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맞대결 승리는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경호 강원FC 감독은 울산 HD와 맞대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17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지는 울산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앞서 지난달 19일 울산 호랑이굴에서 무려 13년 만에 원정 승리를 거둔 부분이 이날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 감독은 “직전 김천 상무전(0-4 패)은 선수들하고 그날 다 털어버렸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런 경기들이 꼭 한두 경기씩 나오기 마련이다. 그 경기를 두고 자꾸 이야기하기보단 ‘우리가 빨리 털어버릴 건 털어버리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선수들하고 다시 의기투합하면서 이번 울산전을 준비했기 때문에 오늘 위기를 벗어나는 기회를 잘 살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원은 올 시즌 울산과 첫 맞대결에서 김강국과 신민하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정 감독은 “K리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로빈 라운드 때 이겼다고 2로빈 라운드 때 이기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오늘은 우리 홈이고, 앞서 울산 원정에서 승리했던 기억과 마음을 떠올린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였을까. 정 감독은 당시 울산전 라인업에서 한 자리만 변화를 줬다. 그는 “그렇진 않다”고 웃으면서 “지난 울산전 선발로 나갔던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낸 건 의식한 건 아니고, 지금 부상자가 너무 많다. 그래서 최대한 부상 없고 몸 상태가 좋은 선수들을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고 답했다.
울산의 키 플레이로 꼽히는 보야니치를 어떻게 막을지 묻자 “최대한 보야니치의 발에서 좋은 패스가 못 나가게끔 잘 막아야 된다”고 답한 정 감독은 “최근엔 또 에릭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울산이 초반에는 전체적으로 포지셔닝이 자리를 못 잡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면서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 훈련했는데 오늘 잘 맞아떨어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에 맞서는 김판곤 울산 감독은 “지난 맞대결 패배는 큰 패배였다. 홈에서 13년 만에 패하면서 충격이 있었는데,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 준비를 잘했다”면서 “선수들은 특정 경기를 가지고 뭐 어떻게 한다기보단 그동안 잘했던 것들에 집중하는 타입이다. 저도 그래서 지난 강원전 패배를 설욕하자고 이야기하기보단 ‘집중력을 갖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하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은 선발 라인업이 어느 정도 고정적으로 가져가면서 베스트11이 굳혀지는 분위기다. 김 감독 역시 “그렇다”고 인정하면서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안정감 있게 가려고 한다. 물론 상대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특별한 게 없다면 기본적으로는 지금이 좋은 라인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과 11경기에서 6골을 터뜨린 에릭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청용이는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아직도 더 나은 선수를 많이 못 봤다. 기술적으론 여전히 ‘톱 레벨’이고, 또 선수단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야 주고 있다”는 김 감독은 “에릭의 경우 흐름이 상당히 좋다. 부상 없이 이렇게 해준다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