님들이 원하시지 않고, 잘할 때에도 감독님들 스타일이 다 다르니 안 좋아하실 수도 있다. 근데 절 원하신다고 하니 영광이었다”라며 되돌아봤다.

이어 “저의 멀티 플레이 능력을 높게 평가해 주셨다. 그런 특성은 팀에 도움이 되고 여러 자리에서 능력을 보이는 선수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승원은 데뷔 초 공격수를 보다가 팀의 필요에 의해 사이드 백으로 변화했다. 이어 미드필더 전 지역을 볼 수 있는 선수가 되더니 지난 시즌에는 윙포워드로 자신의 역대 최다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다. 선호하는 포지션은 딱히 없는 듯했다. 그는 “많이 생각은 안 해봤다. 솔직히 다 좋다. 작년에는 공격수로서 활약이 좋았고, 지금까지 해왔던 건 미드필더나 사이드 백이었다. 어느 자리에서 뛰든 그 자리에 맞게 잘하는 게 목표다. 골 넣는 것 좋은데 미드필더로 잘한다고 해주시면 그것도 좋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고충도 있다. 그는 “여러 자리를 뛰는 것은 엄청 힘든 거라고 생각한다. 공격수는 스프린트나 순간적으로 쓰는 파워가 필요하다. 미드필더는 기동력으로 뛰어야 한다. 파워를 쓰는 근육과 기동력을 위한 근육은 진짜 다르다. 그런 게 쌓이다 보면 선수도 데미지를 입고 부상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관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사비를 써서라도 관리를 받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슬그머니 자신의 목표도 밝혔다. “한 자리에서만 잘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지만, 그래도 멀티 능력을 바탕으로 어느 자리에서도 잘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정승원은 “일단 팀에서 잘해 좋은 성적을 내면, 한 번은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목표다”라며 국가대표에 대한 꿈도 이야기했다. 그는 23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은 있지만 아직 성인 대표팀의 부름은 받은 적이 없다.

지난 시즌에는 윙포워드로 변신하며 개인 최다인 11골 6도움을 기록했다. 종종 지적 받던 결정력 문제도 해결한 모습이었다. 그는 “다른 유명한 선수들 드리블 영상도 봤지만, 박지성 형의 경기를 많이 찾아봤다. 오른쪽 윙포워드로 많이 뛰셨다. 또 다양한 포지션도 보셨다”라며 “제가 골에 대한 집념이 너무 강해서 작년에 페널티킥도 차보고 헤딩골도 처음 넣어봤다. 몸관리가 잘 되어서 좋은 결과가 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활동적인 성격의 정승원은 새 팀에도 이미 적응한 모습이었다. 벌써 팀원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한다. 그는 “다 친해졌는데 진수 형이 룸메이트라 밥도 자주 먹고 더 친해졌다. 원래 영욱이나 승모랑 친했고, 성용이 형이랑도 한 번씩 더 얘기하려고 하고 선민이 형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 또 현무 형, 철원이 형, 성진이, 도윤이 다 친하다. 낯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서울 구단의 영상을 보면 그 중에서도 이승모와 많이 친해 보인다. “승모가 포항에서 뛸 때부터 포지션이 겹치다 보니 몸싸움도 많았다. 승모가 다치면 괜찮냐고 문자도 보내고 그러다가 친해졌다. 승모 결혼식에 갔고 그러면서 더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결혼 얘기가 나왔길래 계획을 물었다. “저도 언젠간 인연이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할 생각이 없다. 못해 본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 목표를 이룬다면 빨리 하고 싶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목표는 우승이다. 매번 우승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기 때문이다. 부담도 정말 크긴 하지만 팀을 돕는 플레이를 하다 보면 위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홈 개막전은 2라운드로 예정되었다. 최다 관중 팀인 만큼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정승원은 “아직 팬들과 실제로 마주하진 않았지만 경기장에서 뵈면 뭔가 처음이어서 낯설고 쑥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팬들의 응원 위력을 느끼며 한 번 더 성장하고 싶다. 응원의 힘을 받아서 승리하고 싶다.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게 축구다. 응원도 멋지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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