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협조해줬으면 한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축구계 가장 큰 이슈인 ‘잔디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10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이달 오만(20일·고양종합운동장)과 요르단(25일·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8차전 소집 명단(28명)을 발표한 자리에서다.
최근 축구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역시나 ‘잔디 논란’이다.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전국에 주요 경기장들의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해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여느 때와 달리 이른 K리그의 개막으로 추운 날씨의 여파도 있지만, 관리 주체들의 미흡한 관리도 지적되고 있다.
그라운드 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경기력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K리그 감독들과 선수들은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승우(전북 현대)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잔디 상태가 아니다”고 작심 발언을 했고, 김기동 FC서울 감독도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해 선수들이 다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대한축구협회도 본래 7·8차전 중 한 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가 현장 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가 경기를 치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철회했다. 이후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확정했다.
‘잔디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센 비판과 질타가 쏟아지자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이제야 급하게 3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월드컵경기장 긴급 복구에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9일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홍 감독 역시도 잔디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요즘은 축구가 기술적 측면에서나 전술적 측면에서 높은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건 큰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작년에 A매치를 치르면서 이미 겪어봤고, 이번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지 못하는 이유가 잔디 상태 때문”이라며 “잔디를 관리하시는 분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더 책임감을 갖고 관리해주셨으면 한다. 분명한 건 좋은 잔디에서 뛰면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감독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그동안 꾸준하게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발탁했다.
지난해 11월 치른 5·6차전 소집명단과 비교했을 때 일부 변화도 있었다. 김동헌과 박승욱, 이동경, 조현택(이상 김천), 원두재(코르파칸), 양민혁(퀸스 파크 레인저스·QPR),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현준(셀틱), 황재원(대구)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서 김동헌과 조현택은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 한국 축구대표팀 3월 A매치 소집명단(총 28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김동헌(김천),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와슬), 권경원(코르파칸), 설영우(즈베즈다), 황재원(대구),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이태석(포항)
▲ 미드필더(MF) = 박용우(알아인), 백승호(버밍엄 시티), 원두재(코르파칸),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민혁(퀸스 파크 레인저스·QPR),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현준(셀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이동경(김천)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주민규(대전), 오세훈(마치다)